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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 전문기자의 경제 돋보기] ‘G2 중국’ 덩치만큼 리스크도 커져

중앙일보 2011.02.17 00:15 경제 8면 지면보기






김종수
전문기자




중국이 드디어 명실상부한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등극했다. 일본 정부가 중국에 추월당했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중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5조8800억 달러로 일본의 5조4700억 달러를 여유 있게 제쳤다. 중국의 경제적 부상은 사실 예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중국이 일본을 추월하리라는 것은 당연하게 여겨졌고 그 시기가 문제였을 뿐이다. 그럼에도 중국이 세계 2위 대국으로 올라섰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운 건 그 다음 상대가 바로 미국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의 GDP는 14조6600억 달러로 2위와 상당한 격차를 둔 압도적인 세계 1위다. 그럼에도 미국 언론과 재계는 중국의 급부상에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일각에선 벌써부터 미국의 시대가 가고 중국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호들갑이다.



조셉 나이 하버드대 교수는 “경제적으로 미국을 추격할 수는 있겠지만 총체적인 국력은 금세기 전반부에 미국을 추월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으로 위안을 삼았다. 경제 규모 면에서 중국이 일취월장하고는 있지만 군사력과 소프트 파워를 포함한 총체적 역량에선 앞으로도 상당 기간 미국이 우위를 점할 것이란 얘기다.



이 점에선 중국도 한 수 접는다. 중국 인민일보는 최근 인터넷판에서 “중국이 경제 규모에서 일본을 추월해 세계 2위 대국(the Second Biggest)이 되었지만 세계 2위의 강국(the Second Strongest)이 된 것은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2009년 3678달러)은 세계 124위에 불과하다. 나라 전체로 경제의 덩치는 크지만 국민의 생활은 여전히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은 경제대국으로서의 의무를 지기보다는 당분간 성장에 목마른 개발도상국 지위를 지키고 싶어한다.



 중국은 최근 환율 문제 등에서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국제 정치무대에서 미국과 양강(G2) 구도를 굳히려는 듯 보이지만 미국과 정면 대결을 벌일 생각은 없다. 얼마 전 내한했던 경제 예측 전문가 앨런 사이나이 박사는 “미·중의 갈등이 계속되겠지만 최악의 파국은 피할 것”이라며 “양국은 대결하기보다는 협력하는 편이 이득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어느 쪽도 판을 깨는 일은 없을 것이란 진단이다.



 중국의 위험은 정치적 갈등보다는 오히려 경제 불안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중국은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세계 에너지·자원·식량의 블랙홀로 변했다. 3조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을 동원해 해외자원과 농산물을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다. 중국의 탐욕은 이미 세계 인플레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세계 1위 미국은 돈을 마구 찍어대고, 2위 중국은 그 돈으로 자원과 농산물을 퍼담는 형국이다. 미·중의 기묘한 결합이 자칫 세계경제를 또 다른 위기에 빠뜨릴 위험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덩치 커진 중국의 경제가 불안하다는 것 또한 세계경제에 위협이 되고 있다.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다. 중국은 과잉 유동성에 원자재 가격 상승과 임금 인상 등이 겹쳐 수요와 공급 양쪽에서 인플레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 인플레를 잡는다고 고강도의 긴축정책을 쓰면 경기가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경제가 경착륙(硬着陸)하면 세계경제는 물론 우리나라에도 악영향을 준다. 중국의 비중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중국의 물가 불안이 지속되고 성장률이 9%로 떨어질 경우 한국의 소비자물가가 0.08%포인트 높아지고 수출 증가율 또한 0.72%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정부도 당면한 위험요인을 잘 알고 있기에 연착륙을 위해 애쓸 것이고,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도 우려하는 것보다 크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그래도 대비는 필요하다. 덩치 커진 이웃과 함께 살기도 쉽지 않다.



김종수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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