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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엔 이렇게] 놀며 배우는 가족 시간

중앙일보 2011.01.26 00:23 Week& 6면 지면보기
이번 설 연휴 동안 먼 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가정이나 가까운 곳의 친·인척 집을 방문하는 가족들은 긴 연휴를 어떻게 보낼까 즐거운 고민을 하게 된다. 열려라 공부팀이 설 연휴를 자녀들과 함께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마트 전단지 오려 장보기 연습하고
동태전 부치며 마찰력 원리 알고
스마트폰 앱으로 촌수도 쉽게 배웠죠

박정현 기자



2월 2일 설 음식 만들며 과학 배워



설 전날. 많은 가정에서 차례상과 가족이 먹을 음식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하지만 요리는 대부분 엄마들의 몫이고 아빠는 TV 앞에 앉아있기 일쑤다. 이번 설에는 온 가족이 한 마음이 돼 설 음식 준비를 해보자. 요리를 하는 엄마 옆에서 아빠가 과학선생님이 돼보는 것이다.



 명절 음식으로 빠지지 않고 식탁에 올라오는 ‘전’. 대구 경상여중 이영미 과학교사는 “동태전을 부치며 마찰력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밀가루를 묻히지 않고 동태를 달걀 푼 물에 바로 넣으면 달걀이 잘 묻지 않는다. 이것은 생선살과 달걀 물 사이에 마찰력이 작기 때문이다. 마찰력은 물체의 운동을 방해하는 힘이다. 이 교사는 “기름이 묻은 손으로 그릇을 잡거나 문 손잡이를 돌릴 때 미끄러워 잘 안 되는 것은 마찰력이 작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귀한 손님이 오면 상에 은수저를 놓기도 했다. 보관해 뒀던 은수저를 꺼내면 까맣게 녹이 슬어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공기 중의 기체와 반응해 전자를 잃고 산화됐기 때문이다. 전자를 얻으면 환원한다. 이 교사는 “녹슨 은수저를 알루미늄 호일 위에 놓고 소다를 넣어 끓이면 원래의 모습을 찾는다”고 말했다.



3일 친·인척 모인 설날, 스마트폰으로 윷놀이



그동안 떨어져 지내던 친척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설날. 친척들과 왕래가 뜸했다면 낯선 얼굴을 보고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라 난감한 경험이 종종 생긴다. 게다가 어린아이들에게는 고종 사촌, 내종 등의 호칭이 어렵기만 하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쉽고 재밌게 호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친·인척 호칭법’ 애플리케이션은 가계도 그림과 함께 복잡한 친·인척의 촌수와 호칭법을 간단히 배울 수 있다. ‘알자 가정예법’ 위젯(미니 응용프로그램)은 호칭 검색과 계촌법뿐 아니라 출생연도별로 띠와 나이까지 정리돼 있다. ‘이름풀이’ 앱은 이름을 분석해 운명이나 운세, 성격 등을 설명해 줘 재밌게 즐길 수 있다.



‘윷놀이’를 하려고 윷과 윷판, 윷말 등을 준비하는 것은 번거롭다. 스마트폰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윷을 던져 나온 패에 따라 말을 움직이는 기존 윷놀이 방식과 같다. 윷을 흔들 듯 휴대전화를 흔들면 윷판이 벌어진다. 유명 보드게임인 부루마블이나 모노폴리도 이번 설날에는 스마트폰으로 간단히 즐길 수 있다.



4일 하루는 집 밖에서 체험학습



이틀 동안 집안에만 있었던 아이들이 답답해하면 하루 정도는 바깥 나들이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좋다. 방학과 겹쳐 아이들을 위한 영화, 공연, 체험활동 등이 다채롭게 준비돼 있다.



 설 연휴를 앞두고 27일 개봉하는 코미디 애니메이션 ‘가필드 펫 포스 3D’는 식탐으로 포동포동 살이 오른 가필드가 명석한 두뇌를 이용해 악당 벳빅스에 대항한다는 얘기다. 사람들을 좀비로 만들어버리는 광선총이나 귀여운 캐릭터들은 눈길을 끈다. 아프리카로 가상여행을 떠나는



‘아프리카 마법여행’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판타지다.



 종이접기를 통해 창의력을 기를 수 있다. 종이접기 체험학습 전시회 ‘종이야 놀자’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고 있다. 닥종이 작가들이 만든 인형나라, 종이 사파리, 도형 나라, 페이퍼 애니메이션 상영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입장권만 내면 체험 교실에 참여할 수 있다. 재료비까지 무료다. 야외로 나가고 싶다면 가까운 눈썰매장을 찾아가 보자. ‘서울랜드 눈썰매장’은 놀이시설 5종과 눈썰매장 이용, 식사 등을 할 수 있는 방학패키지가 나와 있다.



5일 세뱃돈으로 경제교육 시작



설날 아침 어른들께 세배를 하고 받은 세뱃돈으로 경제교육을 시작해 본다. 먼저 놀이를 통해 경제와 친해지는 게 좋다.



 ‘마트놀이’는 마트에서 나눠준 전단지만 있으면 된다. 전단지에서 야채와 과일, 의류, 신발 등의 사진을 오려 진열대에 올려놓고 물건을 사고판다. 아이에게 돈을 주고 정해진 한도 내에서 물건을 사보게끔 한다. 『행복한 부자로 키우는 우리 아이 경제교육』의 저자 박원배씨는 “정해진 돈에 맞춰 물건을 구입하다 보면 계산 능력은 물론 현명한 소비 습관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은행놀이도 할 수 있다. 종이상자를 이용해 순서대기표를 만들고, 직접 통장을 디자인해 본다. 통장 첫 장에는 자신이 돈을 모아 이루고 싶은 ‘소원’을 써보게 한다. 그는 “은행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왜 저축을 해야 하는지 등을 익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빠놀이학교 권오진 대표는 “휴대전화 청구서를 활용해 지출의 개념과 절약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일명 ‘그래프 경제놀이’다. 벽에 종이를 붙이고 가족들의 휴대전화 지출 비용을 꺾은선 그래프로 표시한다. 개인 사용 요금과 변동상황, 변동 폭도 알 수 있다. 권 대표는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아이들 스스로 어떻게 해야 할지 결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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