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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삭 의사부인 사망 미스터리

중앙일보 2011.02.11 00:22 종합 16면 지면보기



경찰 “의사 부부 싸웠다는 장인 진술 확보”
남편측 “시신 목에 손자국 없다 … 사고사다”
경찰, 내주초 영장 재청구 방침





의사 부인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마포경찰서는 “피의자 백모(31·대학병원 전공의)씨가 아내 박모(29)씨가 사망하기 전 물리적 다툼을 벌였음을 인정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10일 밝혔다. 백씨의 장인(박씨의 아버지)이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가 숨진 지난달 14일 딸의 사망 소식을 듣고 백씨 부부의 집으로 간 장인은 백씨의 얼굴에 긁힌 상처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백씨의 장인은 “사위(백씨)에게 ‘싸웠느냐’고 물었고, 사위는 ‘(아내에게)일방적으로 당했다’고 답했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진술은 “얼굴의 상처는 스스로 긁어서 생긴 것”이라는 백씨의 설명과 상반된다.



 경찰은 이 같은 진술과 지금까지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주 초 백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할 예정이다. 현재 경찰과 백씨 측은 외부인의 침입 흔적이 없는 등 제 3자에 의한 타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사 가능성 ▶남편 백씨 얼굴의 상처 ▶백씨의 범행 동기 유무 ▶사건 당일 백씨의 장기 연락 두절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경찰은 ▶박씨가 사망 전날까지 매일 왕복 두 시간 거리를 출퇴근할 정도로 건강했고 ▶시신에 뇌진탕 흔적이 없으며 ▶머리 5~6군데에 상처가 있을 뿐이란 점을 근거로 “사고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히고 있다. 경찰은 특히 백씨 얼굴에 긁힌 상처가 있고 박씨의 손톱 밑에서 백씨의 DNA가 나온 것은 사망 전 두 사람이 몸싸움을 벌인 증거라고 강조한다. 백씨가 컴퓨터 게임을 많이 했고 이사와 군 입대를 앞둔 점 등이 부부 갈등의 원인이 됐을 것이란 게 경찰의 설명이다. 백씨는 다음 달 공중보건의로 군에 입대할 예정이었으며, 박씨는 친정에 들어가기로 돼 있었다.



 이에 대해 백씨 측은 ‘타살이 아닌 사고사’라고 맞서고 있다. 시신의 목에 손자국이 없고 접힌 자국만 있다는 것을 근거로 들고 있다. 백씨 얼굴의 상처와 박씨 손톱 밑 DNA에 대해서는 “전문의 시험을 앞두고 생긴 ‘스트레스성 피부건조증’ 때문”이라며, 의사 소견서를 제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 대해 국과수 측은 "조사과정 전반이 CCTV로 녹화됐다. 강압적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백씨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심서현 기자



의사 부인 사망사건, 창 vs 방패



경찰 : 타살. 숨진 박씨, 매일 출근할 정도로 건강했다.



남편 : 사고사. 비만 염려로 잘 먹지 않아 현기증으로 쓰러질 수 있다.



경찰 : 몸 싸움의 증거. 백씨도 “일방적으로 당했다”고 사건 당일 장인에게 말했다.



남편 : 스트레스성 가려움증 때문에 스스로 긁어 난 상처. 아내도 등을 긁어 줬다.



경찰 : 남편의 게임 습관과 이사 등 갈등요인 있었다.



남편 : 싸울 이유가 없었고 사이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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