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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과시의 시대’ 경쟁하는 젊음은 즐겁다

중앙일보 2011.02.17 00:10 종합 25면 지면보기



서바이벌 오디션 전성시대 … 방영·기획 중인 것만 10여 개



MBC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의 예선 장면. 경쟁 사회를 반영하듯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자질을 입증하려는 참가자가 몰린다. 방송사와 광고주도 경쟁적으로 뛰어들며 프로그램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쏟아지고 있다. 각 방송사가 방영·기획하는 프로그램이 10여 개에 이른다. 지난해 히트한 가수 오디션 프로 엠넷 ‘슈퍼스타K’가 기폭제가 됐다. 분야도 아나운서·연기자·디자이너·요리사 등 다양하다.



 MBC는 ‘일요일 일요일밤에’를 개편하면서 신규 코너로 신입 아나운서를 서바이벌 오디션 방식으로 뽑는 ‘신입사원’을 마련했다. 14일까지 받은 지원자 수가 5500여 명에 이른다. 통상 2000~3000명에 이르던 지원 규모를 훨씬 웃돈다. <부속기사 참조> 또 다른 코너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도 공개 경쟁 형식이다. 기성가수 7인이 자신의 곡이 아닌 지정된 곡을 부르고 일반인 청중 500명의 평가를 받는다. MBC는 지난해 12월부터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을 방영 중이다.



 SBS도 하반기 중 연기자를 공개 채용하는 ‘기적의 오디션’을 도입한다. KBS는 ‘개그스타’에서 오디션 형식을 진행 중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바람은 케이블채널에서 시작됐다. 온스타일이 미국의 디자이너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이하 ‘프런코’)를 원용하면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tvN은 ‘코리아갓탤런트’(영국 ‘브리튼즈갓탤러트’의 포맷 제작)를, 3월 푸드채널로 방향을 트는 올리브(라이프·여성)채널은 요리사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슈퍼스타K’는 내달 10일부터 시즌3 참가자를 받는다.



 이렇다 보니 오디션 포맷 자체가 굵직한 트렌드가 됐다. KBS2 드라마 ‘드림 하이’는 극중 오디션 형태로 ‘톱스타 K’를 키워가는 스토리를 택해 인기 방영 중이다.



 ◆경쟁이 경쟁 불러=오디션 프로그램은 ‘리얼 버라이어티’ 위주 예능에서 틈새 시장으로 시작됐다. 인지도가 높은 스타급 출연자를 확보하지 못한 케이블 업계가 ‘스타 메이킹’ 전략으로 돌아선 것이다. 사회적으로는 진학·취업 등 경쟁사회 풍토가 반영됐다. 2009년 QTV에서 ‘열혈기자’를 제작했던 이문혁 프로듀서는 “참가자들이 경쟁에서 패배하더라도 아예 경쟁에 참여하지 않는 것보다는 스펙 쌓기에 유리하다고 받아들이는 편”이라고 했다.



 직능의 전문화가 자기 과시욕이 강한 세대와 만난 것도 배경이다. 노래·요리·디자인을 취미로 즐기는 데서 벗어나 시장에서 공개 경쟁을 통해 프로페셔널로 인정받으려는 것이다. 경쟁이 치열할 수록 보상이 크다는 점도 매력으로 작용한다,



 광고주도 경쟁에 동참했다. 해당 프로그램의 주 시청자가 소비욕이 높은 20~30대라는 점에서 적극적이다. 특히 글로벌 이미지를 추구하는 자동차업계가 발 빠르다. ‘위대한 탄생’에는 기아차의 K 시리즈가, ‘슈퍼스타K 2’는 르노삼성의 QM5가 협찬했다. ‘프런코’는 GM대우에서 시즌 1·2 협찬을 받았다.



 제작 과정도 경쟁이다. ‘미투(Me too) 마케팅’이라는 혹평을 듣지 않기 위해 제작 규모·방식을 강화하는 것이다. ‘위대한 탄생’은 ‘슈퍼스타K 2’의 2억원 우승상금을 넘어 3억원대 포상을 내걸었다. ‘코리아갓탤런트는 우승상금만 3억원이다. ‘프런코’는 시즌1에서 7억원이었던 제작비를 시즌3에선 12억원으로 늘렸다.



 대규모 관중을 모을 장소도 모자라는 실정이다. ‘슈퍼스타K’에서 3시즌째 연출을 맡은 김용범 PD는 “대규모 공연장은 제한돼 있는데 서로 대관 경쟁을 하다 보니 대관료가 턱없이 올랐다”고 말했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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