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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이노패스트 ④ 이니시스

중앙일보 2011.02.14 00:21 경제 11면 지면보기

‘이노패스트’는 혁신(Innovation)을 바탕으로 고성장(Fast-Growing)하고 있는 기업을 가리킵니다. ‘한국의 대표 기업’이라고 부르기엔 아직 부족하지만 미래의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중견·중소기업들입니다. 제2의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로 진화할 수 있는 기업입니다. 중앙일보는 2009년에 이어 올해 10개 이노패스트 기업의 창업·성장 이야기를 소개하고, 이들에 대한 딜로이트의 전문적인 컨설팅을 곁들임으로써 기업가 정신이 기업 성장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조명할 예정입니다.




집요했다, 신용 지켰다 … 온라인 결제 10년 넘게 1위 했다







온라인 결제 대행업체 이니시스의 전수용 대표가 회사의 보안 시스템 흐름도를 설명하고 있다. 이니시스는 최근 QR 코드 방식의 결제 방식을 도입하는 등 차세대 먹을거리를 찾는 데도 열심이다. [오종택 기자]





집요함. 온라인 결제 대행업체인 이니시스가 성장하고 10년 넘게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은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2년 전, 한 달에 한 번씩 간부들이 오전 9시부터 호텔 방 하나에 모여 ‘집중적 초토화 전략’이란 걸 토론했다. 뭔가 나올 때까지 못 나갔다”는 전수용 대표의 말을 들으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여기서 사업 방향이 결정되고, 신규 아이템이 정해졌다.











 이니시스가 전자지급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1998년이다. 한국에서 인터넷이 막 싹트기 시작할 무렵이니 이 분야에선 원조다. 당시 온라인 상거래는 씨앗을 뿌리던 수준으로 대부분 개념만 알고 있는 정도였다. 인터넷에서 물건을 구입하던 당시의 얼리어답터들은 신용카드 결제대금이 ‘이니시스’로 청구되자 “사기를 당했다”며 신고하기 일쑤였다. 전 대표는 “사업 초기 검찰이 버스째 와서 회사를 죄다 뒤지기도 했다”며 웃었다.



 전자지급 서비스는 2000년대 초 날개를 달았다. 전자상거래 관련 법안이 정비되고, 소비자들의 인식이 퍼지면서다. 그 무렵 IT 거품이 일어났다. 이니시스는 잠시 곁눈질을 한다. 오픈마켓 사업에 뛰어든 거다. 170억원을 들여 ‘온 켓(onket)’이란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회사의 역량은 이쪽으로 쏠렸다. 자연스레 전자지급 서비스에 대한 혁신은 위축됐다. 그러나 온 켓 사업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워낙 경쟁이 치열해 뛰어들었던 대기업들도 사업을 접는 경우가 많았다. 곧 ‘레드마켓’이 된 거다. 이니시스도 위기를 맞았고, 결국 사업을 접었다.



 이때 구원투수로 등장한 이가 당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던 전 대표다. 긴급 처방이 필요했다. 영업 일선에서 임원들이 직접 뛰어야 했다. 전 대표는 “가맹사들과 관계를 갖고 있던 직원들이 퇴사를 하면 그 인맥도 없어지는 셈이었다”며 “임원들이 직접 뛰어 얼굴을 익히며 영업망을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곧 다시 1위 자리를 굳혀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위기는 또 찾아왔다. ‘소비자→이니시스→카드사→쇼핑몰’로 이어지는 사업 과정은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보안 기술이 중요하고, 사기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07년 초, 에어컨 등 여름 전자제품을 싸게 판다는 사이트가 등장했다. ‘독도는 우리 땅’ 등의 대형 문구를 대학가에 내거는 티저 광고로 인지도를 넓힌 이 사이트는 30억원을 끌어 모았다. 배송 예정일이던 6월 5일, 사이트는 닫혔고 사업주는 튀었다. 사기였다. 이 업체의 카드 결제 대행을 이니시스에서 했다. 이때 돈을 전액 배상한 곳이 이니시스였다. 끝까지 추적해서 10억원을 찾았지만, 20억원은 순손실 처리됐다. 전 대표는 “그 사건 이후 예약 판매 업종과는 계약을 하지 않는다”며 “비싼 수업료를 냈지만, 고객들의 신뢰는 잃지 않았다”고 말했다. 집요함과 정면대응 방침을 엿볼 수 있는 사례다.



 여전히 중소기업이지만, 10년간 1위를 지키고 있는 이니시스의 경우라면 ‘안정 단계’란 말을 써도 되지 않을까. 전 대표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새 사업을 염두에 두고, 바뀌는 상황에 따라 계속 변해가야 한다는 거다. PC가 없어지고 아이패드나 스마트폰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는 등 변화는 눈에 보이는 현실이다. 이니시스는 ‘차세대 먹을거리’를 찾으러 12명의 태스크포스를 꾸렸다. 이들은 ▶편리성 ▶차별성 ▶감성 세 가지 모티브를 새기며 새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 중 하나가 QR(Quick Response)코드 분야다. QR코드는 한 방향으로만 정보를 갖고 있는 바코드와 달리 가로와 세로 두 방향으로 정보를 저장할 수 있어 최근 IT 업계의 총아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의 덴소사가 QR 코드 활성화를 위해 최근 특허를 개방했다. 전 대표는 “치킨 전단지에 QR코드를 넣고 이를 통해 결제를 하면 주문데이터와 배송지 정보를 치킨 집에 전송하는 형태의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재 육성에도 열심이다. 자율적으로 학습조직을 꾸려 토론 문화를 확산시키는 게 기본 방향이다. 회사 전체의 교육 프로그램이 있고, 사업본부별로 자체 교육 프로그램이 따로 있다. 이를 테면 영업조직은 2주에 한 번, 월요일마다 ‘얼리 버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주제를 정해 발제와 토론을 하는 식이다. 최근에는 페이스 북이 연구 대상이었다. 각자 개인 블로그에 기술 지식과 고객사와의 경험 등에 대해 올리도록 하고 있다. 많은 중소기업은 “실컷 키워놓으니 데려가더라”는 불만을 얘기한다. 전 대표는 “좋은 일”이라고 했다. “온라인 결제 시장의 사관학교다. 각자 흩어져 다른 곳에서 일하더라도 결국엔 이니시스 출신”이라는 자신감이다.



 전 대표는 ‘마중물’에 빗대어 자신의 역할을 규정했다. “개인적인 철학이자 회사의 철학이다. 대표로 취임한 처음엔 ‘내가 전지전능한 신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한테는 그런 통찰력이 없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눈을 돌렸다. 180명 직원은 모두 잠재력이 있다. 이를 끌어내 사업에 쏟아놓을 수 있는 장(場)을 만들어 주는 게 내 역할이다. 그렇게 되면 1000명 이상의 파워가 나올 수 있다. 기업의 수명은 10년을 넘기기 어렵다. 그러나 삼성과 현대는 60년 넘었다. 우리도 못할 게 없다.”



특별 취재팀=김준현 차장, 최현철·하현옥·한애란·권호·김경진·권희진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소셜·모바일 커머스 미래성장동력으로 확보해야









박성혁 딜로이트컨설팅 이사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전자지불은 상당한 영향력과 파급력을 가진 핵심 요소다. 인터넷상의 모든 상거래가 전자지불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향후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전자지불 관련 비즈니스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모바일 커머스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는 것 역시 앞으로의 사업 전망을 밝히는 요인이다.



 이니시스는 국내 전자지불 시장에서 40%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선도기업이다. 20%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사이버결제(KCP)와 LG유플러스 등이 그 뒤를 쫓고 있으나 후발주자들과의 격차로 볼 때 이니시스가 실질적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시장 지배자로서의 위상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며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이 회사의 강점이다. 유통시장에서 QR코드가 확산되는 트렌드에 맞춰 관련 서비스를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해당 서비스가 아직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시장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바람직한 행보로 볼 수 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린 소셜 커머스에 대한 발 빠른 대응도 눈여겨볼 만하다. 소셜 커머스 시장의 양대 강자 중 하나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위메이크프라이스’의 전자지불 부문을 이 회사가 담당하고 있는 것은 미래성장 동력 확보 측면에서 평가할 만하다.



 올해 급성장이 예상되는 이 시장에서 얼마나 많은 주요 파트너를 확보하느냐가 향후 전자지불 업계의 경쟁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각 업체들이 일찌감치 공격 경영을 선언하고 합종연횡에 나서는 등 치열한 경쟁 양상을 예고하고 있어 신중하면서도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아직 전체 매출에서 관련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는 않지만 시장 변화 추이를 면밀하게 주시하면서 전사 차원의 대비에 나서야 한다. 실제로 최근 스마트폰 보급이 급속히 확대됨에 따라 향후 수년 내 시장 규모가 급팽창할 가능성이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중기적인 관점에서 모바일 커머스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 수립에 나설 것을 권고한다.



 글로벌 표준은 시간을 두고 대처할 사안이다. 아직은 국가별로 각기 다른 유형의 기준을 고수하고 있어 단시일 내에 전자지불 기준이 국제적으로 표준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글로벌화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전자지불의 한 형태인 휴대전화 결제의 경우 다날 등 업체를 중심으로 글로벌화가 빠르게 추진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전자지불 시장 역시 궁극적으로는 표준을 장악한 업체가 시장의 주도권을 잡게 될 공산이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박성혁 딜로이트컨설팅 이사



딜로이트의 지면 컨설팅

● 현재의 위상에 안주하지 말고 다양한 방면에서 혁신을 주도하라.



● 소셜 커머스, 모바일 커머스 등 떠오르는 시장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라.



● 중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표준을 염두에 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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