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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의 내 맘대로 베스트 7] 한국 배우와 외국 배우의 만남

중앙일보 2011.02.17 00:24 경제 19면 지면보기



긴 여운 남긴 정우성·가오위안위안의 만남



영화 ‘호우시절’





이제 우리 영화에서 한국 배우와 외국 배우가 빚어내는 로맨스는 그다지 낯설지 않다. ‘만추’의 주인공도 현빈과 중국 배우 탕웨이(湯唯·탕유). 남녀에게 허락된 3일의 시간은 그들이 다른 언어를 쓰는 서로에게 이방인의 존재였기에 더 애절했다. 한국 배우와 외국 배우가 만난 감성의 풍경들을 만난다.



김형석 영화 칼럼니스트



7송승헌 & 마츠시마 나나코



나나미(마쓰시마 나나코)와 준호(송승헌). 국적은 다르지만 부부가 된 그들은 행복해지기 전에 이별을 겪는다. 세상을 떠난 나나미. 하지만 나나미는 영혼이 돼 준호 곁을 맴돌고, 영매를 통해 그를 위험에서 구한다. 익숙한 이야기라고? ‘고스트: 보이지 않는 사랑’은 ‘사랑과 영혼’의 리메이크. 원작과 달리 여성이 고스트가 돼 남자를 지킨다.



6이정재 & 다치바나 미사토



평범한 동사무소 직원인 우인(이정재)과 일본에 사는 소녀 아야(다치바나 미사토).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이재용 감독의 ‘순애보’에서 그들은 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관계를 맺는다. 아사코라는 이름이 된 아야와 모니터 속의 그녀를 바라보는 우인. 묘한 인연이 그들을 기다린다.



5배두나 & 아라타



인간의 감정을 가지게 된 인형 노조미(배두나). 그녀는 주인이 출근한 시간에 감히(!) 아르바이트를 한다. DVD 대여점에서 함께 일하는 준이치(아라타). 그렇게 인형은 인간을 사랑하게 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도시 감성 판타지 ‘공기 인형’. 배두나가 있기에 가능한 영화다.



4이나영 & 오다기리 죠



김기덕 감독의 ‘비몽’에서 란(이나영)은 진(오다기리 조)의 ‘꿈속의 연인’이 된다. 사랑을 잊지 못하는 남자와 몽유병에 걸린 여자. 그들은 마치 한 몸이 된 것처럼 ‘슬픈 꿈’ 속을 함께 걷는다. 서로 각자의 언어를 사용하며 싸우는 장면이 인상적. 두 배우의 비주얼과 감성 연기는 더욱 인상적이다.



3최민식 & 장바이츠(張柏芝·장백지)



‘호적상 남편’인 강재(최민식)은 ‘호적상 아내’인 파이란(장바이츠)이 죽어서야 그녀를 찾아간다. “강재씨가 제일 친절합니다.” 생면부지의 여성은 유언과도 같은 비디오 테이프 속에서 고백한다. 그리고 남자는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영화 내내 두 사람은 만나지 않지만, 그렇기에 더욱 뭉클했던 러브 스토리. 10년이 흘렀지만 떠올리면 아직도 저릿하다.



2현빈 & 탕웨이



애나(탕웨이)와 훈(현빈)에겐 72시간이 있다. 그 짧은 시간에 그들은 사랑에 빠지고 미래를 약속한다. 다시 만들어진 한국영화의 전설 ‘만추’. 탕웨이의 고감도 표정과 현빈의 힘을 뺀 느슨한 느낌이 만들어내는 앙상블은 시애틀의 안개 속에서 자욱하게 펼쳐진다.



1정우성 & 가오위안위안(高圓圓·고원원)



‘무사’에선 장쯔이와, ‘검우강호’에선 양쯔충(楊紫瓊·양자경)과 호흡을 맞추었던 정우성. 하지만 최고의 궁합은 ‘호우시절’의 가오위안위안 아닐까? 잔잔하게 혹은 세차게 내리는 빗줄기처럼 메이(가오위안위안)와 동하(정우성)의 사랑은 은근하면서도 격정적이다. 두 배우의 깨끗한 느낌과 순수한 감정이 만들어내는 멜로 감성은 긴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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