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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콘텐트 유료화’ 호기 또 놓칠 건가

중앙일보 2011.02.09 00:11 경제 8면 지면보기






하지윤
에이치&어소시에이츠 대표




뉴욕 타임스가 이달부터 인터넷 뉴스를 유료화한다고 외신이 전했다. 이번이 두 번째 시도다. 뉴욕 타임스는 2007년 온라인 유료화를 실시했다가 중단한 적이 있다. 당시 중단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해외 구독자들의 이탈을 방치하기 힘든 데다 온라인 광고 수익이 유료화 수익보다 높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지난해에는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 계열 영국 더 타임스가 온라인 유료화를 시도했다. 적지 않은 구독자가 돈을 지불했지만 부작용도 컸다. 사이트 방문자 수가 90% 가까이 떨어져나갔다. 머독은 2일 아이패드 전용 일간지 ‘더 데일리’를 창간하기도 했다. 주당 99센트, 연간 39.99달러다.



 이들 언론사가 추진하는 유료화의 성공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이들 미디어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뉴스 콘텐트는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공짜 뉴스 콘텐트가 범람하는 판에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콘텐트 판매로 수익을 내지 못하면 더 나은 콘텐트 제작을 위한 재투자가 어렵다. 그동안 미디어사들은 광고 수익으로 어렵사리 이를 떠받쳐 왔다. 하지만 광고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안은 콘텐트 유료화다.



 국내에서도 콘텐트 유료화는 꾸준히 추진돼 왔다. 크게 두 갈래였다. 하나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을 중심으로 한 ‘뉴스코리아’ 프로젝트였고, 다른 하나는 온라인신문협회 등이 추진한 유료 모바일 뉴스였다. 하지만 둘 다 지지부진하다. 매체 간 이해를 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포털의 힘이 너무 강했다. 포털은 뛰어난 유통력으로 뉴스를 입도선매해 백화점식으로 보여주었다. 포털에서 공짜로 뉴스를 볼 수 있는데 쉽사리 지갑을 열 독자가 있을 리 없다. 포털에서 인터넷 뉴스를 보는 사람들이 절대다수다 보니 몇몇 언론사는 공짜로도 포털에 들어가지 못해 안달이라는 얘기까지 들린다. 우리나라 뉴스 콘텐트 유통시장의 현주소다.



 성장세가 둔화된 광고시장만을 놓고 보면 현재 미디어 시장은 레드오션이다. 그러나 콘텐트 시장의 향후 성장 가능성을 본다면 블루오션으로 바뀔 수 있다. 지난해 말 국내 메이저 미디어 4개사가 종합편성채널 사업자에 선정됐다. 이들의 콘텐트는 미디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독자도 많다.



 상품을 구성할 수 있는 여지도 크다. 온라인 뉴스에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PC와 전자북에서 내려받는 콘텐트까지 패키지로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여기에 방송 콘텐트까지 가세하면 콘텐트 유료화 조합은 더 다양해질 수 있다. 성공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지금이 콘텐트 유료화의 적기라고 보는 이유다. 이들 4개사가 만든 콘텐트 유료화 경험은 다른 언론사에도 전파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콘텐트 판매 및 유통시장의 표준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초기에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포털에 의존해 왔던 콘텐트 유통 구조를 깨는 것이 쉽지 않아서다.



 더 나은 콘텐트 제작을 위한 여건이 마련되지 않으면 콘텐트 질이 계속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져들 수 있다. 모두에게 손해다. 정부도 적극 도와야 한다. 종편 사업 4개사에 좋은 콘텐트를 만들기 위해 최대한 경쟁해 달라고 권하고 싶다. 그렇지만 콘텐트 유료화와 제대로 된 유통구조 마련을 위해서는 4개 미디어사가 머리를 맞대라고 말하고 싶다. 호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하지윤 에이치&어소시에이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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