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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눈부신 역습 코스

중앙일보 2011.02.16 00:02 경제 15면 지면보기
<본선 8강전>

○·원성진 9단 ●·박정환 9단











제6보(62~73)=62의 수비에는 배울 점이 있다. A도 B도 아닌 62의 웅크림에서 돌의 탄력을 느낄 수 있다면 감각이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귀가 살자 박정환 9단은 63으로 타개에 나섰고 때를 기다리던 원성진 9단은 드디어 64로 급습해갔다. 64는 오래전부터 노리던, 원성진의 심혈이 담긴 한 수다. 좌상 귀에서 시작된 긴 전쟁은 어디가 머리이고 어디가 꼬리인지 모르게 이어지고 있지만 원성진은 이 64 한 방으로 모든 혼란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과연 흑은 곤란해 보인다. 65의 단수는 이 한 수. 그러나 66으로 기어나오니 좌우로 분열된 흑의 대군이 심히 위태롭다.



 벼랑에 몰렸지만 18세 박정환의 얼굴은 아무 변화가 없다. 묵묵히 67로 잇고 68엔 69로 때려 둔다. 70으로 넘는 것은 필연이며 72의 응수도 절대다. 그 다음 떨어진 73의 붙임수.



 처음엔 삶의 몸부림인 줄 알았다. 그러나 상대방 원성진의 얼굴이 점점 붉어지고 있다. ‘참고도’ 백1로 차단하면 5까지는 외길. 흑6, 8의 선수에 9의 삶도 어쩔 수 없다. 여기서 10으로 가르고 나오면 전세는 일변한다. 흑의 양곤마가 아니라 백의 양곤마가 된다. 바둑의 수란 참으로 아득하다. 당황하지 않고 역습의 길을 찾아낸 박정환의 수읽기가 눈부시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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