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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알제리로 옮겨붙는 시민혁명 불길 … 오바마 ‘이집트의 호메이니’ 나올까 우려

중앙일보 2011.02.14 00:12 종합 4면 지면보기



아랍 민주화 시위 태풍으로



12일(현지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서 시민들이 민주화 시위 도중 숨진 이들을 기리는 기념물에 헌화하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지난달 25일부터 18일 동안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해 300여 명이 사망하고 5000여 명이 부상했다. [카이로 AP=연합뉴스]





이집트 혁명의 성공이 튀니지발(發) 민주화 바람을 ‘태풍’ 수준으로 격상시켰다. 아랍 각지에서 반정부 시위가 다시 불붙고 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퇴진을 발표한 다음날인 12일(현지시간) 알제리 수도 알제에선 수천 명의 시민이 거리로 나와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야권과 시민들은 “경찰국가 물러나라” “알제리를 돌려달라”고 구호를 외쳤다. 경찰이 무력 진압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400여 명이 연행됐다고 AP 등은 전했다.



 예멘에서도 이날 수도 사나의 시민 4000명이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거리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살레의 사진을 찢고 “무바라크 다음은 살레의 차례”라고 외쳤다. 튀니지 튀니스대의 칼리파 차터(역사학) 교수는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아랍을 대표하는 이집트가 변하면 아랍권 전체가 변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아프리카·중동에서 민중이 절대권력에 저항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장기 독재와 부패, 높은 실업률과 인권 경시 등 아랍 국가 대부분은 시민혁명이 발발할 토양을 갖추고 있다. 예멘의 살레는 1978년 이후 33년간 장기집권 중이다. 실업률이 35%, 빈곤율이 45%에 달한다. 알제리는 부테플리카 정권이 92년 비상사태를 선포한 이후 정치적 자유를 억압해 왔다. 알아사드 부자가 40년간 세습 통치한 시리아는 비밀경찰을 가동해 실업률 30%에 고통받는 민심을 통제해 왔다.



 피플 파워에 놀란 아랍권 권위주의 정부는 민심 수습에 분주해졌다. 바레인의 하마드 빈 알칼리파 국왕은 야권인 시아파가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자 각 가정에 1000디나르(약 300만원)씩 주겠다고 11일 밝혔다.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은 무슬림형제단 등 야권 인사를 대거 기용한 새 내각을 발표했다.



국제사회의 눈은 또 다른 아랍 대국 리비아로 쏠리고 있다. 42년간 권좌를 지켜온 무아마르 카다피가 부자 권력 세습을 준비 중인 가운데 야권은 17일을 ‘분노의 날’로 정하고 대규모 시위를 계획 중이다.



이충형·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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