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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기업인도 국가 위해 뭘 할지 생각하라”

중앙일보 2011.02.09 00:27 종합 14면 지면보기



오바마, 미 상의 찾아 ‘케네디 명언’ 인용해 분발 촉구





“기업가도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자문해보라.”



 버락 오바마(Barack Obama·사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미국 상공회의소를 방문해 한 말이다. 1961년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 대통령의 유명한 취임사를 빌려온 것이다. 57년 소련의 스푸트니크 위성 발사에 이어 61년 인류 최초의 유인 우주선 보스토크 1호가 인간을 우주에 보내자 케네디는 취임사에서 미국민의 각성과 분발을 촉구했다.



 오바마도 지난달 첫 국정연설에서 오늘날 미국이 처한 상황이 ‘스푸트니크 모멘트’라며 국민과 정부가 합심해 국가 경쟁력 강화에 나서자고 호소한 바 있다. 오바마가 이날 케네디의 명언을 인용한 것도 대기업의 분발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대기업을 대변하는 미 상공회의소는 그동안 오바마와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오바마가 밀어붙인 건강보험과 금융 개혁 때문이었다.



 지난해 중간선거 땐 상공회의소가 3200만 달러(약 354억원) 이상을 들여 민주당 후보 낙선운동에 앞장서기도 했다. 더욱이 대기업은 2조 달러(약 2208조원)에 이르는 현금을 은행에 묶어놓고 있다. 대기업이 이 돈으로 투자에 나서지 않고선 경기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 연말부터 경제 살리기에 주력해온 오바마로선 대기업의 협조가 절실해진 것이라고 AP통신을 비롯한 미국 언론이 전했다.



 케네디와 달리 오바마는 국가가 기업에 줄 ‘당근’도 먼저 제시했다. 경쟁국에 비해 높은 법인세율을 낮춰주고 ‘기업에 부담이 되는’ 규제도 과감하게 털어내겠다고 약속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과 기술 연구개발(R&D)에도 국가가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미국을 세계에서 가장 기업 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 터이니 기업가도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자문해달라”고 호소한 것이다.



 상공회의소는 오바마의 연설을 환영하고 나섰다. 그와 날카롭게 각을 세웠던 상공회의소 토머스 도너휴(Thomas Donohue) 회장은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기 위한 티켓 쟁탈전이 전례 없이 치열했다”며 재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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