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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례를 통해서 본 상황별 성교육

중앙일보 2011.02.14 03:30 건강한 당신 2면 지면보기



딸이 컴퓨터로 ‘야동’을 본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일러스트=강일구]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딸을 둔 이지영(45·가명)씨. 2월에 밸런타인데이와 졸업식, 입학식이 연달아 있어 무슨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손에 있는 커플링을 본 뒤부터 사춘기 딸이 들뜬 마음에 ‘사고’를 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것.



이처럼 사춘기 자녀의 성문제로 청소년성문화센터의 문을 두드리는 사례가 많다. 서울에 있는 ‘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에 접수된 상담사례를 통해 가정에서 대처할 수 있는 상황별 성교육 내용을 소개한다.



‘하지 말라’는 말은 오히려 역효과



Q 중학생 딸의 컴퓨터에서 음란물을 발견했습니다. 딸은 다시는 보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불안해서 자꾸 아이 곁을 맴돌게 됩니다.



A 요즘 아이들은 예전과 달리 성장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부모 세대와 달리 인터넷을 통해 음란물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이때 부모는 ‘하지 말라’가 아닌 ‘왜 엄마가 걱정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음란물을 통해 왜곡된 성지식과 성태도를 갖고, 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을 염려한다고 알려주세요. 음란물은 호기심과 자극을 일으키는 내용이기 때문에 중독성이 강한데 이를 걱정한다고 얘기를 나누세요.



여학생에게 심한 장난을 친다



Q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이 학교에서 여학생 히프와 다리를 만지고 뒤에서 껴안는 행동을 했습니다. 여학생의 팬티 색깔을 보기 위해 치마를 들추는 행동도 합니다.



A 중학교 때는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신체와 정신 성장이 불균형을 이뤄 아이들이 많이 혼란스럽습니다. 이 때문에 감정 기복이 심하고, 반항심이 많아져 일탈행위를 하게 됩니다. 언제부터 장난을 쳤는지, 왜 장난을 치는지 이유부터 알아야 합니다. 혹시 야한 동영상을 봤는지, 충격을 받은 일은 없는지, 다른 스트레스로 인한 행동은 아닌지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아들의 행동이 성적 호기심이 아닌 불만 표출이거나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는 행동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성이 호기심의 대상이 아닌 인격체라는 것, 그리고 여성에 대한 배려가 남자의 덕목이라는 사실을 반복해서 일깨워주세요.



이미 성관계를 한 사실을 알았다면



Q 고등학생 딸의 휴대전화를 우연히 봤는데 임신에 대해 걱정하는 문자를 봤습니다. 이후 남자친구는 만나지 않기로 했지만 자꾸 의심하게 되고 편하게 딸을 볼 수가 없네요.



A 무조건 성관계를 하면 안 된다는 말보다 준비가 되지 않은 성관계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일과 책임져야 할 부분을 딸과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불안과 불신 때문에 어렵겠지만 딸의 행동을 관찰하고 확인하는 것보다 믿는 마음으로 지켜보는 것이 같은 행동을 반복하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아들이 동성애로 고민



Q 고등학생 아들이 동성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청소년기에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상황이 심각한 것 같아요.



A 청소년기는 성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시기입니다. 100% 남자, 100% 여자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단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아들이 동성애에 관심이 있다면 일단 지금 빨리 결론을 내리지 않아도 되고, 지금 동성애자였다고 평생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씀해주세요.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자위행위를 지나치게 한다



Q 아들이 자위를 한 흔적이 하루에 한두 번씩 발견됩니다. 남편에게 말해봤지만 그냥 넘어가라고만 합니다. 자주 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엄마가 이야기하면 상처를 받을까 망설여집니다.



A 자위는 성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폭발하는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다만 심심풀이로 자극을 원하거나 망상에 빠져 자위를 탐닉한다면 문제가 됩니다. 이럴 땐 아들 방에 휴지를 갖다 놓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하는 행동을 다른 사람이 알고 있으면서 말없이 무언가를 준비해줄 때 대부분 자신의 행동이나 생각을 통제하거나 자제하기 때문입니다.



정리=권병준 기자

일러스트=강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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