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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118t에 … 삼척 중앙시장 지붕 무너져

중앙일보 2011.02.17 00:18 종합 16면 지면보기



명 중경상, 200여 명 대피 … “눈 치우는 데 써라” 70대 할머니 1억 기부 하루 만에



폭설로 쌓인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16일 가설지붕이 무너져 내린 강원도 삼척시 남양동 중앙시장에서 경찰 등이 매몰자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삼척=연합뉴스]











전정자 할머니



16일 오후 강원도 삼척시 남양동 중앙시장의 가설지붕이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상인과 주민 10명이 한때 매몰됐다. 사망자는 없었지만 곽모(79·여)씨 등 7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근처에서 제설작업을 하던 육군 23사단 장병 70여 명이 달려와 이들을 구조했다.



 사고는 이날 오후 2시30분쯤 일어났다. 시장 A, B동 사이 통로 위에 설치된 투명 플라스틱 아치형 지붕 한쪽이 무너졌다. 사고가 날 당시 가로 7m, 길이 40m 크기의 지붕 위에는 1m40㎝ 정도의 눈이 쌓여 있었다. 내리는 눈은 가벼워 보이지만 계속 쌓이면 엄청난 무게가 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가로 10m, 세로 20m인 비닐하우스에 1m의 눈이 쌓이면 최대 60t의 하중이 걸린다.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삼척의 누적 적설량은 140㎝다. 가설지붕의 면적과 쌓인 눈을 감안할 때 이날 붕괴한 중앙시장의 가설지붕엔 118t 무게의 눈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에 있던 주민 김모(52)씨는 “시장 안에서 제설작업을 하는데 ‘뚜둑’ 하며 부러지는 소리가 나더니 순식간에 지붕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매몰된 행인과 상인 10명은 11일부터 내린 폭설 때문에 외출을 하지 못하다 오랜만에 장을 보러 나온 주부가 대부분이었다.



 공무원과 군인·상인들은 도로에 쌓인 눈을 치우느라 3일 전 차양시설이 무너지면서 보내온 경고를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현장에 있던 공무원 오모씨는 “바닥에 있는 눈도 다 치우지 못해 지붕 위는 미처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고 말했다. 삼척시는 시장 상인 등 200여 명을 대피시키고 시장을 폐쇄했다.



사고가 난 시설은 2004년 시장 현대화사업을 추진할 때 설치했다. 삼척 중앙시장은 1975년 조성돼 지역 중심상권 구실을 해왔다. 최근 대형마트의 등장으로 위축됐다가 삼척시가 2002년부터 55억9000만원을 들여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이었다.



 삼척시는 시설 복구가 이뤄질 때까지 당분간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한편 중앙시장에서 내의와 잡화류를 판매하는 전정자(70) 할머니는 15일 폭설 피해를 본 삼척지역 상가를 위해 써달라며 시장 상가번영회에 1억원을 기탁했다. 13일 중앙시장 내 상가에 설치한 차양시설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려 37개 상가가 피해를 본 뒤였다. 삼척시는 전 할머니의 돈을 폭설 피해에 소중히 쓰겠다고 했다. 그러나 하루 뒤인 16일 같은 시장 다른 통로에 설치된 비가림 가설지붕이 눈의 무게 때문에 붕괴됐다.



삼척=이찬호·유길용 기자



◆눈의 무게=눈송이 하나 하나는 무게를 느낄 수 없지만 눈이 누적해서 쌓이면 엄청난 무게로 돌변한다. 특히 수분이 많은 습설(濕雪)은 수분이 적은 건설(乾雪)에 비해 훨씬 무겁다. 통상 27㎝가량의 눈이 쌓이면 비닐하우스가 붕괴하고, 1m 정도 쌓이면 슬레이트 지붕이 무너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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