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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 때보다 평수 줄이고 … 전셋돈 못 구해 파혼 위기

중앙일보 2011.02.14 00:12 종합 24면 지면보기

올 8월 결혼 예정인 회사원 최모(27·여)씨는 신혼집을 찾던 중 남자친구와 파혼 직전까지 갔었다. 양가에서 지원해준 1억5000만원으로 지난달부터 전셋집을 알아봤지만, 이 예산으로는 서울 외곽의 아파트마저 구하기 어려웠다. 이 과정에서 최씨는 남자친구와 많이 다퉜고, 결혼을 깰까 생각도 했다고 한다.




예비부부들, 전세대란 직격탄









결국 예비 시부모가 본인들이 살던 아파트의 평수를 줄여 이사가면서 1억원을 추가로 보태고, 최씨 부모도 5000만원을 다시 내 줘 이들은 지은 지 꽤 오래된 아파트의 제일 작은 면적의 집을 매입할 수 있었다. 전세에서 아예 매입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은 앞으로 전세대란이 계속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한다.



  서울 시내 전세값 상승 현상이 계속되면서 새로 살 집을 구해야하는 신혼부부들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 결혼 6개월 전부터 집을 구해야 하는 것은 물론 각종 웃지 못할 일들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6월 결혼한 회사원 이모(29)씨는 부모님 집에 6개월~1년 정도 살면서 부부가 모은 돈으로 전셋집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약 8개월 동안 아끼고 아껴 8000만원가량을 모은 부부는 최근 집을 알아보고 있지만 전세 가격은 6개월 전보다 천정부지로 솟아 있었다. 결국 이씨 부부는 아파트를 포기하고 오래된 빌라 등을 찾고 있다. 이씨는 “돈이 없어 결혼을 미룬다는 말이 이해된다”고 말했다.











4월 결혼 예정인 임현준(30)씨는 예산 2억5000만원으로 새로 지은 아파트를 찾던 중 난관에 봉착했다. 결국 ‘잘 아는 곳으로 가자’며 2년 전 싱글일 때 살았던 잠실의 한 아파트로 눈길을 돌렸다. 그러나 당시 임씨가 전세금 2억2000만원에 살았던 109㎡(35평)형은 4억~4억5000만원으로 값이 뛰어 있었다. 결국 임씨는 3억5000만원에 83㎡(25평)형을 계약했다.



 신혼부부들은 다세대주택이나 빌라보다 주로 대규모 신축 아파트 단지를 선호해 이 같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풀이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규모 신축 아파트 단지의 소형 면적은 최근 몇 년간 거의 공급이 없었다”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특히 수요가 많은 대규모 신축 아파트 단지를 선호하는 신혼부부는 주요 피해 그룹 중 하나”라고 말했다.



송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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