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황제 호나우두 눈에 이슬이 맺혔다, 떠남이 아쉬워

중앙일보 2011.02.16 00:02 종합 28면 지면보기



고질적 부상으로 그라운드 은퇴 선언



호나우두가 15일(한국시간) 상파울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역 은퇴를 발표한 후 아쉬운 표정으로 울먹이고 있다. 월드컵 개인 최다골(15골) 기록을 보유한 그는 고질적인 오른 무릎 부상을 이기지 못하고 18년 프로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상파울루 로이터=연합뉴스]





“인생의 모든 것을 축구에 바쳤다. 후회는 없지만 부상 때문에 가장 큰 행복이던 축구를 떠나야 한다는 사실에 너무나 가슴 아프다.”



브라질의 축구스타 호나우두(35·코린치안스)가 15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를 선언했다.



 호나우두는 진한 눈물을 쏟으며 “첫 번째 죽음을 맞이하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가 은퇴를 발표하는 동안 막내아들 알렉스(6)가 탁자 밑을 기어 다녔다.



 펠레-지쿠-호마리우를 잇는 브라질 스타 계보의 적자(嫡子) 호나우두의 퇴장은 2002년 월드컵을 제패한 브라질의 네 번째 황금세대가 저물고 있음을 뜻한다. 호나우두는 카를로스, 히바우두, 호나우지뉴 등과 더불어 21세기 첫 월드컵을 들어올렸다.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 3회(1996, 97, 2002년)와 월드컵 우승 2회(1994, 2002년) 등 화려한 이력을 써왔다.



 브라질은 자갈로·바바·가린샤로 이어지는 황금 멤버가 1958년 스웨덴 월드컵과 1962년 칠레 월드컵을 연거푸 석권하며 첫 번째 전성기를 구가했다. 스웨덴 월드컵에서 혜성처럼 떠오른 펠레는 히벨리누·자일지뉴·토스탕과 함께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우승했다.



 호마리우와 베베투가 춤을 추듯 골을 몰아넣은 1994년 미국 월드컵은 브라질의 세 번째 전성기였다. 미국 월드컵 당시 18세로 벤치를 지키던 호나우두는 2002 한·일 월드컵 때 히바우두·호나우지뉴와 더불어 ‘3R’로 불리며 브라질에 통산 다섯 번째 월드컵을 안겼다. 이 대회에서 무려 8골을 넣어 득점왕이 됐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통산 15골을 기록하며 게르트 뮐러(독일)가 보유하고 있던 월드컵 개인 최다골 기록(14골)을 32년 만에 바꿨다.



전성기의 호나우두는 ‘경기당 1골’을 뽑아내는 득점 보증수표였다.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에서 1994년부터 두 시즌 동안 통산 57경기에서 54골을 뽑아냈고, FC 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뛰던 1996∼97 시즌에는 47경기에서 49골을 뽑는 경이적인 골 결정력으로 유러피언 위너스컵 우승을 이끌었다.



 영웅을 주저앉힌 것은 부상이었다. 인터 밀란 시절이던 1997년 오른 무릎을 다친 그는 1999년 브라질을 코파 아메리카(남미 축구선수권) 우승으로 이끈 뒤 수술을 해 2년 동안 필드를 떠났다. 레알 마드리드(2002~2007년)와 AC 밀란(2007~2008년)으로 팀을 옮겼으나 부상은 떨어지지 않았다. 결국 그는 2009년 브라질로 돌아가 코린치안스에 입단, 커리어를 정리해 나갔다.



 그는 “아름답고 멋진 날들이었다. 수없이 승패를 나누며 많은 친구를 만들었지만 적을 만들지는 않았다”는 고백으로 자신의 화려한 축구 인생을 갈음했다.



호나우두의 은퇴 소식을 들은 데이비드 베컴(36·잉글랜드)은 “호나우두와 함께 플레이하며 친구가 되어 자랑스럽다. 함께 레알 마드리드에서 뛸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작별의 말을 남겼다.  



최원창 기자



호나우두는

◆본명=호나우두 루이즈 나자리우 데 리마

◆생년월일=1976년 9월 18일

◆출생지=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경력=86년 축구 영웅 자일지뉴의 추천으로 브라질 2부리그 상 크리스토방의 유소년 팀에 입단(10세), 93년 1부리그 크루제이루와 계약(17세), 94년 미국 월드컵 대표 발탁(18세·브라질 대표사상 최연소)

◆클럽 경력=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 바르셀로나·레알 마드리드(이상 스페인), 인터 밀란·AC 밀란(이상 이탈리아), 코린치안스(브라질)

◆주요 기록=유럽 리그 515경기 352골, 98년 프랑스 월드컵·2002년 한·일 월드컵·2006년 독일 월드컵 등 3개 대회에서 15골(월드컵 개인 최다 기록), 브라질 대표로 97경기 62골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