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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집이 좁다? 벽에 걸면 되죠

중앙일보 2011.02.14 00:05 경제 22면 지면보기






부엌 공간의 빈 벽에 선반과 벽걸이를 설치하면 자주 사용하는 물건들을 효율적으로 보관할 수 있다.





작은 집이 더 좁게 느껴지는 건 물건이 여기저기 어질러져 있기 때문이다. 수납공간은 한정돼 있고, 이것저것 모아 숨기다 보면 찾을 때도 고생이다. 주부들이 특히 난감해하는 장소는 부엌. 식사준비에는 의외로 많은 도구가 필요하다. 수납장과 서랍만으론 감당이 안 돼 싱크대 주변이 늘 어지러운 게 현실. home&이 찾아낸 해결 방법은 ‘걸기 수납’이다. 전시장에 그림을 걸 듯, 부엌의 빈 면을 이용해 자질구레한 도구들을 걸면 부엌을 넓고 깔끔하게 쓸 수 있다. 무엇을, 어디에, 어떻게 걸어야 할까.



글=서정민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 출판사 포북(for book)



주부 김윤경(36·서울 개포동)씨는 20평대 아파트에 산다. 부부만 살기에 다른 공간에는 불만이 없는데 유독 부엌에만 가면 좁고 답답해 한숨이 나온다. ㄱ자형 조리대에는 수납공간이 적다. “가스오븐·전자레인지·토스터·믹서·밥솥 등을 놓고 나면 빈자리가 없어요. 매일 사용하는 밥 짓기 도구들은 제 위치가 없이 조리대 여기저기에 널브러져 있기 십상이죠.” 두 아이를 둔 주부 민순영(43·경기도 화성시 능동)씨도 같은 고민을 얘기했다. “아이들이 크니까 도시락부터 간식 그릇까지 식기는 늘어나는데 부엌 수납공간은 예전 그대로라 늘 어수선해요.”



10~20평대 집 개조 사례를 묶은 인테리어 책 『작은 집이 좋아』의 저자 신경옥 씨는 “좁은 집에 차고 넘치는 살림살이를 해결하는 데 ‘거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며 “조금만 감각을 발휘하면 멋진 벽장식도 된다”고 조언했다.



매일 자주 쓰는 물건일수록 벽에 걸어라









햇볕 잘 드는 창가 아래쪽에 창틀과 같은 색깔의 벽걸이를 설치하고 다양한 패턴의 행주와 수건을 걸어두면 예쁘다.



조리대와 식탁 위 공간을 축내는 제품부터 골라내는 게 순서다. 수시로 써야 해 수납장이나 서랍 속에 넣어두고 꺼냈다 빼기를 반복하기엔 불편한 프라이팬·냄비·주전자·물컵·도마·국자·주걱 등이 해당된다. 이들 제품의 수납 형태를 수평에서 수직으로만 바꿔도 부엌 공간은 한결 넓고 시원해 보인다.



우선, 종류도 많고 자주 쓰는 물컵. 손잡이가 있어 고리만 있으면 아무 데라도 걸기 쉽다. 모양과 색깔이 각양각색이라 무엇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공간 분위기가 달라진다. 모양과 색이 각기 다른 컵을 지그재그로 걸어두면 벽에 리듬감이 생겨 부엌이 활기차 보인다. 모양과 색깔이 같은 물컵을 나란히 걸어두면 깔끔하고 현대적인 느낌이 강해진다. 다양한 용도의 행주와 수건, 앞치마도 걸기 수납에 적합하다. 이들 제품 역시 색깔·무늬가 다양해 벽장식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크기가 다른 프라이팬을 나란히 벽에 걸어두면 유럽풍의 이국적인 주방 분위기도 낼 수 있다. 과일이나 빵을 썰 때 사용하는 작은 나무 도마는 소박하고 따뜻한 느낌의 벽장식으로 좋다.



일상용품은 아니지만 수납장 보관이 까다로운 제품도 걸기 수납을 하면 좋다. 다리가 가늘고 길며 얇은 와인 잔은 수납장 안에 보관하기 곤란한 제품. 조금만 부딪쳐도 깨지기 쉽고 겹쳐 보관할 수 없어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조리대 상단 수납장 밑면에 ‘와인 걸이’를 설치하고 잔을 거꾸로 걸어두면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밋밋했던 부엌에 와인 바 같은 느낌이 더해지는 것도 장점이다.



수납장 아래, 창문 틀은 걸기 수납의 최적지











벽, 가구의 측면 등 빈 곳은 모두 걸기 수납에 적당한 자리다. 혹 주렁주렁 걸린 모습이 지저분해 보이진 않을까 고민한다면 그런 걱정은 버려도 좋다. 거실이나 침실과 달리 부엌은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날수록 활력이 느껴진다. 빈 곳이라고 해서 꼭 면적이 넓어야만 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손이 자주 가는 물건은 선반 또는 조리대 수납장 아래 벽에 걸어두는 게 제일 좋다. 주방 창문 틀 아래쪽도 적당한 벽걸이 장소다. 창틀은 대부분 목재라서 나사형 고리를 돌려 끼우면 손쉽게 걸기가 가능하다. 볕이 잘 드는 창문의 중간 부분에는 압착봉을 설치해 S자 고리를 끼워 사용하면 편리하다.



아이디어 소품을 끼워 넣으면 장식 효과 커진다



눈에 잘 띄는 넓은 면적의 빈 벽은 작정하고 장식 효과를 노리는 게 좋다. 봉(가로 막대)과 고리의 소재, 색깔에 따라 벽의 분위기가 다양하게 연출된다. 예를 들어 흰 벽에 나뭇가지를 봉으로 걸고(적당한 넓이로 떨어지게 두 개의 못을 박은 후 봉을 올려놓으면 된다) S자 고리를 연결하면 미술 전시장처럼 현대적인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장식 효과를 제대로 내려면 아이디어 소품을 하나씩 끼워 넣는 요령도 필요하다. 3개의 고리를 걸 때 2개는 원래 걸려고 했던 물건을, 1개는 주변과 어울리는 주머니 또는 액자 등의 소품을 걸면 실용성과 장식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 봉에 끼우거나 거는 고리의 모양을 각기 다르게 해도 장식 효과를 키울 수 있다.



천으로 만든 커다란 주머니를 여러 개 걸어두는 것도 걸기 수납의 요령 중 하나다. 작은 크기의 물건일수록 용도별로 따로 모아 두면 공간이 깔끔해진다. 주머니 겉에 이름표 또는 명함 크기 정도의 폴라로이드 사진을 붙여두면 물건을 찾기도 쉽고 장식 효과도 커진다.



어디서 살까?

●동네 철물점이나 마트에서 기본 형태의 벽걸이용 고리를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서울 을지로 4가에 있는 ‘제일철물’의 경우 목재에 돌려서 끼우는 나사형 고리는 250원, 주석 소재의 고리를 1500원, 장미 모양의 신주 고리를 4000원에 판매한다. 가격은 조금 비싸도 독특한 디자인의 고리를 사고 싶다면 서울 논현동에 있는 ‘최가철물’을 추천한다.



●서울 황학동에 있는 골동품 가게를 뒤져 아이디어 만점의 벽걸이를 만드는 재미도 쏠쏠하다. 동양풍 가마니 베틀이나 서양풍 촛대를 원래의 용도와는 다르게 벽걸이로 활용하면 근사한 인테리어 소품이 된다.



●문고리닷컴(www.moongori.com)=건축, 인테리어용 DIY 재료들을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이다. 상품 안내 중 ‘각종 걸이’ 코너가 따로 있을 만큼 다양한 디자인, 가격의 고리 제품들을 판매한다. 설치가 간편한 와인 걸이나 천장용 걸이 제품도 쉽게 구할 수 있다.





나뭇가지 벽걸이, 멋진 센스









적당한 굵기의 나뭇가지를 골라 벽걸이용 봉으로 활용한 사례들이다. 쉽고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인데 일단 방 안에 설치하고 나면 벽장식 효과가 크다. 가방과 액세서리의 무게를 고려해서 꺾어지거나 휘지 않도록 단단한 나무를 고르는 게 중요하다.



외출할 때 자주 사용하는 가방, 줄이 길어서 꼬이지 않게 보관해야 하는 목걸이 등도 ‘걸기 수납’에 어울리는 제품이다. 준비물은 벽걸이용 봉과 S자형 고리, 못과 망치다. 필요한 너비만큼 간격을 벌려 벽에 못을 박은 후 그 위에 봉을 걸치고 S자형 고리를 걸면 모든 과정이 끝난다.



 올봄에는 걸기 수납에 나뭇가지를 이용해 볼 것을 추천한다. 플라스틱이나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공산품과 달리 자연을 집 안으로 들인 것이라 볼수록 기분이 상쾌해진다. 고리에 걸리는 제품과 무게에 따라 휘지 않도록 적당한 굵기의 나뭇가지를 고르면 실용성 면에서도 손색없다. 휴일 등산길에서 직접 주워온 것도 좋고 서울 반포 고속버스터미널 상가, 양재동 꽃시장 등에 들러 잎과 꽃의 종류, 옹이의 크기, 휘어진 정도를 고려해 나뭇가지를 사면 된다. 가격은 대부분 1만원 미만이다. S자 고리는 크기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다르다. 무인양품에서는 L사이즈 2개 세트 1만500원, S사이즈 2개 세트 6800원에 판매한다. 문고리닷컴에서는 M사이즈의 고리가 1개에 3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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