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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나가는 교육기업들 [상]

중앙일보 2011.02.16 03:18 Week& 13면 지면보기
어느 기업이든 국내시장 축소에 따른 해외시장개척은 기업의 생존이 걸린 중요한 미래전략 중 하나다. 교육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전국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05년 유치원과 초·중·고를 합한 총 학생 수는 964만4000명이었다. 이 수치가 2030년에 이르면 562만1000명으로 41%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교육기업 입장에선 코앞에 닥친 심각한 문제다. 이런 변화에 대비해 해외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교육기업들을 찾아봤다.


중국 온라인 강의, 일본 영·유아 프로그램 … 글로벌 시장서 미래 찾는다

글=정현진·설승은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이투스청솔을 방문한 인도 현직 강사들이 동영상 제작 과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김진원 기자]







파워풀한 강의, e-러닝 학습 환경 놀랍다



“한국에선 이미 온라인 강의의 시장 규모가 현장 강의를 넘어섰습니다. 강의 간 비교가 곧바로 가능하고 전국 단위에서 경쟁이 이뤄진다는 장점 때문이죠.” 이투스청솔 최진기 사탐 강사의 설명을 한 치라도 놓칠까 10여 명이 열심히 메모한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한국 사람들이 아니다. 이들은 귀에 통역기를 꼽고 메모도 부족했는지 카메라까지 동원해 최 강사의 설명에 집중했다.



9일 이투스청솔 노량진 캠퍼스에선 인도에서 온 현직 강사들을 대상으로 강의가 진행됐다. 이투스청솔이 올해 4월 인도 코타 지역에 개원할 인도 대입학원에 채용된 강사들이다. 온라인 강의의 장·단점, 효과적인 강의법, 학원의 학생관리 방법 등 한국 대입학원의 여러 노하우가 공개됐다. 이들은 한국 대입학원을 둘러보며 농담과 과감한 제스처를 활용한 동적인 강의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우라브 샤르마(수학 강사)는 “인도 강사들의 강의 스타일은 매우 정적이고 권위적”이라며 “에너지가 넘치고 학생들과 교감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국 강의에 크게 감 동받았다”고 놀라워했다. 루스 이안(수학 강사)은 “온라인 강의의 잠재력이 이렇게 클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인도에서 온라인 시장이 커질 것에 대비해 나도 준비를 서둘러야겠다”고 말했다.



직접 진출, 공동투자 등 다양한 방안 모색



이투스청솔은 2009년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해왔다. 지난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인도시장 조사에 착수해 올 4월 인도 코타 지역에 인도공과대(IIT) 대비 단과학원을 개원한다. 이 학원은 5일 열린 인도 현지 설명회에 7000여 명이 몰릴 정도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15명 강사 모집에 460여 명이 지원하기도 했다. 한국 학원의 철저한 학생관리시스템, 학습피드백 과정 등이 인도 학생들에게 신선한 느낌을 줬기 때문이다. 이투스청솔 해외사업본부 강성진 이사는 “인도는 고3 학생만 1500만 명이고, IIT를 준비하는 수험생만 해도 매년 50만 명이 넘을 정도로 사교육 시장의 규모가 크지만 학원생에 대한 학원의 서비스 정신은 거의 없는 상태”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메가스터디는 중국 대입 온라인교육 시장에 진출한다. 현지 협력사와 함께 중국법인 설립과 강사 채용, 홍보·마케팅 활동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를 거치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 메가스터디 손은진 전무는 “온라인 교육의 노하우와 경험에 있어선 자신이 있다”며 “해외 투자자들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담러닝과 JEI재능교육도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청담러닝은 지난해 10월 중국 시안교육그룹과 자사의 영·유아 영어교육프로그램 콘텐트 수출계약을 했다. 향후 3년 안에 중국 내 115개 지점 6만여 명의 현지 학생에게 서비스를 한다는 계획이다. 청담러닝은 중국 외에도 일본·인도네시아 시장에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일본 최대 출판유통기업인 준쿠도 서점에 영·유아 영어교육프로그램 납품계약을 했다. 이것을 교두보로 일본 내 학원에까지 프로그램을 수출한다는 전략이다. 인도네시아에선 인도네시아텔레콤과 스마트러닝 영어교육 콘텐트 수출계약을 추진 중이다. 청담러닝 콘텐트사업본부 박형관 이사는 “동아시아 경제가 성장하면서 ESL 시장도 급속도로 확장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JEI재능교육은 중국과 미국에서 자사의 방문형 학습지 프로그램의 현지 학원화에 성공했다. 중국에선 현재 90%가량이 현지인 학생이고 1만2000과목을 수강 중이다. 중국과 미국에 각각 50여 개의 학습관이 있다. JEI재능교육 정형철 대리는 “올해 초부터 호주·뉴질랜드·홍콩에서도 사업을 시작했다”며 “현지인 대상의 해외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YBM시사닷컴은 일본 초·중 영어학습시장에 진출했다. 2009년 4월 일본 히로시마 지역에 현지 브랜드인 렙톤(Lepton)학습관을 론칭했다. 10여 개 현지 협력사와 공동투자 형식으로 영어교육 콘텐트를 수출한다. 올 4월까지 100여 개 학습관으로 확장하고, 내년 말까지 300여 개 학습관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와세다대와 미쓰비시 등 일본 60여 개 대학·기업에 온라인 토익 학습 프로그램을 2007년부터 수출하고 있기도 하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관건



지난해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발표한 세계 국가별 경쟁력 순위를 보면, 교육 분야에서 한국은 2위를 기록했다. 각 교육기업 해외사업 담당자들은 “한국 교육기업의 콘텐트는 해외에서도 통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췄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교육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손 전무는 “과거 몇몇 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했었지만 성과가 좋지 못했다”며 “오랜 기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동차·전자제품 등 소비자의 반응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는 제품과 달리 학업능력 성장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점도 교육상품의 해외진출이 어려운 이유다. 강 이사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만이 승부수”라며 “현지에서 부딪친 경험과 노하우로 성공으로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브랜드 이름, 홍보·마케팅 방법, 입소문 전략 등 현지인의 정서와 문화에 맞는 진출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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