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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교육원 합격한 정종흠·박현우·정윤재군

중앙일보 2011.02.14 00:57



메모 습관, 과학 실험, 질문 공세
“우리는 궁금증 못 참아요”







8일 서울대와 서울교대 영재교육원 합격생이 발표되면서 이미 발표한 연세대까지 서울 소재 대학부설 영재교육원 합격생 발표가 마무리됐다. 이들은 3단계 관찰·추천입학전형으로 선발됐다. 일선학교에서부터 6개월 이상 장기간 관찰로 영재성을 판별해 추천과 면접으로 선발하는 전형이다. 합격생들을 만났다.



평소 궁금하던 주제, 내가 만든 수학공식으로 증명해봐

정종흠(서울 목원초 6)·연세대 과학영재교육원 수학 부문 합격












 정군은 항상 메모지를 들고 다니는 습관이 있다. 길을 가다가, 수업을 듣다 문득 ‘저건 왜 저럴까’라는 의문이 들 때면 놓치지 않고 메모지에 적는다. 평소 알고 있던 수학공식도 새로운 증명방법이 떠오르면 아이디어를 정리해 놓는다.



 그렇게 모인 A4용지가 지금은 200페이지에 이른다. 그 중엔 엉터리다 싶을 정도로 엉뚱한 생각도 있고, 정교한 수학증명도 있다. 딱히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메모들이 아니다. 순간 떠오르는 수학적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기 위한 정군의 노하우다.



 “위대한 수학자들은 모두 새로운 원리들을 찾아냈잖아요. 저도 제 이름이 붙은 수학명제를 찾아내고 싶어요.”



 이런 노력이 모여 결실을 맺기도 했다. 지난 해 경원대 영재교육원에서 실시된 산출물대회에서 루트값을 컴퍼스와 자로 구해내 1등을 했다. 평소 메모해뒀던 아이디어였다. 메탄을 이루고 있는 수소와 탄소가 서로 109.5도의 각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도 기하학의 지식을 응용해 스스로 알아냈다. 이렇게 평소 궁금한 것이 눈에 띄면 알고 있는 지식을 총동원해 나름의 증명방법을 찾곤 했다. 반드시 정답일 필요는 없다. 정군은 “의심해보고 탐구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여러 차례 반복하다 보면 나름의 접근방법들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정군이 치른 3단계 과정



1단계 : 교내평가 및 추천

- 관심 있는 주제분야 연구계획 세우기

- 서울에 등록된 미용사 수 구하기(창의사고력)

- 서로 발표하며 논박반론하기, 오류 찾기



2단계 : 강서교육청 평가 및 추천

- 동영상 수업을 듣고 즉석에서 질문에 답하기

- 문제해결력과제집착력창의력논리력 측정



3단계 : 연세대 과학영재교육원 면접

- 자기소개서 진실성 확인

- 관심 있는 연구분야, 독서이력 질문

- 본인이 수행했던 실험탐구에서 배우고 느낀 점

- 경원대 과학영재교육원에서 배운 점과 앞으로의 연구계획



자기만의 고생물 사전 만들고 과학탐구 보고서로 탐구능력 키워

박현우(서울 광장중 1)·서울대 과학영재교육원 생물심화 부문 합격












 “항상 학교생활에 적극적으로 참가했어요. 과학뿐 아니라 수학에서도 재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죠.” 박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교내수학경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놓쳐본 적이 없다. 내신성적도 최상위권이다. 과학탐구보고서도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매년 제출했다. 선택숙제이기 때문에 굳이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다.



 기체의 증발현상에 관심을 가지던 박군은 교사의 평가도 받을 수 있는 과학탐구보고서를 적극 활용해보기로 했다. 교내에서 결과가 좋다면 교외대회에 나갈 수 있는 기회도 덤으로 생길 수 있다. 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자기만의 연구를 꾸준히 지속하자는 생각이었다. 매년 실험을 더 구체화하고 실수를 줄여가면서 연구과정을 완벽히 해나갔다. 이런 과정이 박군에겐 기초적인 탐구능력을 키우는 과정이 됐다.



 고생물학자가 꿈인 박군은 자기만의 고생물사전도 만들었다. 새로운 고생물을 공부할 때마다 삽화자료를 첨부하고 내용을 정리했다. 어릴 때부터 꾸준히 만들어온 것이 100쪽이나 된다. 이처럼 관심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활동이 자기소개서에서 과제집착력과 연구의지 등을 표현할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됐다.



 박군은 “면접에선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군은 3단계 서울대 과학영재교육원 면접에서 면접관의 태도에 당황했었다. 면접관들이 자기 꿈인 고생물학자에 대해 어렵고 힘든 현실을 얘기했다. “처음엔 왜 그런 말을 할까 당황스러웠죠. 그러다 ‘아차 일부러 그러는 것일 수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더 적극적으로 내 꿈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반응을 원했던 것 같아요.”



박군이 치른 3단계 과정



1단계 : 교내평가 및 추천

- 기체의 증발현상에 대한 과학탐구보고서 제출

- 창의사고력 측정 문제



2단계 : 성동교육청 평가 및 추천

- 수학과학 창의사고력 측정 문제



3단계 : 서울대 과학영재교육원 면접

- 자기소개서 진실성 확인

- 관심 분야에 대해 과제집착력, 연구의지, 비전 등을 집중 질문

- 실험실패경험에서 얻은 교훈, 향후 실험계획



다양한 수학책 읽고 관련 교과개념 반복학습 강조

정윤재(서울 리라초 5)·서울교대 과학영재교육원 수학 부문 합격












 정군은 학교생활에 충실했던 점을 합격의 비결로 꼽았다. 특히 수학·과학 시간엔 더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했다. 궁금한 것이 생기면 지체 없이 질문을 하곤 했다. 이런 평소 공부습관을 자기소개서에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어릴 때부터 다양한 수학책을 읽고 교과서의 개념을 찾아 학습했던 과정을 자세히 묘사했다. 정군은 3학년 때부터 자기만의 수학노트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수학책의 내용을 요약하고 관련된 교과개념을 정리하면서 복습했던 노트다.



 감명 깊게 읽은 책 3권을 언급할 때는 인성·수학적 관심·꿈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이야기 구조가 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배려심을 배울 수 있었던 책, 수학에 대해 관심을 키우게 된 책, CEO라는 꿈을 꾸게 된 책을 골라 그 이유를 적었다. 지금까지 성장해왔던 과정과 앞으로 꿈꾸고 있는 미래의 자기 모습을 강조했다. 정군은 “교육청 영재교육원이나 영재학급 활동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라”고 조언했다. 중부교육청 영재교육원에서 꾸준하게 작성했던 수학탐구보고서가 큰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정군이 치른 3단계 과정



1단계 : 교내평가 및 추천

- 수학·과학 창의사고력 측정 문제



2단계 : 중부교육청 평가 및 추천

- 동영상 수업을 듣고 즉석에서 질문에 답하기

- 문제해결력과제집착력창의력논리력 측정



3단계 : 서울교대 과학영재교육원 면접

- 자기소개서 진실성 확인

- 지원동기와 공부방법

- 영향 받은 책 3권에 대한 내용확인과 이유

- 수학과학 창의사고력 측정 문제(구구단에서 7단과 9단의 차이와 특징, 원주율이 4보다 작은 이유)



[사진설명] 정종흠·정윤재·박현우(왼쪽부터)군은 “학교생활에 충실하며 관심분야를 꾸준히 계발한 것이 합격비결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정현진 기자 correctroad@joongang.co.kr/사진=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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