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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칼럼] 이스라엘, 이란 핵 어떻게 할까

중앙일보 2011.01.26 01:08 종합 33면 지면보기






베네트 램버그
국제안보 전문가




조지 W 부시(George W. Bush) 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자신이 펴낸 회고록 『결정의 순간들』을 통해 2007년 시리아의 비밀 원자로를 파괴해 달라는 이스라엘의 요청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회고록에 따르면 당시 에후두 올메르트(Ehud Olmert) 이스라엘 총리는 부시 전 대통령에게 “시리아의 핵 의심 시설을 파괴해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부시는 참모들과 논의한 끝에 “미 정보기관은 이 시설을 핵시설이라고 확신하지 않고 있다”며 거부했다. 부시는 당시 “군사력을 바탕으로 외교적 해결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이스라엘에 통보했다. 이에 대해 올메르트 총리는 “솔직히 당신의 전략이 나를 혼란스럽게 한다”며 불만을 표했다고 한다. 결국 몇 달 후 이스라엘은 직접 시리아를 공격했다.



 최근 밝혀진 이런 사실은 이스라엘 입장에선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막기 위해 미국에 의존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남긴다. 적어도 시리아 관련 일화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암시하고 있다. 이라크도 이와 유사한 케이스다. 1980년대 초 이라크가 오시라크 원자로를 건설할 때 이스라엘은 외국의 핵 관련 기업들에 이라크와 협력하지 말라고 압력을 넣었으며, 81년에는 이 시설을 직접 공격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핵무기 보유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정보기관들은 이스라엘이 핵무기 40~400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에 이라크나 시리아보다 확실히 더 어려운 목표다. 이란 핵 시설의 일부는 지하 깊숙이 분산돼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대응을 미국에 넘겼다. 2002년 이후 미국은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은 철저한 핵 사찰을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압박하고 있다. 이는 유엔 안보리에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강화하도록 했으며 동맹국들이 이에 동참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진행 속도를 늦추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지난해 5월 이란 문제에 대한 새로운 대응 방식을 내놓았다. 영국 언론에 이란 근해에 핵무기를 장착한 잠수함을 배치했다는 정보를 흘린 것이다. 이란에 대해 ‘모든 수단’을 쓸 수 있다고 경고한 셈이다. 이스라엘은 과거에도 “모든 옵션은 협상 테이블 위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란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은 부시보다 이란에 대해 무력 사용을 자제할 것이란 우려 때문에 이스라엘은 현재 다음 대응 단계를 숙고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경고 수준을 높이기 위해 자신의 핵 능력에 대해 좀 더 공개할 수 있다. 또 이스라엘로서도 달갑지 않은 선택을 할 수도 있다. 바로 최후의 선택으로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핵 공격에는 큰 부담이 따른다. 막대한 인명 피해가 날 경우 이스라엘은 씻지 못할 오명을 남기게 된다. 이런 끔찍한 전망 때문에 이란 핵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 하지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베네트 램버그 국제안보 전문가

정리=최익재 기자 ⓒProject Syndic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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