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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삼성전자 100만원’ 징크스?

중앙일보 2011.02.14 00:18 경제 12면 지면보기








“삼성전자 100만원 얘기 좀 하지 마세요.”



 요즘 증시가 지지부진하면서 증권가에서는 이런 말이 돌고 있다. ‘삼성전자 100만원 징크스’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로 100만원을 제시하는 증권사 보고서가 나오면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코스피지수가 이를 정점으로 내리막을 걷는 일이 잦다 보니 나온 말이다.



 시작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 6월 세종증권은 당시 35만원이던 삼성전자의 적정 주가를 124만원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후 코스피지수는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도 4개월 만에 12만원까지 밀렸다. 2002년 2월에는 신영증권, 2004년 4월에는 CLSA 증권이 목표 주가 100만원을 외쳤지만 공교롭게도 증시는 꼭지를 찍고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때부터 삼성전자 징크스는 ‘마천루의 저주(skyscraper curse)’에 비유되기 시작했다. 초고층빌딩이 세워진 이후 경제위기가 닥친다는 마천루의 저주처럼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 징크스가 하락의 신호탄 역할을 한다는 것이었다.



 2009년 8월 키움증권이 목표 주가 100만원을 제시한 이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회복하며 오름세를 타던 증시는 이후 한동안 지루한 박스권을 횡보했다. 그리고 올해 마침내 삼성전자 징크스는 깨지는 것처럼 보였다. 여러 증권사가 “삼성전자 100만원”을 외쳤고,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101만원에 장을 마감하며 벽을 무너뜨렸다. 하지만 이달 1일 이후 삼성전자는 5일 연속 하락하며 다시 91만원대까지 떨어졌고, 코스피지수도 2000 선이 무너지며 본격 조정을 받는 분위기다.



 물론 국내 증시 하락을 징크스와 연관시켜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코스피 시가총액의 14%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주가 움직임이 전체 코스피지수에 영향을 주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삼성전자의 부진을 펀더멘털(내재가치) 요인보다는 수급상 요인에서 찾고 있다. 외국인이 차익실현 과정에서 보유 비중이 큰 삼성전자를 먼저 팔고 있다는 것이다. 한화증권 안성호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도세가 상당 부분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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