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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에 유리달면 토끼집? 평양 아파트에 유리가 사라진 이유

중앙일보 2011.02.07 14:14
북한 평양시의 아파트 베란다에 유리창이 사라졌다. 이 때문에 찬 바람이 아파트로 들어 주민들이 추위에 떨고 있다고 한다. '열린 북한방송'은 북한 평양시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일이 평양시의 아파트 베란다에 덧댄 비닐과 유리들을 모두 떼어낼 것을 지시했으며, 이에 주민들의 불만이 갈수록 높다"고 7일 보도했다.



평양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평양시를 시찰하던 김정일이 창문이 모두 제각각인 것을 보고 "사람 사는 집이 아니라 토끼집처럼 보인다. 외국인들이 세계 문명의 도시인 평양을 와보고 얼마나 웃겠는가"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당장 베란다에 덧 댄 비닐과 유리들을 제거하라"고 지시했다고 북한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의 아파트 베란다에는 원래 창틀이 없었다. 벽돌을 가슴 높이로 쌓아놓고 베란다에는 김정일화 등을 키웠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수년 간 평양에 전기 사정이 좋놓지 않아 난방이 잘 되지 않자 주민들이 베란다에 창틀을 세우고 비닐을 덧대거나 유리를 끼워 난방효과를 냈다.



이같은 김정일의 유리 철거 지시가 내려오자 주민들은 "땔감도 없는 마당에 이것(유리나 비닐)마저 없애라고 하면 백성들은 얼어죽으라는 것인가"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불만이 높아지자 중앙당은 주요 도로변의 아파트에만 유리를 제공해주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대신 나무 창틀 대신 알루미늄 창틀로 갈아야만 유리를 제공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역시 미관을 위해서다. 주민들은 "유리보다 창틀이 더 비싸다"며 "누가 (창들을)달 수 있겠느냐"반발하고 있다. 물론 도로변이 아닌 안쪽의 나머지 아파트 세대는 뚫린 채로 살아야 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나마 약간의 변화는 읽힌다. 예전엔 당의 정책에 반발하면 곧바로 강제추방 조치가 뒤따랐지만 지금은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불평에 어느정도 반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식통은 "주민들의 참을성이 벼랑 끝에 달했다는 것을 정부도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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