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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운행 중 첫 탈선 사고 … 고속철 안전 비상

중앙일보 2011.02.12 00:21 종합 20면 지면보기



광명역 앞 터널서 10량 중 6량
15도 기우뚱 … 인명피해는 없어
코레일 “선로전환기 오작동 탓”
KTX 1시간 올스톱 … 환매 사태



부산에서 광명으로 향하던 KTX 열차가 11일 오후 경기도 광명역사 500m 앞 일직터널에서 10량 중 6량이 선로를 이탈해 멈춰서 있다. [경기소방본부 제공=연합뉴스]





부산에서 출발한 ‘KTX산천’ 열차가 11일 광명역 인근 일직터널에서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KTX가 운행 중 탈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사고 여파로 서울역 등에서는 환불 소동으로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시속 300여㎞로 달리는 KTX의 대형 사고를 막기 위해선 안전 대책이 시급해졌다.











 부산발 KTX산천 224호 열차는 이날 오후 1시5분쯤 광명역의 500m 앞에 있는 일직터널에서 궤도(레일)를 이탈하며 멈춰 섰다. 코레일에 따르면 사고 열차는 광명역 진입을 앞두고 속도를 줄여 운행하던 중 몇 차례 덜컹거리다 10량 중 뒤쪽 6량이 궤도를 이탈했다.



사고 열차는 이어 탈선한 객차들이 15도 정도 기울면서 승객들이 한쪽으로 쏠려 객실은 비명과 함께 아수라장이 됐다. 승객 황모씨는 “광명역 도착을 앞두고 열차가 심하게 덜컹거리더니 ‘쿵쿵’ 소리와 함께 멈춰 섰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승무원들은 수동으로 문을 열고 승객 149명을 광명역으로 대피시켜 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사고 여파로 KTX 운행이 한 시간가량 전면 중단됐고 이후에는 지연 사태가 잇따라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서울역에서는 이날 오후 5시 KTX 상행선 열차 8대와 하행선 4대, 임시로 편성된 일반 열차 3대의 운행이 취소됐다. 또 KTX 서울∼대전 구간에서는 고속선이 아닌 일반선을 이용하면서 운행 시간이 1시간가량 지연됐다.



KTX를 타려던 승객들은 열차가 예정된 시간에 출발하지 못하자 새마을호나 무궁화호로 갈아타려고 급하게 표를 바꾸거나 환불을 요구하느라 우왕좌왕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탈선 구간의 완전 복구와 정상화는 12일 중에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코레일 측은 KTX 열차를 대전~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가 이용하는 일반 궤도로 우회시켜 운행했다.



김흥성 코레일 대변인은 “사고 원인은 선로전환기의 문제로 추정되고 차체나 궤도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를 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사고 열차는 일직터널 안에서 광명역으로 들어가는 궤도로 갈아탔다.



하지만 열차가 다 빠져나가지 않은 상황에서 선로전환기가 작동해 후미의 객차들이 궤도를 이탈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선로전환기의 단순한 오작동이 아니고 안전장치나 차량, 궤도의 문제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특히 궤도는 위로 주행하는 차량의 무게를 지탱하고 노반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용할수록 부식되고 변형될 수 있다.



그동안 KTX의 안전장치와 궤도의 안전성을 둘러싼 지적은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2006년 감사원 감사에서 경부고속철도 120개 구간에서 4329건의 궤도 뒤틀림 현상이 지적됐다. KTX가 궤도를 주행할 때 열차의 중량에 따라 궤도 아래 고무 패드를 강성(剛性)에 따라 교체해야 하는데 일률적으로 7㎜ 이하로 설치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코레일 측은 일부 곡선 구간을 제외하고는 전면적인 교체는 하지 않았다.



 김수삼 한양대 교수(토목공학과)는 “2009년 KTX의 궤도 안전성 검사 결과 치명적인 문제는 없었다”며 “하지만 열차가 300여㎞로 달리는 만큼 수시로 안전성 검사를 해야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레일 측은 이에 대해 “2004년 개통 초기 운행 정시율이 87%였지만 지금은 98%에 달할 만큼 안전성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코레일의 정시율 기준은 도착 예정시간보다 10분 이내에서 빠르거나 늦게 도착해도 정시에 도착한 것으로 간주한다.



장정훈·이한길 기자



◆KTX산천=현재 서울~부산, 서울~목포 구간엔 객차가 각각 10량과 20량짜리인 KTX가 운행되고 있다. 이 중 10량짜리 KTX를 산천어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KTX산천이라 부른다. 현대로템이 제작해 2010년부터 경부선에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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