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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나] 청년 취업 프로젝트 의뢰인 양문성씨

중앙일보 2011.02.09 00:05 경제 11면 지면보기
요즘 ‘상한가’인 해병대를 전역한 양문성(26·사진)씨는 “몸과 마음이 건강하다면 못 할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런 그가 대학시절 도전한 것이 총학생회장. 사회체육학부 학생으로선 드물게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것이다.


눈길 끄는 학생회장·해병대 스펙
고개 끄덕일 ‘이야기’로 편집하라

“주변에선 말렸죠. 운동이나 열심히 하지 왜 고생길로 뛰어드느냐고요. 하지만 남자로 태어나 한번쯤 해볼 만한 경험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도전했습니다.”



‘영업맨’을 꿈꾸게 된 것도 학생회장을 하면서부터였다. 그는 “축제를 준비하며, 교내 편의시설을 유치하고 다양한 영업맨을 만났다”며 “그들의 열정에 반해 영업맨을 꿈꾸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발 늦었다는 것이 그의 판단. 전공을 살려 취업을 할지, 대학원에 갈지 고민하다 보니 어느새 4학년이 됐다는 것이다. 주변에선 취업 준비에 한창일 때, 그는 학생회장 활동을 하느라 바빴다. “배우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컨설팅을 받겠다”는 그에게 자문단은 어떤 평가를 내렸을까.



글=김기환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서류 집중 분석











‘해병대·체대 출신 학생회장’. 눈길을 끌 만한 스펙(학점·자격증 등 취업 준비요건)이다. 자문단은 영업맨이 되기 위해 좋은 자격을 갖췄다고 입을 모았다. 서미영 인크루트 인사담당 상무는 “흔히 뛰어난 영업맨이 되기 위해 필요한 역량으로 적극성·친화력·체력·책임감·세심함 등을 꼽는다”며 “이력서상의 경력만 두고 봤을 때 뽑고 싶은 영업맨 이미지와 겹치는 것은 장점”이라고 말했다.



  자문단은 양씨의 이력서를 보고 자기소개서에 이렇게 썼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학생회장을 하면서 이런저런 경험을 하며 리더십·책임감을 키웠다. 스포츠를 전공했기 때문에 체력에는 자신 있다. 백화점 보안요원과 피트니스센터 트레이너로 일하면서 이런저런 경험을 쌓았다. 그동안 많은 사람을 상대했기 때문에 영업엔 자신 있다. 스포츠 관련 경력을 살려 이런 영업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



  하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자문단은 자기소개서를 안 써 본 ‘초보’ 티가 묻어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양씨는 자기소개서 ‘성장과정’란에 할아버지를 간병했고 봉사활동·학생회장을 하면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을 배웠다고 썼다. 전형적인 나열식 구성이다. 최영미 한국HP 인사담당 상무는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이었는지에 대한 언급이 빠졌다”며 “경험의 가짓수를 줄이더라도 생생하게 당시 상황을 적는 게 낫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지적이 이어졌다. 예를 들어 양씨는 스스로의 단점에 대해 ‘남의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한다. 또 한 가지 일에 집중하다 보면 두루두루 주변을 살피지 못하는 단점을 갖고 있다. 고치려 노력한다’고 썼다. 서 상무는 “‘고치려 노력한다’는 표현으로는 불충분하다”며 “어떤 노력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적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원 동기도 구체적이지 못했다. 양씨는 ‘총학생회 회장을 하면서 영업맨을 만날 기회가 많았다. 그래서 영업 직무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적었다. 최 상무는 “학생회장이란 독특한 경험에 비해 지원 동기는 평범하다”며 “채점관이 고개를 끄덕일 만한 에피소드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몇 가지 눈에 띄는 경험에 대해선 부연설명이 필요하다. 피트니스센터 트레이너 경험을 하면서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을 만났을 텐데 ‘트레이너로 일했다’는 내용밖에 적지 않은 게 그렇다. 회원을 어떻게 관리했고, 지도할 때 중점을 둔 것은 무엇이었는지 자신만의 비결을 적는 게 좋다. 자격증도 마찬가지다. 스포츠마사지·응급처치법 강사 등 자격증이 영업 분야에서 일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될지 적어야 한다. 도움이 안 된다면 과감히 빼는 것이 낫다.



  자문단은 스포츠를 전공했다는 ‘희소가치’를 충분히 살려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잘 살리면 영업맨으로서 충분히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상무는 “대학 시절 4년 동안 배운 전공에 대한 얘기가 전혀 없어 아쉽다”며 “스포츠 전공을 살려 영업할 수 있는 분야도 있는 만큼 전공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라”고 말했다.



자문단 총평



이력서·자기소개서는 ‘히스토리’가 아니라 ‘스토리’다. 경험을 나열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이야기로 풀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서 상무는 “입사 지원자들의 경험은 다 비슷비슷하다. 어떻게 편집하느냐가 중요하다”며 “학생회장·해병대·봉사활동 등 얘깃거리가 될 수 있는 경험을 나열만 하지 말고 잘 풀어내라”고 조언했다.



 희망 직무는 좀 더 좁혀야 한다. 영업이라고 다 같은 영업이 아니다. 자문단은 전공을 살려 헬스기기·제약·건강보조식품 영업 직무를 추천했다. 최 상무는 “헬스기기나 실버·바이오 의료 시장은 성장 전망이 밝다”며 “막연히 영업 직무를 노리기보다 한 군데 특화한 분야를 정해 준비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면접 집중 분석



Q 자기 소개를 하라.



A 어린 시절 심장마비로 쓰러진 할아버지의 손발이 됐다. 할아버지를 섬기듯 다른 사람을 대해야 한다는 부모님의 가르침을 따랐다. 학생회장으로 일하면서 그 가르침을 실천했다. 단체생활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조직 생활에 빠르게 적응할 줄 안다. 리더십도 갖고 있다. 마음먹은 것은 꼭 하고야 마는 끈기도 있다. 다만 한 가지에 집중할 때 주변을 두루 못 챙기는 단점이 있어 고치려고 한다.



#전부 자기소개서에 있는 내용이다. 짧은 답변 시간 동안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것은 시간 낭비다. 자기소개서에서 한 발 더 나아간 내용을 말했어야 했다. 덧붙여 경험을 나열할 때는 그것이 희망 직무에 어떤 도움이 될지도 언급하는 것이 좋다. 틀에 박힌 장점(적응력·리더십·끈기 등)을 근거 없이 나열하는 것은 읽는 맛을 떨어뜨리는 감점 요인이다.



Q 피트니스센터 트레이너로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



A 전임자가 회원 관리에 소홀했더라. 그래서 관리에 집중했다. 회원 한 명 한 명에게 다 전화해서 안부를 묻고 엑셀 프로그램에 간단히 신상을 정리했다. 운동할 때는 부담스럽지 않게 말을 걸었다. 친해진 회원과는 식사도 함께했다. 그랬더니 내가 일한 6개월 동안 회원수가 두 배로 늘었다. 일을 그만둘 때는 성과급도 받았다.



Q 스포츠 전공을 살리진 못했나.



A 전공 지식을 그대로 설명하면 오히려 거부감이 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쉽게 다가갔다. ‘이두박근을 키울 수 있다’고 하기 보다 ‘팔근육을 키울 수 있다’고 하는 식이다. ‘쉬운 운동, 이해할 수 있는 운동’을 가르치는 데 집중했다.



#좋은 답변이다. 상황을 그림처럼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소개서에도 담아라.



Q 학생회장을 하면서 겪었던 유혹에는 어떻게 대처했나.



A 1년 중 가장 큰 행사는 축제다. 축제 한 달 전부터 축제를 수주하고자 하는 행사 기획 업체에서 만나자고 연락이 온다. 하지만 사적인 자리는 갖지 않았다. 피치 못할 경우에는 부회장이나 학생회 임원과 함께 만났다. 유혹이 생기기 전에 차단했다.



#모범 답변이다.



Q 추천서를 써줄 만한 교수는 없나.



A 선후배나 동기라면 나를 믿고 추천하겠지만, 교수님 중에는 없을 것 같다. 총학생회장을 하면서 학교에 쓴소리를 할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껄끄러운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교수님에게 선물을 들고 찾아갔는데 문전박대당한 적도 있다.



#지나치게 솔직했다. 그런 경험이 있을 수도 있지만,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었다. 만약 사실이더라도 ‘입장이 입장인지라 교수보단 학생 편에 서는 경우가 많았다. 교수로부터 추천을 받지 못할지라도, 나와 함께 일했던 동료들은 누구든 나를 믿고 추천서를 써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정도의 답변은 어떨까.



양문성씨는



학력    위덕대 사회체육학부(레저스포츠 전공) 4학년(2011년 2월 졸업예정)



학점    3.9(4.5점 만점)



경력    해병대 복무(2005년 4월~2007년 4월), 현대백화점 본점 보안요원(2007년 4~7월)



      피트니스센터 트레이너(2007년 9월~2008년 2월)



      위덕대 총학생회장(2010년 1~12월)



봉사활동  몽골 국제청년봉사단 현지 구호 활동(2007년 7~8월)



자격증   태권도 3단(1997년 11월·대한태권도협회)



      스포츠 마사지사 2급(2004년 6월·한국사회체육진흥회)



      응급처치법 강사(2008년 9월·대한적십자사)



희망직무  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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