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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논술왕

중앙일보 2011.02.11 00:25 6면



연평도와 서울은 얼마나 멀어요? … 시사 궁금증 해결이 첫걸음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되고 자기주도학습이 강조되면서 논술 기본기를 닦아놓는 것이 중요해졌다. 박지혜 양은 신문을 꼼꼼히 읽고 텔레비전 뉴스를 보며 자기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연습을 한다. [김진원 기자]



글쓰기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초·중·고 내신에서 서술형 평가가 확대된 것은 물론, 독서이력제가 입시의 주요평가 기준이 돼서다. 주변의 책과 신문만 잘 활용해도 논술의 탄탄한 기본기를 다질 수 있다.



글=송보명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신문과 TV 뉴스로 흥미 있는 주제부터 접근



박지혜(서울 석촌초 5)양은 최근 부쩍 시사이슈에 관심이 생겼다. 연평도 사건과 관련된 텔레비전 뉴스를 보면서부터다. “엄마, 연평도와 서울은 얼마나 멀어요?” “북한은 왜 남한을 싫어해요?” 어머니 이수진(39·서울시 송파구 석촌동)씨는 도서관에서 커다란 지도 책을 빌려와 지혜와 함께 연평도와 서울의 위치를 확인했다.



얼마 전에는 구제역과 관련된 신문기사를 보고 동물도감에서 동물의 전염병 종류를 확인해 노트에 정리해뒀다. 이씨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는 것부터가 논술의 시작”이라며 “아이가 관심 있는 소재와 관련된 신문 기사, 인터넷 자료, 잡지, 사진, 책의 정보를 주제별로 스크랩하고 토론하는 연습을 한다”고 전했다. 신문은 논술 준비에 효과적인 도구다. 하지만 억지로 사회적인 문제를 내놓고 아이에게 의견을 강요해선 안 된다. 글사임당 정미영 수석연구원은 “동화책에 비해 지루하고 어려운 뉴스나 신문에 아이가 익숙해지게 하려면 부모가 함께 봐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공부를 시키겠다는 일념으로 “넌 저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니?”라고 재차 묻거나 특정 의견을 강요하면 안 된다. 온 가족이 모여 편안히 뉴스를 보면서 아이가 물어보는 질문에 대해서만 대답하면 된다. 무상급식, 임명권 등 어려운 용어는 이해하기 쉽게 풀어 설명해주거나 용어정리 노트를 따로 만들면 어휘력을 높일 수 있다.



초등학생에게 억지로 어려운 사설을 읽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 연구원은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광고부터 보게 해도 괜찮다”며 “광고, 만화, 텔레비전 편성표부터 시작해 문화면으로 나아가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신문에 나온 사진 중 마음에 드는 것을 한두 개 골라 사진 옆에 말 풍선을 달아봐도 좋다. 이 때는 내용을 꼭 논리적으로 쓰지 않더라도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교과서는 가장 좋은 논술 참고서



미사여구로 치장한 글은 좋은 논술문이 아니다. 미래엔 파사쥬논술 김대성 팀장은 “다양한 자료를 근거로 객관적인 사실을 풀어 쓴 교과서의 형식과 문체는 논술문과 닮아 있다”며 “교과서는 가장 좋은 논술 참고서”라고 말했다. 사회나 과학 교과서에 나오는 ‘화산’ ‘식물과 동물’ ‘세계의 문화’ 같은 단원은 논술의 제재가 될 수 있다. 가령 화산의 지질학적 측면뿐 아니라 화산지역에 사는 주민의 생활상까지 사회교과서에서 찾아 짤막하게 정리해 두면, 관련주제에 대한 글을 쓸 때 도움이 된다. 흥미 있는 단원을 노트에 정리하거나 베껴 쓰는 것은 문체를 익힐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교과 연계 도서를 읽으며 생각을 넓혀보는 연습을 해도 좋다. 예를 들면 ‘미술의 여러 가지 감상법’ 단원과 연계해 『나무가 되고 싶은 화가 박수근』 『새로운 세계를 연 비디오 예술가 백남준』 『어린이를 위한 세계의 명화』 같은 책을 읽는 식이다. 교과서의 학습목표를 활용해 직접 서술·논술형 문제를 만들어 보면 시험대비도 할 수 있다.



김 팀장은 “논술을 대비하는 학부모들이 갖고 있는 편견 중 하나가 ‘논술을 잘하려면 사회과학 서적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교과서에 나오는 동화나 시 전문을 찾아 읽으며 문학적 소양을 쌓으면 글쓰기 힘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좋은 소설책에는 역사와 철학, 종교 등 여러 가지 주제가 녹아 있어 수준에 맞는 인문학적 접근을 하는데 효과적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에는 전체 독서량의 70%를 문학, 30%를 비문학으로 맞추고 고학년으로 갈수록 비문학 비중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중학생에게는 사회를 보는 눈을 확장해줘야 한다. 초등학생 때까지 개인적인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봤다면, 이제 전체를 아우르는 시야를 길러줄 때다.



초등학교 때 배운 사회 교과서를 꼼꼼히 살펴보고 역사체험을 해보면 다양한 글감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테면 정약용의 위인전과 목민심서 같은 책을 읽은 다음, 유배지인 강진을 직접 방문해 기행문을 작성해보는 것이다. 경북 선주중 손보람 교사는 “논술문은 ‘나의 생각’을 쓰는 것이기에 직·간접적인 경험을 많이 한 학생일수록 답안을 풍부하게 작성할 수 있다”며 “방학 동안 경험한 것을 토대로 기행문이나 보고서를 써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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