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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기의 마켓 워치] 외국인 복귀 기대 당분간 접고 가자

중앙일보 2011.02.14 00:17 경제 12면 지면보기








그게 언제일까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빨리 왔다.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처분하는 시점 말이다.



외국인은 1월 28일 이후 연 8일간 3조3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신흥국들의 인플레와 금리 인상, 중동의 정정 불안 등을 근거로 2월부터는 외국인 매수가 주춤해질 것이고 증시도 쉬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긴 했다. 그러나 이렇게 싸늘하게 돌아설 줄은 몰랐다. 지수 2000 선까지 맥없이 무너지자 내로라하는 시장 고수들도 말문이 막혔다.



 외국인은 왜 갑자기 변심한 것일까.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 흐름을 보이는 게 주요인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는 올 2분기께나 터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각종 경기지표가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 올 성장률 전망치도 2%대 후반에서 3%대 중반까지 올랐다.



 주가는 경기가 뜨거울 때보다 바닥에서 막 벗어날 때 훨씬 크게 오른다. 좋은 새 먹을거리가 생겼으니 그동안 많이 먹은 신흥국 시장에서 발을 빼는 게 당연하다. 특히 한국은 지난해 가장 배불리 먹은 시장으로 꼽힌다.



 그러면 언제까지 얼마나 팔까. 외국인이 돌아올 것이란 기대는 당분간 아예 접는 게 좋을 듯싶다. 다만 이탈 속도는 곧 완화될 것이다. 요즘 파는 외국인은 주로 유럽계인데, 원래 단타 매매로 유명하다. 팔 때도 짧은 기간에 해치운다. 장기투자 성향의 미국계 투자자는 아직 별 동요가 없다는 분석이다.



 주가 흐름은 어떻게 될까. 2005년 이후 외국인 누적 순매수와 코스피지수 흐름에서 나름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프를 보면 ①국면에서 주로 판 게 유럽계 투자자인데 코스피지수는 약 두 달간 200포인트 조정받은 뒤 상승 흐름으로 복귀했다. 당시 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였다. ②국면이 미국계 투자자까지 매도에 본격 가세한 시점이다. 주가는 급락세로 돌아서 코스피지수는 반 토막 났다. 당시 PER은 13배.



 아무래도 지금은 ①국면과 비슷한 상황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 한국 기업의 실적이 여전히 탄탄하고 PER도 딱 10배로 그때와 같다. 외국인이 떠난다고 주가가 항상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당장 이번 주는 최근 단기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예상된다.



경제선임기자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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