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설] 이집트, 빠르고 안정적인 민주화 기대한다

중앙일보 2011.02.07 00:01 종합 30면 지면보기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집트 국민의 시위가 6일로 13일째를 맞고 있다. 한때 친(親)무바라크 시위대가 반(反)무바라크 시위대를 공격해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다치는 등 극도로 혼란한 모습을 보이던 국면은 차츰 진정되는 상황이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시민들과 국제사회의 압력에 굴복해 퇴진 의사를 밝히는 등 수습에 나서면서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지난 3일 오는 9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5일 집권 여당인 국민민주당(NDP)의 사무총장을 경질하고 자신의 아들 가말의 당직도 박탈하는 등 국민의 요구를 수용하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위 강도가 잦아들고 있고, 무바라크의 퇴진 약속을 지켜봐야 한다는 여론도 늘고 있다고 한다.



 튀니지 대통령의 퇴진에 이어 중동의 강국 이집트에서도 민주화 시위가 확산되면서 국제사회는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봐 왔다. 장기간에 걸친 권위주의 독재 체제가 무너지고 신속하게 민주주의 체제가 자리 잡는다면 다행이지만 사태가 엉뚱하게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극도로 불안한 정정(政情)이 장기화되면서 어려운 경제 상황이 더 악화할 경우 자칫 극단적인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이 득세할 위험성마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중동평화의 한 축이 무너지면서 국제 정치·경제 질서에 큰 혼란을 촉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그 같은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비교적 작다고 한다.



 30년에 이르는 무바라크의 장기 독재와 권력 세습 시도, 대통령 일가를 중심으로 한 극단적인 부정부패 등을 배격하는 이집트 국민의 요구는 정당하다. 따라서 이집트의 민주화는 하루빨리 달성되고 정착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이 요구하는 대로 무바라크가 물러나고 새 헌법과 선거법에 따라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조속히 실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정 불안을 틈타 새로운 독재 권력이 들어서거나 극단주의 정권이 들어서서는 안 된다. 신속하면서도 안정적인 민주화의 진전만이 이집트 국민과 국제사회가 한결같이 바라는 일이다.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