본문 바로가기

세계는 지금 ‘화학의 시대’ … 주기율표에 갇혔던 원소가 산업의 미래다

중앙일보 2011.02.17 00:27 경제 2면 지면보기
세계 경제는 바야흐로 화학의 시대다. 1869년 2월17일 러시아 화학자 드미트리 멘델레예프에 의해 발견된 원소 주기율표가 21세기 기술 주도권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전기자동차와 액정 같은 하이테크 제품에 없어서는 안 될 원소(元素)인 희소금속(희토류 포함)이 주목을 받으면서 주기율표에 갇혀 있던 원소들이 일제히 뛰쳐나오고 있는 것이다. 차세대 기술개발과 경제안보 측면에서 각국의 희소금속 쟁탈전은 날로 격화되고 있다.


[스페셜 리포트] 오늘 ‘멘델레예프 주기율표’ 142주년 맞아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드미트리 멘델레예프



◆드미트리 멘델레예프=러시아의 화학자. 1868년 말 무기화학 교과서인 『화학의 원리』를 저술하는 과정에서 당시에 알려져 있던 63종의 원소배열순서를 생각하는 과정에서 주기율을 발견했다. 1855년 22세의 나이로 상트페테르부르크대 화학과 시간강사가 됐다. 그 후 독일의 하이델베르크대에 유학(1859~60)했다. 최초의 주기율표는 1869년 러시아화학회에서 처음 발표됐다.



◆하이테크 제품 뒤에 있는 희소금속=휴대전화와 전기자동차에는 리튬이온전지가 필수다. 휴대전화의 착신 기능에는 네오듐 자석을 사용한 진동모터가 쓰인다. 화면의 대형화가 진행되는 액정디스플레이에는 인듐을 재료로 한 투명전극이 이용된다. 지금부터는 전기자동차의 시대다. 가솔린차에서는 배기가스 정화장치로 백금을 사용하지만, 전기자동차에는 네오듐과 디스프로슘이 주류가 된다. 디스프로슘은 네오듐 자석의 내열성을 높이는 데 필요하다. 고효율의 태양전지는 인듐·갈륨·셀레늄을 써서 높은 발전효율을 유지한다. ‘구리·인듐·갈륨·셀레늄(CIGS) 반도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CIGS형 태양전지라고도 불린다. 네오듐은 컴퓨터의 하드디스크(자기를 이용한 데이터 기록장치), 자동차 모터, 의료기기 MRI(자기공명영상촬영) 등에까지 폭넓게 쓰인다.



 이 같은 자원 전체의 국제가격이 2000년 이후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모든 것이 그 이전 30년간의 평균가격에서 크게 올라 새로운 균형가격을 찾고 있다. 희소금속도 그 흐름 가운데 있다. 소비량 급증이 최대 요인이다. 예컨대 전기자동차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면 리튬 소비량은 2050년 현재 소비량의 20배인 40만t에 이를 전망이다. 2010년 현재 리튬 매장량은 약 990만t 으로 추정된다.



◆희토류를 무기화하는 중국=중국의 실질적인 최고 지도자였던 덩샤오핑(鄧小平·등소평)이 이미 1992년 “중동에 석유가 있고, 중국에 희토류가 있다”고 설파한 바 있다. 희토류의 경우 세계 생산량은 12만4000t (2009년 말 현재)으로 중국이 96.8%로 압도적인 선두를 지키고 있다. 그 뒤를 인도(2.2%), 브라질(0.5%), 말레이시아(0.3%)가 따르고 있다. 그러나 세계 매장량은 9900만t으로 중국이 36.4%, 러시아 19.2%, 미국 13.1%, 호주 5.5%, 인도 3% 등으로 퍼져 있다. 지금은 비용 면에서 중국이 대대적으로 채굴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단연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희토류의 가격이 급등하고 조달비용이 오르는 추세 속에 각국이 본격적인 채굴을 시작해 시장 판세는 점차 오리무중으로 빠져들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불을 지르고 있는 게 미국이다.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미국 대통령이 들고 나온 ‘그린 뉴딜’ 정책의 영향으로 가정용 콘센트로부터 충전 가능한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차(PHEV)와 전기자동차(EV) 등 차세대 환경대응차가 주목받게 된 것. 그 열쇠를 쥐고 있는 게 고성능·대용량의 리튬이온전지 개발이다. 리튬은 편재성이 강해 세계 매장량의 1340만t 중 약 40%를 볼리비아가 쥐고 있다. 각국이 볼리비아로 뛰어가고 있는 이유다.



 이런 자원 경쟁 속에 중국은 최근 희토류 주요산지 장쑤성 11개 지역을 처음으로 ‘국가계획광구’로 지정했다. 오는 5월에는 세계시장에서 가격결정력을 높이기 위해 국내 93개 희토류 생산업체를 묶어 ‘희토류 산업협회’를 발족할 예정이다. 중국은 지난해 희토류 수출허가량을 전년비 40% 줄였다. 올해 상반기 규모도 전년동기비 35% 삭감한 1만4446t으로 억제했다. 중국발 금속전쟁이 예고된다. 









곽재원
과학기술대기자




◆각국의 희소금속 확보 전략=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일본은 ▶해외자원 확보 ▶재생(리사이클) ▶대체 재료 개발 ▶비축으로 전략을 세분화했다. 국가위험도가 낮은 캐나다와 호주 등의 자원은 비축일수를 줄이고, 아프리카와 남미 쪽은 일수를 늘리는 방안을 짜놨다. 또 자원 학보를 위한 정상외교와 종합상사와 수출입 금융기관을 앞장세운 민간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산학 공동으로 대체 재료 개발을 강화하고 관련 인재 육성에도 나선다.



곽재원 과학기술대기자



◆희토류(rare earth)와 희소금속(rare metal)=희토류는 지구상에 있는 약 120종의 원소 가운데 용액 등에 넣으면 전자가 빠져나와 양이온이 되기 쉬운 원소(제3족의 제4~6주기)를 말한다. 발견 당시 지구상에 아주 작은 양이 존재한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가장 가벼운 원소(전자가 적은 것)인 스캔듐을 필두로 가장 무거운 루테튬까지 전부 17개 원소다. 이와 잘 비교되는 희소금속은 단순히 매장량이 적은 금속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것이지 과학적 분류는 아니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