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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규장각 도서 받아야 할 이유 기사 읽고 정리해 보자

중앙일보 2011.02.16 03:19 Week& 21면 지면보기
외규장각 도서 297권이 145년 만에 프랑스로부터 반환된다. 외규장각 도서는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이 강화도의 외규장각을 불태우고 약탈해간 도서들이다. 조선왕실의궤(왕실 행사를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책)가 주를 이룬다. 이번에 반환되는 297권은 모두 임금만 볼 수 있게 제작된 어람용이다. 일반 의궤보다 재료나 장식, 제본 방식이 뛰어나 사료적·예술적 가치가 뛰어나며 국내에 없는 유일본이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돼 있고, 우리나라 국보 제151호인 조선왕조실록에 버금가는 국가문화재적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중앙일보와 함께하는 NIE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외규장각 도서 외에도 해외에 유출된 우리나라 문화재는 10만7857점에 이른다. 그 중 일본에만 6만1000여 점이 건너가 있다. 유네스코는 그리스·이집트·베트남·중국과 함께 우리나라를 약탈된 문화재가 많은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 조상의 얼이 담긴 소중한 문화재가 해외로 유출된 이유와 문화재 환수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외규장각 도서가 반환되면서 해외 유출 문화재 반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1 일본에서 북한으로 반환된 북관대첩비. 2 프랑스가 소장하고 있는 직지심체요절. 3 일본에 있는 안견의 몽유도원도. [중앙포토]







문화재 왜·어떻게 유출됐나



2008년 11월 26일 서울에서 열린 유네스코 산하 ‘문화재 반환 촉진 정부간 위원회’의 30주년 특별 회의에서 의미 있는 결정이 내려졌다. ‘제국주의 식민 침탈 당시 불법적으로 약탈당한 문화재는 원소유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내용의 ‘서울 선언’이 만장일치로 채택된 것이다.



문화재의 해외 유출은 강대국의 침략 전쟁이 가장 큰 원인이다. 우리나라 문화재도 임진왜란(1592~98)과 병인양요(1866), 신미양요(1871) 등 전란과 일제강점기(1910~45), 한국전쟁(1950~53)과 같은 혼란기에 도굴, 강탈, 매매, 기증 등 다양한 경로로 빠져나갔다.



한번 빠져나간 문화재를 되찾아오는 일은 만만치 않다. 불법적으로 약탈당했음을 입증해야 하며 국제법상 환수 방법도 명확하지 않다. 우리나라의 경우 문화재 환수가 처음 시작된 1958년 이후 10개국에서 8000여 점을 돌려받았을 뿐이다.



1913년 일본이 도쿄대로 반출했던 조선왕조실록 오대산본은 74책 중 47책이 ‘영구 기증’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오기까지 93년이 걸렸다. 임진왜란 당시 최대의 육상전으로 꼽히는 북관대첩을 기념하는 북관대첩비는 1905년 일본으로 옮겨져 야스쿠니 신사 구석에 방치됐다가 100년에 걸친 대장정 끝에 북한의 함경도 길주로 반환됐다. 경복궁 안 국립고궁박물관 앞뜰에 전시된 북관대첩비는 실물과 똑같은 크기로 만든 복제비다.



외규장각 도서의 반환 과정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책의 행방조차 몰랐다가 1975년 박병선 박사가 프랑스 파리국립도서관에서 처음 발견해 존재가 알려졌다. 정부의 반환 협상이 시작된 건 1991년이다. 93년 고속전철 테제베를 우리나라에 수주하기 위해 프랑스의 미테랑 대통령이 직접 의궤 반환을 약속했다가 수주권을 따내자마자 거부했다. 도서관 국립사서와 문화계 인사들의 반대, 약속을 체결한 정권의 교체를 이유로 들었다.



이번에 297권이 돌아오게 된 것은 한국의 달라진 위상 덕분이다.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반환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G20 차기 개최국인 프랑스가 의장국인 우리나라와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 외규장각 도서를 둘러싼 해묵은 논쟁을 해결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결국 지난 7일 외규장각 도서의 소유권은 프랑스에 둔 채 5년 갱신 형식의 ‘일반 대여’ 방식으로 반환이 최종 결정됐다.



문화재 환수 위해 정부·민간 함께 노력해야



영국·프랑스·일본 등이 국제사회의 질책을 받으면서까지 문화재 반환을 거부하는 이유는 ‘약탈 문화재 반환’의 선례를 남기고 싶지 않아서다. 영국의 대영박물관이나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을 가득 채우고 있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여러 나라 문화재의 주인 역시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외규장각 도서 반환과 관련해서도 프랑스 정부는 “이번이 유일한 합의”라고 못을 박았다. 프랑스 외교부 아태국장인 오르티즈는 “앞으로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이번과 같은 반환은 없을 것이고 결코 선례로 남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과는 1965년 맺은 한일협정이 걸림돌이다. 당시 일본이 보유하고 있는 우리 문화재 1400여 점을 돌려받고 나머지에 대해선 국가의 청구권을 포기했다. 일본에 있는 우리 문화재 환수를 위해 민간 단체가 나서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잦은 전란으로 수많은 문화재가 약탈·파괴됐지만 정확한 기록조차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부의 문화재 반환 노력에 앞서 학계를 통해 약탈 문화재의 현황 파악부터 이뤄져야 한다. 이런 실태 파악을 기초로 정부와 민간 단체가 소장 국가를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해볼 만한 NIE 활동들



학생들은 문화재를 고리타분한 옛날 물건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문화재 속에 숨어 있는 역사와 연계해서 스토리텔링을 해보면 유물 속에 살아 숨쉬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초등학생은 『경복궁의 마루 밑』을 읽으며 역사와 전통 문화의 소중함을 느끼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직접 박물관을 찾아가 전시된 유물을 살피며 체험학습을 해보는 것도 좋다. 오늘날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물건 중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활동도 가능하다. CD플레이어나 카세트테이프 등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는 기기들도 향후에 문화재가 될 수 있는지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다.



중학생들은 한국사 공부와 연계해 볼 수 있다. 외규장각 도서 반환을 계기로 병인양요에 대해 조사해보는 식이다. 강화도로 현지 답사를 가본 뒤 직접 조사한 정보를 조합해 ‘역사 신문’으로 엮어내면 된다. 글쓰기에 흥미가 있다면 병인양요와 외규장각 도서를 주제로 사극 형태의 극본을 만들어봐도 좋다.



고등학생이라면 『역사란 무엇인가』와 연계해 독서 활동을 해볼 수 있다. 이 책에선 역사를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정의하고 보는 이의 관점과 가치관에 따라 언제나 다르게 해석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화재 환수를 둘러싸고도 원소유국과 소장국 사이의 해석이 다르다. 양국의 입장 차이를 정리하고 자신의 견해를 논술문 형태로 적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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