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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보는 세상] 同

중앙일보 2011.01.26 01:08 종합 33면 지면보기
‘일 년 번영을 위해서는 곡식을 심고, 십 년 번영을 위해서는 나무를 심고, 백 년 번영을 위해서는 사람을 기른다(一年樹穀 十年樹木 百年樹人)’.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 후진타오(胡錦濤·호금도) 중국 국가주석을 위해 마련한 백악관 국빈만찬 자리에서 인용한 구절이다. 중국 춘추시대 제(齊) 환공(桓公)을 패자(覇者)로 만든 관자(管子)의 인재관을 인용한 것이다.



 후진타오 주석은 같은 날 오전 백악관 환영행사에서 ‘높은 곳에 올라 멀리 바라보는 등고망원(登高望遠)과, 같은 점을 추구하고 차이점은 남겨두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정신’을 제창했다. ‘등고망원(登高望遠)’은 『순자(荀子)』 권학편(勸學編)의 ‘나는 일찍이 발돋움하고 먼 곳을 보았지만(吾嘗跂而望矣), 차라리 높은 곳에 올라가서 멀리 그리고 드넓게 보는 것만 못했다(不如登高之博見也)’라는 구절에서 나온 말이다. ‘구동존이’는 1955년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열린 아시아·아프리카 회의에 참석한 저우언라이(周恩來·주은래) 총리가 처음으로 제창한 말이다. 이에 대해 ‘공통점을 기본으로 하고, 차이점은 부분으로 삼을 때 구동존이할 수 있다(共同點是基本的, 分歧是局部的, 可以求同存異)’라고 이후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해설한 바 있다.



 중국과의 외교는 이렇듯 늘 사자성어의 성찬(盛饌)이다. 이번 후 주석의 방미 과정에서 나온 성어들 속에서 자주 나온 한자는 ‘같을 동(同)’이었다. 클린턴 힐러리 국무장관은 중국에 줄곧 ‘동주공제(同舟共濟)’를 강조했다. 같은 배를 타고 있을 때는 평화롭게 협력해 강을 건너야 한다는 뜻이다. 이 말은 2009년 2월 오바마 행정부 출범 후 첫 중국 방문을 앞두고 워싱턴 아시아 소사이어티에서 한 강연에서 그가 처음 언급한 이래 애용어가 됐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폭풍우 속에 한배를 타다라는 뜻의 ‘풍우동주(風雨同舟)’, 길은 다르지만 이르는 목적지는 같다는 ‘수도동귀(殊途同歸)’란 말로 위안화 절상을 압박했다. ‘같이 가자(同)’라는 미국의 제안에 중국중앙방송(CC-TV)에 출연한 미·중 관계 전문가는 공자의 『논어(論語)』를 인용해 대답한다. ‘군자의 사귐은 화이부동(和而不同)이요, 소인의 사귐은 동이불화(同而不和)’라고.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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