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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종석 “아이들에게 최고 놀이동산은 아빠의 몸”

중앙일보 2011.02.16 00:26 종합 31면 지면보기



9년 걸려 아동학 박사 딴 ‘뚝딱이 아빠’ 개그맨 김종석
“유산 남겨주기보다 더 많이 놀아주세요”



15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뚝딱이 아빠의 박사학위 보고서 발표회’에서 개그맨 김종석씨가 꽃다발을 받고 있다. [뉴시스]



“아이들에게 이 세상 최고의 놀이동산은 아빠의 몸입니다. 비행기도 태워주고, 함께 팔씨름도 하며 놀아주세요.”



 EBS ‘딩동댕 유치원’에서 19년째 ‘뚝딱이 아빠’로 활약 중인 개그맨 김종석(56)씨의 말이다. 김씨는 성균관대 아동학 박사과정에 입학한지 9년 만에 박사 논문을 내고 25일 학위 수여식에 선다. 김씨는 15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자신의 논문 ‘아버지의 놀이성, 부모 효능감 및 양육행동이 유아의 놀이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고회를 열었다.



 김씨는 3000회 넘게 어린이 프로그램을 맡은 진행자 답게 “한 마디로 아빠가 많이 놀아줄수록 아이들의 창의성·지능·체력이 발달한다는 뜻”이라고 논문 내용을 설명했다. 그는 “아이들 문제 행동의 70% 정도는 아버지에게 원인이 있다”면서 “자녀에게 유산을 물려주기보다는 많이 놀아주라”라고 충고했다.



 김씨가 논문을 완성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박사 논문을 쓸 자격을 얻기 위해선 졸업고사를 통과해야 했다. 그러나 TV 출연 등으로 바빴던 김씨는 이 시험에 열 번이나 떨어졌다. 선행연구 성과가 거의 없었고 대부분 영어로 된 참고자료를 읽는 일도 버거웠다. 주변에선 TV 출연과 강연·학업을 병행하는 김씨의 성실함에 혀를 내둘렀지만 그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연예인이 제대로 공부하겠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고 한다.



김씨는 논문을 쓰면서 두 번 울었다고 했다. 지난해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앓는 아동들에 대한 논문을 쓰려다 실패했을 때, 그리고 다섯 달의 검토 끝에 지난해 말 논문이 통과됐을 때였다. 김씨는 논문이 통과되던 날 심사를 맡았던 교수들에게 큰 절을 했다.



 김씨는 이론과 경험을 고루 갖춘 후학을 기르고 싶다고 했다. 그는 2006년부터 서정대학에서 아이들을 위한 놀이와 음악을 가르치고 있다. 김씨는 또 “5월 5일 어린이 날에만 놀아주는 아빠가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놀이 휴가’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한 달에 2~3일씩 아빠가 하루 종일 자녀와 놀아준다면 문제 아동들이 훨씬 줄어들 거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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