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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바라크 다음은 아마디네자드” … 이란 ‘그린 혁명’ 다시 불붙나

중앙일보 2011.02.16 00:24 종합 14면 지면보기



민주화 시위 들불 번지는 중동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14일(현지시간) 이란의 수도 테헤란의 한 거리에서 검은 연기를 내며 쓰레기통이 불타고 있다. 이집트 민주화의 영향으로 시작된 이날 반정부 시위에는 수만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테헤란 AFP=연합뉴스]





튀니지에서 시작된 시민혁명 물결이 이집트를 삼킨 뒤 페르시아만 연안까지 상륙했다. 이집트와 정치적으로 앙숙인 비아랍권 이란, 소득 수준이 높은 걸프 지역 산유국 바레인 등 정치·사회 환경이 다른 국가들까지 반(反)정부 시위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이란 야권은 14일(현지시간) 부정선거 규탄 대규모 시위였던 ‘2009년 그린(green)혁명의 부활’을 선언했다. 이란혁명 32주년이 되는 18일에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펼친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야권 지도자인 미르호세인 무사비와 메디 카루비를 가택 연금하고 시위대를 그러모은 주요 수단인 페이스북을 차단하며 시위 저지에 나섰다. 이란 여당 의원들은 15일 “무사비와 카루비를 처형하라”고 주장했다.









하메네이(左), 아마디네자드(右)



 2009년 12월 이후 조용했던 테헤란 거리는 14일 수만 명의 시민으로 채워졌다. 시위대는 도심 곳곳에서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치며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일부는 “무바라크 다음은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라고 외쳤다. 경찰과 군은 최루가스와 페인트 볼을 쏘며 시위를 막았고 발포도 있었다.



 이란의 반(半) 관영 파르스 통신은 시위로 인해 1명이 총에 맞아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도 최소 3명의 시위 참가자가 총상으로 병원에 실려갔고 수십 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시위대 측은 수백 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이란 제3의 도시 이스파한에서도 시위로 수십 명이 체포됐다.



 이란 정권을 눈엣가시로 여기는 미국 정부는 곧바로 시위 지지를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시위는 위선적인 이란 정부에 대한 시위대의 용감한 저항”이라고 말했다. 국무부는 트위터 계정을 열고 “우리는 이란인과 대화하고 싶다”고 전했다.



 바레인의 수도 마나마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14일 수천 명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해 1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다쳤다. 다음 날 치러진 사망자의 장례식에서도 조문객과 경찰이 충돌해 1명이 추가 사망했다.



 바레인은 인구의 70%에 달하는 시아파 무슬림이 권력을 쥔 수니파에 의해 차별받고 있어 갈등이 계속돼 왔다. 시위 주최 측은 수니·시아파가 공동으로 참여한 신헌법 제정과 총리 선출제 도입, 정치범 전원 석방 등을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바레인에서 시위가 확산할 경우, 이웃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차별받는 시아파가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예멘에서도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닷새째 계속됐다. 15일 1000여 명의 시위대가 예멘 수도 사나의 거리를 행진하며 살레의 32년 장기집권 종식을 외쳤다. 경찰이 곤봉을 휘두르며 진압에 나섰고 친정부 시위대까지 엉켜 서로 투석전을 벌여 4명이 부상했다. 전날엔 3000여 명이 시위를 벌여 5명이 다쳤다.



 시위 물결에 당황한 정권의 당근책도 이어졌다. 알제리 정부는 19년간 지속돼온 비상조치를 조만간 해제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이충형 기자



◆그린혁명=녹색은 이란 야당의 고유 색이다. 이란은 2009년 6월 대선 이후 선거 부정을 규탄하는 전국적인 시위가 벌어졌다. 시민들이 녹색 의상을 입고 시위에 참가해 ‘그린혁명’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정부의 강경 진압에 수십 명이 숨졌고 수많은 야권 지도자가 투옥되거나 가택 연금됐다.



바로잡습니다



◆2월 16일자 14면 ‘무바라크 다음은 아마디네자드… 이란 그린 혁명 다시 불붙나’ 기사 중 ‘이란 혁명 32주년이 되는 18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한다고 밝혔다’는 부분에 대해 주한 이란대사관 측이 이란 혁명 32주년 기념일은 2월 18일이 아니라 2월 11일이라고 알려왔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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