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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3D TV 이 정도면 내다 팔 수 있겠다”

중앙일보 2011.02.17 00:12 경제 9면 지면보기



2세대 3D TV ‘시네마’ 출시



16일 서울 서초동 R&D캠퍼스에서 열린 시네마 3D TV 발표회에 참석한 영화배우 원빈씨(왼쪽)와 권희원 본부장이 포즈를 취했다. LG전자는 어두운 화면 등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이영환 대학생 사진기자]





“매우 좋다. 이 정도면 내다팔 수 있겠다.”



 LG전자 구본준 부회장이 최근 새로운 방식으로 개발한 3D(3차원) TV를 보고 나서 연구원들을 치하하며 한 말이다. 특히 2D 콘텐트를 3D로 변환시킨 화면에 흡족해했다고 LG전자의 한 임원이 전했다. 구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 최고경영자(CEO)를 다년간 맡으면서 TV시장에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LG전자가 16일 필름타입의 편광안경식(FPR) ‘시네마 3D TV’를 처음 발표한 서초동 연구개발(R&D)캠퍼스는 이 때문인지 모처럼 흥겨운 분위기가 넘쳤다. 연구원들 사이에선 지난해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비해 3D TV를 늦게 출시하는 바람에 시장에서 빼앗긴 리더 자리를 되찾아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역력했다. 익명을 요구한 LG전자의 한 임원은 “셔터글라스 방식에 몰두하는 삼성과 싸움을 붙여 달라”고 얘기할 정도였다. 그는 “더 이상 밀리면 3D TV도 스마트폰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자성이 보약이 됐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이번에 선보인 시네마 3D TV는 필름타입의 편광안경식이라는 점에서 특이하다. 기존의 편광식 3D TV는 좌우영상을 구분하는 편광판을 유리로 만들었는데,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이 필름으로 덧대는 방식의 편광판을 공동으로 개발한 것이다. 이에 따라 유리 편광판에 비해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게 됐다. 기존의 유리 편광판은 가격이 비싸 경쟁력이 떨어지는 데다 일본에서 수입했다.



 LG전자 이관섭 상무는 “필름타입의 편광판을 개발하면서 패널 가격을 이전의 4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고, 편광방식 3D TV도 가격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시네마 3D TV를 ‘깜빡거림이 없는 TV’라고 소개했다. 삼성전자와 소니 등 기존 3D TV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업체들이 사용하는 셔터글라스 방식은 좌우 영상을 분리하면서 어쩔 수 없이 깜빡거리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편광 방식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기술을 맡은 강인병 상무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경쟁사의 셔터글라스 방식이 1세대라면 FPR 편광방식은 2세대이고, 무안경이 3세대”라며 “셔터글라스에서 편광 방식으로 점차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LG가 내세우는 FPR 방식의 강점은 가볍고 착용감 좋은 안경이다. 셔터글라스 방식의 안경은 배터리와 신호수신장치까지 집어넣어야 해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삼성전자가 올해 초 새롭게 선보인 셔터글라스는 28g까지 무게를 낮췄으나, LG의 FPR 안경은 10g 이하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안경을 착용한 시청자의 경우 클립형 렌즈를 덧대기만 해도 입체영상을 즐길 수 있고, 무엇보다 충전이나 배터리 교환이 필요 없다는 설명이다.



 이날 출시된 시네마 3D TV 시리즈의 가격은 55인치 440만원, 47인치 290만원, 42인치 220만원이다. LG전자는 시네마 3D TV와 스마트 TV 등 올해 4000만 대의 평판TV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올해 전체 3D TV 판매량 중 FPR 방식의 3D TV 비중을 8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권희원 LG전자 HE 사업본부장(부사장)은 “고객 지향의 3D TV, 스마트 TV 등 전략 제품 차별화에 스피드 경영, 품질 경영의 조직문화를 더해 세계 TV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도 하루 뒤인 17일 수원 사업장에서 2011년형 스마트TV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LG와 한판승부를 개시한다. ‘D8000’ ‘D7000’ 시리즈 등 이번에 출시되는 신제품은 기존 제품보다 사용하기 더욱 편하고 성능도 한층 업그레이드된 스마트 TV다. 특히 D8000의 경우 테두리를 5㎜의 초슬림으로 만들어 셔터글라스식 3D TV 시청 효과를 극대화했다. 삼성은 새로운 스마트TV의 혁신기능을 주무기로 내세우는 한편 셔터글라스식 3D TV가 편광안경식보다 우수하다는 점을 알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심재우 기자

사진=이영환 대학생 사진기자



◆3D TV와 안경=편광과 셔터글라스 방식 두 가지로 나뉜다. 공통점은 왼쪽 눈과 오른쪽 눈에 각기 다른 영상이 보이게 하는 원리다. 차이점은 영상을 좌우로 나누는 방식이다. 편광 방식은 TV 스스로 왼쪽 영상은 상하로, 오른쪽 영상은 좌우로 주파수를 내보낸다. 이에 비해 셔터글라스 방식은 TV와 안경이 계속 전자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입체영상을 만든다. 오른쪽 영상이 나오면 안경의 오른쪽만 열고 왼쪽은 차단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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