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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과학벨트 책임져야”

중앙일보 2011.02.16 19:36 종합 1면 지면보기



“직접 약속한 것인데
원점서 재검토하겠다니 …”
청와대는 “할 말 없다”





박근혜(얼굴) 전 한나라당 대표는 16일 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문제와 관련, “대통령이 약속한 것인데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하면 그에 대한 책임도 대통령이 지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국회를 빛낸 바른 언어상’ 시상식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다. 박 전 대표는 “과학벨트와 동남권 신공항에 대해 저한테 입장을 밝히라고 하는데 제가 답할 사안이 아니라서 가만히 있었을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에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한 최고위원이 저한테 입장을 밝히라고 하는 걸 봤는데 최고위원도 당 지도부의 일원이고 한나라당은 집권 여당으로서 이런 갈등 문제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처리해야 한다”며 “제가 아니라 당 지도부가 먼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전날 라디오에 나와 박 전 대표가 과학벨트와 신공항 문제에 대해 입장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동남권 신공항 입지 문제와 관련해서도 “신공항 문제도 (이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약속한 것”이라며 “정부에서 그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과학벨트 문제에 대해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한 박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그의 대변인 격인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은 “공약을 한 분도 대통령이고,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처럼 시사한 분도 대통령”이라며 “그에 대해 이런저런 말이 있으면 그것도 대통령 본인이 수습해야 한다는 뜻이고, 그런 권한과 책임이 대통령에게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현 의원은 그러면서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이나 정부와 각을 세우려는 의도에서 한 말이 아니며 공약과 관련한 책임이 대통령에게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박 전 대표가 과학벨트 문제를 언급하면서 ‘대통령의 약속’ ‘대통령의 책임’이란 말을 한 데는 까닭이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이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져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지 않으냐”는 것이다.



 경북 출신의 한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약속을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충청권에 약속한 대로 과학벨트가 가야 한다는 뜻을 전한 것 같다”며 “신공항까지 언급한 걸 보면 그걸 공약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뜻을 완곡하게 피력한 게 맞다”고 해석했다. 대구에 지역구를 둔 친박계 이한구 의원은 “예민한 사안일수록 법대로 타이밍(시기)에 맞게 하라는 뜻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친이(친이명박계)계 사이에선 견해가 갈렸다. 이 대통령의 대선 캠프 출신인 한 의원은 “이 대통령도 언급한 것처럼 충청권에 과학벨트를 주겠다는 것은 명확한 공약이었다고 볼 수 없다”며 “박 전 대표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불쾌해했다. 또 다른 친이 의원도 "과학벨트법에는 장소가 규정돼 있지 않다”며 "공약했든 안 했든 법이 있는데 대통령이 법대로 해야지, 마음대로 장소를 정하라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다른 친이계 의원은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대덕단지를 끼고 형성하는 과학벨트를 구상하고 구두로 약속한 것은 사실”이라며 “박 전 대표의 발언이 사실을 짚어 준 것일 뿐 이 대통령을 공격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용호·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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