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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광우병 대처 잘못 … 리더십 상처 입은 대처

중앙일보 2011.02.14 19:34 종합 4면 지면보기



1980년대 말 영국의 교훈





영국병을 치유하고 경제개혁으로 세계적 이목을 받았던 영국 총리 마거릿 대처(사진)가 집권 후반에 휘청하게 된다. 세금 인상, 유럽연합(EU)과의 관계 악화에다 영국을 휩쓴 광우병에 대한 미흡한 대응 때문이었다. 광우병이 발생했을 때 미온적인 초동 대응으로 걷잡을 수 없이 사태가 악화돼 리더십에 치명타를 입었고 결국 총리직에서 물러나는 빌미가 됐다. 1980년대 말과 90년대 초 영국의 광우병은 최고조에 달했다. 민심이 흉흉해지고 EU는 영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금지하기에 이른다. 축산농가와 관련 산업계의 불만은 고조될 수밖에 없었다.



 광우병은 외교 마찰로도 확대됐다. 대처의 뒤를 이은 존 메이저 정부 때 영국산 쇠고기 수출을 둘러싸고 영국 정부와 독일·프랑스 등 EU 국가들과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다. 쇠고기 무역분쟁으로 영국은 유럽 통합에 ‘비협조 정책’을 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영국 정부는 자국민들로부터 ‘외교 무능’이라는 비판을 거세게 받았다. 광우병으로 내치·외치 등 국정 운영이 모두 힘들어진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보수당 정권은 97년 노동당에 정권을 내주게 됐다.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 정부는 ‘광우병 특별조사위원회’를 출범시켜 ‘영국의 광우병은 정부의 실패’라고 결론 짓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서울대 강원택(정치외교학) 교수는 “이명박 정부는 구제역 문제가 국가 이미지 훼손뿐 아니라 국정 운영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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