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AR재단 ‘동아시아시대 신 외교안보 전략’ 세미나

중앙일보 2011.02.17 00:11 경제 10면 지면보기



“한·중·일 FTA는 아시아 평화 지키는 안전판”



니어(NEAR)재단이 16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동아시아시대 한국의 신외교안보 전략’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안성식 기자]





니어재단(NEAR·Northeast Asia Research·이사장 정덕구)은 16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동아시아시대 한국의 신 외교안보 전략’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중국 등 대륙세력의 재부상과 미국·일본·유럽연합(EU) 등 선진 해양세력의 침체로 동아시아 지역에 새로운 경쟁 구도와 안보 불안을 갖고 오는 현실”(정 이사장)에서 한국이 가야 할 길을 모색하는 자리다. 니어재단은 ‘동아시아시대의 준비’를 주제로 총서를 내기로 하고 1년 전부터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집필진으로는 장달중(서울대)·강윤희(국민대)·김흥규(성신여대)·구갑우(북한대학원) 교수와 이상현·진창수(세종연구소)·김갑식(국회 입법조사처) 박사가 참여했다. 이날 토론회는 총서 출판을 앞두고 전문가들의 분석과 견해를 일반에 공개하는 성격이다. 니어재단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양자·다자외교를 결합하고 ▶경제이익과 안보이익을 조화시킨다는 세 가지 기조 아래 30개의 정책 과제를 선정했다.



니어재단은 첫째 과제로 ‘연미화중(聯美和中)’을 제시했다. 미국과 연계를 이어 가되 중국과 화평을 꾀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미 동맹을 대중국 지렛대로 이용해 온 전략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미 동맹을 통해 불안정한 한반도 질서에 대한 충분한 억지력을 제공하되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중국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예정대로 2015년 12월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할 것도 제안했다. “한·미 동맹 관계에 대한 중국의 불필요한 위협 인식을 해소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중국과는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중 간의 고위 전략 대화와 교류 협력을 강화해 북한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와 동북아 미래상에 대한 공감대와 상호 신뢰를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정부뿐 아니라 전문가 공동위원회를 강화할 것을 과제로 제안했다. 이를 통해 중국의 대북 정책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역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이를 위한 안전판이란 입장이다. 니어재단은 “한·일, 한·중 나아가 한·중·일 FTA를 추진해야 한다”며 “3국의 FTA를 중심으로 아시아 전체로 외연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한·중·일 역사공동위원회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역사와 영토 문제를 의제로 상정하는 게 세 나라 사이의 신뢰 회복에 기여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특히 당장 정부 간 대화가 어려운 만큼 민간 차원에서 시작해 점차 공식 대화를 해 나가자고 주장했다. 동아시아의 역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한국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침략 경험이 있는 일본과 G2로 불리며 패권국가로 부상하는 중국보다 ‘중견국가’로서 국제사회에서 움직일 공간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선진국과 후진국을 연결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니어재단은 “미·중, 일·중 간 갈등 영역에 연루되는 것을 피하면서 한국의 능력에 맞는 연결 역할을 통해 외교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선 한반도 경제 공동체 추진을 제안했다. 먼저 일부 거점을 중심으로 경제 협력을 강화하되 이를 연결한 선(線)의 단계와 전면적인 경제 협력이 이뤄지는 면(面)의 단계를 거치는 전략을 추진하자는 주장이다. 이후 “남북과 동북아 역내 국가가 공동으로 시베리아의 에너지·철도 연계와 연해주 개발사업을 추진해 가자”고 제안했다. 북한의 급변 사태에 대비해선 국내총생산(GDP)의 1%를 남북협력기금과 통일비용으로 축적하자고 주장했다. 이 밖에 ▶남북 대화의 정례화·제도화 ▶비무장지대의 남북 공동 이용 추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통일국민협약 추진 등을 정책과제로 제시했다.



글=권호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한·미 동맹 공공재적 성격 설득해야











서울대 장달중 교수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쇠퇴 논의가 활발하다. 한·미 전략 동맹은 미래비전에 따른 상호 협력적 동맹으로 발전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미 동맹을 축으로 동아시아의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한·미 동맹의 공공재적 성격에 대해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 현재 한국과 중국은 정랭경열(政冷經熱) 상황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은 전략적인 갈등과 경쟁구도를 띠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연미화중(聯美和中)의 기조로 다자적 협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21세기 질서는 복합 네트워크시대











세종연구소 이상현 박사




 지금은 냉전시대의 제로섬적 진영 구조가 지배하는 시대가 아니다. 복합적 네트워크 시대가 21세기 국제질서의 기본 성격이다. 한·미·일 공조가 있다고 한·중·일 공조가 제약받는 시대가 아니다. 특정 국가와의 지나친 친화가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은 외톨이가 되는 불이익에 비하면 감수할 만한 비용이다. 중국은 21세기 한·미 전략동맹 추진에 경계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중국의 부정적 인식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 대안 개발이 필요하다.



한국이 네트워크 가교역 추구해야











성신여대 김흥규 교수




 한국이 동북아 국제정치 구도에서 네트워크의 중심이 되기엔 상대적 국력이 미약하다. 그러나 이를 운명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극복 대상으로 인식해야 한다. 두 ‘메가파워’의 타협과 합의로 주요 역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네트워크의 가교 역할을 추구해야 한다. 각 네트워크의 중심이 되지 못해도 독특한 위상으로 정보의 흐름을 관리·통제·연결해 주는 역할을 담당해 유용성을 인정받는 것이다.



북·중서 예상치 못한 상황 대비를











국회 입법조사처 김갑식 박사




중국과 북한 모두 권력 교체기다. 권력교체기에는 항상 ‘틈’이 존재한다. 중국에서는 현재 다양한 모순이 경제성장의 과실로 인해 잠복상태로 있지만 곧 땅 위로 치고 올라올 기세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현재 상황에서는 김정은 후계체제가 그럭저럭 버틸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경제·안보·통합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언제든 돌발변수가 출현할 수 있다. 중국과 북한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는 다자 협력 필요











북한대학원대학 구갑우 교수




미래 한·미 동맹의 대안은 복합동맹이 될 수 있다. 복합동맹이란 “기존 냉전동맹의 주된 임무였던 한반도 방위목표를 한국 정부에 일임하고 ‘한반도 바깥’에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의 동맹”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돼야 한다. 북한을 더 이상 적으로 간주하지 않는 평화체제가 구축될 때 한·미 동맹의 성격이 복합동맹으로 전환될 수 있다. 한반도 평화는 남북관계와 동아시아 다자협력을 통해 이룰 수 있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