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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리 “돈이 목적이면 의사 된 후 매우 실망할 것”

중앙일보 2011.02.12 00:01 종합 32면 지면보기



기퍼즈 의원 총상 수술해 미국 ‘시민영웅’ 된 한인 피터 리



미국 애리조나주 총기난사 사건에서 중상을 입은 개브리얼 기퍼즈 의원을 수술한 한국계 피터 리 박사. [AFP=연합뉴스]



평화봉사단에 지원한 의사 아버지를 따라 초등학생 때 아프리카를 경험한 꼬마는 의사가 됐다. 의사로서 배운 것을 누군가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해군에 지원해 군인을 돌봤다. 그가 지난달 초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발생한 총격 테러로 머리에 총상을 입은 개브리얼 기퍼즈 미 연방 하원의원을 치료하게 된 것은 우연이었을지 모르나 기퍼즈 의원에겐 ‘하늘이 내린 행운’이었다. 기퍼즈 의원이 기적 같은 회복을 보인 것은 전쟁터에서 군인을 치료했던 그의 분투와 봉사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미 애리조나 대학병원 외상수술센터 과장인 피터 리(Peter Rhee·49) 박사 이야기다. 리 박사를 최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개브리얼 기퍼즈 의원을 직접 수술했다. 부상이 심각했는데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기퍼즈 의원이 ‘생존’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어느 정도까지 회복될지, 이처럼 빠른 속도로 회복할지는 알 수 없었다. 신기하게도 기퍼즈 의원은 일반적인 총상 환자보다 회복이 매우 빠르다. 나도 놀랐다.”



-기퍼즈 의원이 100% 회복될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언제 완쾌할 것으로 보나.



 “100% 회복은 사실상 어렵다. 특히 뇌에 총상을 입었기 때문에 신체적인 면에서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도 꽤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도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안정적인 신체활동을 시작하려면 1년은 걸릴 것이다. 그러나 기퍼즈 의원의 의지력이면 상태가 좋아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대통령이 참가한 대규모 추모행사에서 기립박수를 받고 국정연설에도 초대 받았다.



 “백악관에서 초대장을 보냈다. 처음엔 사양했으나 주변에서 ‘명예스러운 일이니 참석하라’고 권했다. 병원을 대표하는 것도 명예스러운 일이 고 한인으로 도 의미있는 일이었다고 믿는다. 좋은 경험이었다. 감사하다.”



-투산에서 발생한 테러행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제 정신이 아닌 테러범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지만 이런 아픈 경험에서도 긍정적인 배움은 반드시 있을 것으로 믿는다.”



-해군에서도 근무했다고 들었다.



 “한국에서 태어났는데 아버지가 평화봉사단에 지원해 초등학교 시절 5년 동안 아프리카에서 살다가 미국으로 왔다. 이후 의대에 진학했고 해군에서도 의사로 근무했다.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군의관으로 일했다.”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부상 군인들을 치료하는 일들이 쉽지 않았을 텐데.



 “매우 힘겨운 일이었지만 흥미롭고, 때론 즐거웠다. 의사로서 전쟁 상황에서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것은 영광스런 일이다. 우리 군인들 뿐만 아니라 주민들, 적군들 모두가 포함된다. 의사는 정치적 사고를 벗어나 다친 사람 누구라도 도와야 한다.”



-많은 한인 학생들이 의대에 진학한다. 외과의사의 길은 어떤가.



 “의사가 되는 것은 매우 긴 여정이다. 분명한 것은 돈에 관심이 많다면 의사가 된 뒤 매우 실망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사람을 돕는 일이 의미있고 보람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의사는 세상에서 가장 즐겁고 좋은 직업이 될 것이다.”



LA중앙일보=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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