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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의 행복한 꿈, 캔버스에 담아 드려요

중앙일보 2011.02.14 00:15 경제 15면 지면보기



[나눔의 진화 2] 대학생 연합동아리의 ‘예술 나눔’



지난해 7월, 아트&쉐어링 회원들이 서울시립수락 양로원 노인들을 위한 ‘꿈의 캔버스’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할아버지·할머니들의 꿈을 그림으로 그렸다. 처음에는 “편안히 죽는 게 꿈”이라던 노인들도 조금씩 자신의 젊은 시절 소망 등을 풀어놓았다.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 강당에선 ‘꿈의 캔버스’라는 주제의 이색 전시회가 열렸다. 국내에 시집온 외국인 이주여성 20여 명에게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언제였는지 들은 뒤 자원봉사자들에게 그려 보도록 했다. 그 작품들이 이날 하루 전시됐다.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딸 둘을 둔 40대 초반의 한 일본 여성은 두 딸과 함께 그림 그릴 때를 꼽았다. 그의 최고로 행복했던 순간은 두 딸과 자신이 함께 활짝 웃는 그림으로 형상화돼 이날 벽에 걸렸다.



 전시회를 기획한 대학생 연합동아리 ‘아트&쉐어링’은 ‘예술 나눔’을 부르짖는다. 생활형편이 빡빡한 경우가 많은 이주여성들에게 시급한 건 문화적 욕구 충족보다 한글교실이나 의식주 지원이 아닐까. 이에 대해 동아리의 양성락(24·연세대 경영) 회장은 “외국인의 정착을 돕기 위해선 물질적 지원과 문화예술 체험을 병행해야 할 때”라고 답했다.



 아트&쉐어링에는 미술 등 예술전공 학생뿐만 아니라 경영·인류 등 인문·사회과학 재학생들이 두루 참여했다. 사회적 약자들의 시선에서 예술을 바라보려면 다양한 전공자가 어울려야 한다.



 전시회 준비는 지난해 가을 시작했다. 녹색병원을 통해 초등학생 자녀를 둔 다문화가정 어머니를 섭외했다. 이들을 만나 아이들과 고국에 대한 이야기, 한국에 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 등 행복했던 기억을 경청했다. 그 다음 인터뷰 내용을 그려줄 화가를 모집했다. 동아리 회원마다 지인을 찾았다. 예술 관련 인터넷 사이트나 트위터에 자원봉사자 모집 글을 올렸다. 그 결과 아마추어 예술가와 미술 전공 대학생 20여 명이 자원했다. 전시한 그림은 인터뷰에 응한 이주여성들에게 선물했다. 그림 선물은 처음 받아봤다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꿈의 캔버스’ 전시회는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7월 서울시립수락양로원 노인들의 꿈과 웃음을 그려 전시한 것이 처음이다. 할머니·할아버지들은 “늙은이한테 그저 편하게 고통 없이 죽는 것 말고 무슨 꿈이 있겠느냐”며 처음에는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설득하고 대화해 보니, 꼭 가봤으면 하는 명승지가 있고, 아직도 못다 한 공부가 있었다.



 아트&쉐어링의 예술나눔은 전시회가 다가 아니다. 동아리 내 공연예술팀은 지난해 1월 서울 보라매병원 환자들을 위해 ‘찾아가는 음악회’를 열었다. 예술교육팀은 이어 7월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서 2박3일간 ‘꼬마 사슴들의 예술이야기’라는 예술캠프를 열었다. 주변 자연물을 활용해 나뭇잎 판화 티셔츠 만드는 법과 종이 만드는 법 등을 분교 어린이들에게 가르쳐줬다. 지난 27일에는 초등학생 상대의 사흘짜리 미술 교육을 진행했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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