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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들어도 가슴 뛰는 팝 거물들, 줄줄이 한국 무대 서는 까닭은

중앙일보 2011.02.09 00:07 종합 24면 지면보기



이글스, 에릭 클랩튼, 테일러 스위프트, 산타나 …
아날로그 음악 찾는 팬들 욕구에 맞춰 내한
콘서트 유치로 고객 관리하는 기업들도 큰 힘



이글스





초특급 팝스타들이 몰려오고 있다. 지난달 스팅의 공연을 시작으로 세계 음악계의 스타들이 줄줄이 한국 무대에 오른다. 수십 년간 명성을 쌓아온 전설의 록밴드는 물론, 빌보드 차트에 이제 막 이름을 올린 20대 스타까지 면면도 다채롭다. 해외 팝 음악에 관심이 많은 팬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뛸만한 가수들이다.



◆몰려오는 전설의 팝스타=우선 눈에 띄는 팀은 미국 록밴드 이글스다. 이들은 3월 15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무대에 오른다. 한국 공연은 1971년 데뷔 이후 40년 만에 처음이다. 이글스는 포크·컨트리에 기반한 록 음악으로 글로벌 팬의 마음을 훔쳤다. 전 세계에서 1억2000만장의 앨범을 팔았고, 그래미상을 6차례나 수상한 ‘록의 전설’로 통한다. 이번 내한 공연에선 한국 팬들에게 익숙한 ‘호텔 캘리포니아’‘데스페라도’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아이언 메이든






 영국 헤비메탈의 개척자 아이언 메이든도 3월 10일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오른다. 강렬한 하드 록 음악을 연주해온 이들은 밴드의 로고가 그려진 전용기 ‘에드 포스 원(Ed Force One)’을 타고 세계 투어 콘서트를 펼치고 있다. 11일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을 시작으로 다음달 서울 공연까지 모두 26개 도시를 돌며 공연한다.



 오랜만에 만나는 뮤지션들도 있다. 라틴 록의 거장 산타나의 내한 공연(3월9일)은 1996년 이후 15년 만이다. 1969년 데뷔한 그는 라틴 리듬과 록을 결합한 독특한 음악 세계를 펼쳐왔다. 지난해엔 록의 명곡들을 재해석한 음반 ‘기타 헤븐’을 발매하고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에릭 클랩튼은 1997년, 2007년에 이어 세 번째 내한 무대에 오른다. 제프 백·지미 페이지 등과 더불어 세계 3대 기타리스트로 불리는 그는 ‘티어즈 인 헤븐’ ‘원더풀 투나잇’ 등 서정성 짙은 곡들로 특히 한국 팬들에게 인기가 높다. 지난해 발매한 앨범 ‘클랩튼’의 수록곡을 비롯해 블루스·팝·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클랩튼 특유의 호소력 짙은 기타 선율로 들어볼 수 있다.




















테일러 스위프트



 여성 팝스타들의 내한 공연도 예정돼 있다. 11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무대에 오르는 테일러 스위프트는 ‘컨트리 음악의 요정’으로 불리며 현재 미국 음악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싱어 송 라이터다. 아이유·장재인 등 여자 가수들이 롤모델로 꼽은 영국의 R&B 가수 코린 베일리 래의 공연(3월10일)도 기대할 만 하다.



◆내한공연의 경제학=대형 팝스타들의 내한은 지난해부터 우리 공연계의 핵심 이슈였다. 지난해 초부터 휘트니휴스턴·스티비 원더 등 팝스타들의 내한 공연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기획사들 사이에 “공연장을 잡기 힘들다”는 푸념이 나올 정도로 공연이 몰리고 있다. 팝스타들의 내한 공연이 늘어난 이유는 뭘까.



①음반에서 공연으로=공연 산업의 성장세는 세계적인 추세다. LP·CD 등 아날로그 음악을 디지털 음원이 대체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줄어든 음반 수입을 공연이 대체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세계 음반 산업은 꾸준한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그에 반해 공연 산업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음악산업백서에 따르면, 미국의 음반 시장은 2009년 26억6000만 달러에서 2010년 20억2300만 달러로 줄었지만, 공연 시장의 경우 같은 기간 14억700만 달러에서 16억3300만 달러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공연 홍보사 두나이스의 김동기 팀장은 “음반 시장이 축소되면서 대형 팝스타들도 공연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팝스타들에게 한국은 대표적인 신흥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②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대부분의 팝스타 내한 공연은 티켓 예매가 시작된 지 1~2주면 전석 매진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만큼 한국 음악 팬들의 수요가 크다는 뜻이다. 디지털 음원만으론 충족되지 않는 아날로그 음악에 대한 욕구가 라이브 공연 관람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는 “과거 음반을 들으며 충족했던 음악에 대한 소유욕이 복제 불가능한 형태의 공연에 대한 욕구로 나타나고 있다. 음악 소비문화가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③대형 자본의 힘=현대카드 등 대형 자본이 공연 산업에 뛰어든 것도 한 요인이다. 현대카드는 고객 마케팅 차원에서 2006년부터 ‘슈퍼콘서트’란 타이틀로 각종 대형 콘서트를 유치 중이다. 지난달 스팅 공연까지 모두 아홉 번의 팝스타 공연을 주최했다. 카드사 입장에선 20~30% 티켓 할인을 조건으로 고객 서비스를 할 수 있고, 해외 팝스타를 광고 모델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삼성 등 다른 대기업도 공연 사업을 준비 중이란 소문이 파다하다.



 하지만 대형 자본이 뛰어들면서 지나치게 개런티를 높였다는 비판도 있다. 슈퍼콘서트의 경우 많게는 20억원까지 개런티를 올렸다는 추산도 나온다.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지나치게 개런티가 올라간 상태라 지명도 놓은 팝스타의 경우 대기업 주최가 아니면 접촉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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