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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설명 다 받아 적었죠 수능 문제 2개 빼고 다 맞았어요

중앙일보 2011.02.09 03:31 Week& 7면 지면보기
2010학년도 수능에서 수리영역 2등급을 받으며 지원대학에 낙방, 재수의 길을 택했던 오슬기(20·창원 창신고 졸)씨는 재도전 끝에 서울대 경영학과에 합격했다. 2011학년도 수능 모든 영역에서 단 2문제만 틀렸다. 이화여대 특수교육과에 합격한 최영신(19·여·선유고 3)씨는 9월 평가원 모의고사까지 언어·수리·사회탐구영역에서 2~3등급을 오갔지만, 수능에서는 언어·수리·탐구영역(3과목)을 1등급으로 올렸다. 이들은 흔들리지 않는 ‘꾸준함’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이렇게 대학 갔어요] 오슬기(서울대 경영학과)·최영신(이화여대 특수교육과)

글=최석호 기자

사진=최명헌 기자









수능 대박을 일궈 내며 명문대에 합격한 최영신(왼쪽)·오슬기씨. 이들은 “약점을 파악한 뒤 학습전략을 바꿔 나가야 점수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명헌 기자]



흔들릴 때면 학습 반성문을 썼다



“동일한 시간에 같은 과목을 공부하면서 생활리듬을 유지한 게 성공요인이죠. 수업시간 선생님의 설명은 하나도 놓치지 않고 필기했습니다.”



오슬기씨는 재수를 시작하면서 공부방법부터 바꿨다. 재수학원에 다녔던 그는 수업시간 강사의 말 하나하나를 A4 용지에 받아 적었다. 오후 3시40분 정규수업이 끝난 뒤 저녁식사 때까지 탐구영역을 중심으로 2시간여 동안 필기내용을 책에 옮겨 적으며 복습했다. 그는 “특히 탐구영역은 필기했던 선생님의 말을 하나하나 옮겨 적다 보면 핵심내용이 어떻게 도출됐고, 어떤 부분과 연계 출제될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별히 탐구영역 학습에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필기를 옮겨 적는 2시간 동안 하루 배운 내용을 충분히 익힐 수 있었다.



저녁식사 후에는 시간을 정해 동일한 시간에 같은 과목을 공부했다. 집중이 잘되는 오후 7시부터 9시30분까지는 언어·외국어 영역을 공부했고, 오후 10시부터 자정까지는 취약과목이었던 수리영역에 집중 투자했다. 특히 수리영역은 쉬는 시간과 식사시간 등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하루 15문제 정도를 푼 뒤 틀린 문제를 추려내 ‘왜 틀렸는지’를 분석하는 노트를 만들어 활용했다.



“틀린 단원·유형의 문제는 또 틀릴 확률이 많아요. 한 번 틀린 문제를 완벽히 해결할 때까지 3~4차례는 풀어봤습니다.” 주말은 한 주 동안 공부하다 어렵게 느껴졌던 수리·사회탐구 영역 부문을 골라 인강으로 보충하며 보냈다. 특히 ‘특정 과목을 하루에 걸쳐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워 달성했다. “어렵다고 느끼는 과목을 장시간에 걸쳐 공부하다 보면 성취감이 들어요. 다른 과목을 공부하는 데도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죠.”









오답 원인과 해결책 등을 적은 오슬기씨의 문제집.



오씨는 모의고사를 치른 날엔 틀린 문제를 골라 다시 풀고, 모의고사 소감과 영역별 ‘학습 반성문’을 적었다. 그의 6월 모의고사 언어영역 학습 반성문에는 “19, 20번 문제는 애매한 상황에서 겨우 맞혔다. 어떤 근거로 접근해 답을 맞혔는지, 나머지 헷갈린 선지는 왜 답이 아닌지 철저히 규명하자”고 적혀 있었다. 9월 모의고사 이후엔 “‘아직 멀었다’는 게 너무나 크게 느껴진 시험이었다. 비록 총점은 높게 나왔지만, 언어·수리·외국어는 오히려 6월 모의고사보다 5점이나 떨어졌다. 지금부터 하루 13시간씩 혼자 공부하면서 언어·수리·외국어에 더욱 집중하자”는 소감과 다짐을 담았다. 그는 “점수가 오르면 나태해질 수 있고, 떨어지면 슬럼프가 오기 쉽다”며 “시험을 볼 때마다 자신을 반성하고, 다잡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왜 틀렸는지, ‘Why’를 찾아 취약점을 극복했다



9월 평가원 모의고사 이후 2개월여 동안 눈에 띄는 성적향상을 일궈낸 최영신씨. 그는 “공부하는 과정에서 간과하고 있었던 ‘왜’라는 단어를 떠올린 게 비결”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학은 9월 모의고사 전까지 하루 1회차 문제는 반드시 풀었어요. 하지만 점수는 제자리였죠. 문제에서 어떤 개념이 응용됐는지 간과한 채 문제를 많이 푸는 데만 연연했던 게 가장 큰 잘못이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9월 모의고사 이후 공부방법을 바꿨다. 고3에 올라와 치렀던 모의고사 문제를 모아 틀린 문제를 다시 풀며 ‘왜 틀렸는지’ 점검했다. 자주 틀리는 단원과 유형을 뽑아냈고, 문제집 2~3권을 구입해 유사한 문제들을 골라 다시 풀면서 ‘단원별 기본원리가 문제에서 어떻게 응용되고 적용되는지’를 알아갔다. 그는 “모의고사를 치를 때마다 틀린 문제와 어떻게 맞혔는지 의문이 가는 문제들에 표시해두면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총정리를 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언어영역에서 시 관련 문제에 취약했던 최씨는 자신만의 문제풀이 방식을 개발했다. “시를 읽을 때 시대적 상황과 화자의 정서만 파악해도 ‘작가가 왜 이 시를 썼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수 문제가 풀려요. 어떤 시가 나오든 그 두 가지를 파악해 적어두는 연습을 했죠.” 소설 부문은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동그라미를 치는 훈련을 했다. 그는 “문제에서 ‘누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를 묻기 때문에 사소한 등장인물의 행동이라도 그냥 지나쳐선 고난도 문제를 맞힐 수 없다”며 “소설 문제를 풀 때는 등장인물의 행동으로부터 유발된 갈등상황을 파악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능 대박’을 일궈낸 최씨도 외국어영역에선 아쉬움이 남는다. 9월 모의고사 이후 취약 부문이던 수리영역에 치중하다 보니 외국어영역 공부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외국어영역은 수능 때까지 문제풀이에만 의존했어요. 하지만 어려운 어휘를 사용한 고난도 문항이 출제되다 보니 확실한 독해실력을 갖추지 못한 저로서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죠.” 최씨는 “외국어영역은 일정 수준의 성적이 유지된다고 해도 끝까지 어휘암기와 구문분석 훈련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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