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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와 함께하는 NIE] 전기문 쓰기

중앙일보 2011.01.26 00:27 Week& 6면 지면보기



부모님의 어린 시절은?
할머니께 얘기 듣고 낡은 앨범 꺼내 봐요



김효숙(인천 부평구·왼쪽)씨가 자신의 자서전을 쓰기 위해 취재를 하고 있는 두 아이 송현지(인천 부광중 3·가운데)양과 시현(인천 부내초 5)군의 질문에 답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김진원 기자]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이 다가왔다. 설은 국민 대다수가 고향을 찾아가 일가친척을 만나며 가족공동체의 결속을 다지고 효를 행하는 날이다. 최근에는 명절 연휴에도 고향을 찾는 대신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달라진 설 풍속도 속에서 자녀들에게 설의 의미와 기능을 일깨워줄 방법은 뭐가 있을까. NIE를 활용한 ‘부모님 전기문 쓰기’ 활동을 통해 가족과 자신의 뿌리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자.



글=박형수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누구에게 어떤 질문할지 미리 정해야



설은 오랜만에 친척들과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기회다. 이들을 취재원으로 삼으면 부모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다양하게 취재할 수 있다. 취재가 잘 이뤄지기 위해선 누구에게 어떤 질문을 할지 미리 계획을 세워둬야 한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아버지의 태몽이나 취학 전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들어보고, 고모나 삼촌에겐 아버지가 집안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물어볼 수 있다.



전기문은 실존 인물의 일생 전체나 일부를 기록한 글이다. 일정한 주제를 중심으로 시간의 순서에 따라 인물의 삶을 조망해야 한다. 전기문을 쓰기 전에 소단원을 나눠두면 취재할 때 질문이 어느 한 시점에만 집중되는 걸 막을 수 있다. 취학 전, 초등학교 시절, 중학교 시절, 고교 시절, 청년기(20~30세), 사회 생활, 만남과 결혼, 나의 탄생, 후기의 순서로 적당히 소단원을 구분해 놓는다. 설 연휴를 이용해 부모님이 어렸을 때 살았던 생가나 부모님이 다녔던 학교를 직접 방문해 체험해보면 글을 쓸 때 생생한 느낌을 살릴 수 있다.



일가친척과 함께 부모님의 오랜 앨범을 꺼내보면 기억을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사진·상장 등 부모님의 어린 시절 모습을 증언해주는 소품들을 같이 보며 그것에 얽힌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이다. 부모님이 어린 시절 즐겨 부르던 노래가 담긴 카세트테이프나 취미활동으로 만든 작품들도 좋은 자료가 된다. 의미 있는 자료와 정보는 모아두었다가 전기문에 이미지로 첨부하면 된다. 사진에 나타난 의상·표정·배경은 부모님 개인의 역사인 동시에 사회적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진 설명을 쓸 때는 당시의 신문 자료 등을 찾아 시대적 배경과 결부해 객관적으로 서술해야 한다.



시대적 배경 나온 신문 찾아 보충



미리 분류해둔 소단원에 따라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글을 써 내려간다. 전기문은 객관적인 사실을 나열만 해서는 안 된다. 소설과 같이 일정한 줄거리를 갖고 글을 전개해야 독자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 부모님의 삶에서 가장 드러내고 싶은 주제가 무엇인지 미리 정한 다음 여러 에피소드 가운데 주제와 관련된 것을 선택해 풀어가면 된다. 부모님의 긍정적인 부분만 부각시키려는 마음에 단점이 전혀 없는 신화적인 인물로 재창조하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도 안 된다. 너무 소심하거나 화를 잘 내는 성격적인 단점 때문에 벌어진 일, IMF 외환위기 등 사회 문제로 인해 겪은 좌절 등을 가감 없이 표현해야 현실감이 살아난다.



소단원별로 분량을 미리 정해두는 것도 좋다. 그렇지 않으면 취학 전이나 초등학교 시절을 지나치게 장황하게 늘어놓고 정작 중요한 청년 시절 이후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처리하는 실수를 저지르기 쉽다. 이를 막기 위해 부모님 삶의 전성기가 언제인지 미리 정하고 그 시기의 분량을 가장 길게 잡아둔 뒤 에피소드도 집중 배치해둔다. 부모님 사진이나 시대적 배경을 설명해주는 신문 자료도 적절히 배치하면 생동감이 배가된다.



처음 쓸 때부터 완성본을 만든다는 부담감을 갖게 되면 오히려 글 쓰는 속도가 떨어지기 쉽다. 애벌 쓰기는 시기별로 에피소드를 배치하고 줄거리 흐름에 맞게 간단하게 서술하는 식으로 마치는 편이 낫다. 이를 가족끼리 돌려보며 수정하면 훨씬 효율적이다.



본문에 다 넣지 못한 사진 자료를 따로 모아 화보집을 만들어 보는 방법도 있다. 부모님의 탄생에서 현재까지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간단한 연표와 함께 실어주는 식이다. 화보로 정리할 사진은 부모님께 골라달라고 맡기는 편이 낫다. 부모님이 기념할 만한 사진을 직접 고르고 사진 설명까지 곁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에 나타난 사회적 상황은 당시의 신문 자료 등과 결부해 서술해주면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 아버지의 대학 시절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며 당시의 통기타 문화나 록음악의 유행, 시위가 잦았던 대학가의 모습에 대해 설명을 듣고 신문이나 잡지 등을 찾아 자료를 보충하면 된다. 연표로 정리한 화보를 자서전의 맨 앞이나 뒤에 배치해두면 독자가 부모님의 일생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다.



후기로 ‘부모님 전기문’의 의미 남겨야



부모님 전기문 쓰기는 자신의 부모님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바라보는 계기가 된다. 부모님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와 별개로 개인적 삶을 살아가는 인물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이를 통해 자신의 삶도 객관화해 보는 등 자기 성숙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후기에는 전기문을 쓰기 전과 후의 감정을 비교해 서술해 나가면 된다. 평소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 생각했던 부모님에 대해 몰랐던 사실이 얼마나 많았는지, 다른 사람에 비해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부모님의 삶에 감춰진 희생과 노력 등에 대해서도 언급할 수 있다. 자신의 인생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좋다. 부모님의 모습을 토대로 자신의 장단점을 깊이 성찰해보고 인생의 목표를 정해봐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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