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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상임위 놔두고 왜 자꾸 특위 만드나

중앙일보 2011.02.17 00:24 종합 34면 지면보기
여야가 18일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특위 5개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민생대책·정치개혁·남북관계·연금개선과 공항·발전소·액화천연가스 주변대책특위다. 한나라당이 3개, 민주당이 2개 특위의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국회에는 상임위 16개가 있는데 상임위를 놔두고 꼭 특위를 만들어야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민생대책이나 연금개선은 경제·사회 관련 상임위, 남북관계는 외무통일위에서 충분히 다룰 수 있는 것이다.



 국회가 특위를 남발한다는 비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위는 대개 1년~1년 반 정도의 활동기한으로 만들어진다. 국회에는 현재 국제경기대회 개최 및 유치 지원, 세계박람회 지원, 일자리 만들기, 사법제도 개혁, 독도영토수호대책 등 5개의 특위가 있다. 5개가 더 만들어지면 10개가 된다. 곧 특위가 상임위보다 많아지는 날이 올 것 같다. 현재 있는 5개의 특위에도 문제가 적잖다. 독도특위처럼 필요성이 끝났거나 일자리 만들기처럼 관련 상위나 신설 특위(민생특위)와 중복되는 것이 있다. 다른 특위도 이름에 걸맞게 제대로 활동하고 있는지 의문이 많다.



 필요성이 의심되는데도 여야 지도부가 특위를 남발하는 의도가 불순하다. 특위를 만들면 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기대하는 것 같은데 이는 유권자의 의식 수준을 무시하는 것이다. 특위는 한 달에 최소한 600만원씩 활동비를 지급받는다. 그래서 여야 지도부는 중진의원들에게 위원장 자리를 나누어주는 정치적 이익을 얻고, 의원들은 금전적인 이익까지 취하게 된다.



 여야의 ‘특위병’은 국회에만 한정되는 게 아니다. 한나라당은 이슈만 터지면 특위부터 만들어 지금까지 수십 개가 명멸했다. 생산적인 대책을 내놓은 경우는 생각해내기가 힘들다. 위원들 본인이 기억하지 못하는 특위도 한둘이 아니다.



 ‘특위’는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단면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의회에는 상임위를 제쳐두고 특위에서 쇼를 하는 정치행태는 없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연다는 여야가 또다시 특위 증후군부터 보이니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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