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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전 인사부 전원 교체 … LH, 작심한 조직 물갈이

중앙일보 2011.02.11 00:16 경제 2면 지면보기



연공 파괴, 1급 절반 바꿔
공채 여성 첫 처장 나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김선미(50·사진) 주택디자인처장은 최근 공기업 공채 출신의 첫 여성 부서장이 됐다. 그것도 부장으로 승진한(2009년) 지 2년 만이다. LH의 경우 부장에서 처장이 되기까지 평균 8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다. 주택디자인처는 주택 상품을 기획하고 평면·디자인의 기준을 제시하는 곳으로, 주택 사업에서는 핵심 부서다. 그의 승진은 연공서열이 아닌 능력 위주의 인사 시스템 덕분. 김 처장은 1992년 분당신도시 조경 설계를 맡아 쾌적한 도시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고, 2003년에는 부천 상동지구에 국내 처음으로 하수처리장 방류수를 활용한 친수공간을 만들어 정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런 점 등이 인사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LH가 ‘공기업=철밥통’이라는 이미지를 만든 연공서열을 과감히 깼다. LH는 10일 “전체 인력의 57%를 일선 사업 현장에 배치하고, 1급의 절반을 물갈이하는 등 능력 위주의 조직·인사 개편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LH는 이런 인사혁신을 위해 인사담당 부서 직원 14명을 지난달 전원 교체하고 심사 과정을 직원들에게 공개했다. 7단계 검증 시스템을 갖춰 1급(본사 처·실장과 지역·사업 본부장) 80명 가운데 절반을 물러나게 하거나 하위 직급으로 전보했다. 1~2급 보직의 약 25%에 해당하는 140명(1급 35명, 2급 105명)을 젊고 성과가 뛰어난 사람들로 채웠다고 한다. 1급 부서장에게 함께 일하고 싶은 2급 부장을 직접 선발토록 하는 드래프트제도 시행했다. 이지송 사장은 “본사 중심의 관료화된 조직과 불합리한 사업 관행을 깨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인사가 능력 위주로 단행됐다면 조직은 현장 중심으로 개편됐다. 본사의 4개 처·실을 없애고 지역본부는 152개 내근 부서를 94개로 줄이는 대신 현장의 개발사업단을 37개에서 62개로 늘렸다. 이를 통해 본사 및 지역본부 내근 직원 1480명을 현장에 내보내는 등 개발사업단에 LH 전체 인력의 57%인 3750명을 전진 배치했다.



 이로써 각 사업단이 보상에서 개발·공사·건설·판매·관리 등 사업의 전 과정을 일괄해 처리하는 자기완결형 조직구조를 갖췄다. 특히 프로젝트별 총괄잭임자를 지정하는 사업실명제를 만들어 사업이 잘못되더라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관행을 제도적으로 없앴다. 이 사장은 “조직 운영의 뼈대가 갖춰진 만큼 앞으로 경영 정상화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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