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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와인 팔려면 제대로 알려라

중앙일보 2011.01.26 00:17 경제 4면 지면보기






이수기
경제부문 기자




와인 소매전문기업인 와인나라와 중앙일보가 공동 주관한 와인 컨슈머 리포트(1월 25일자 E1~E3면)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뜨겁다. 본지 보도에 “값싸고 질 좋은 와인을 쉽게 소개해줘 고맙다”는 내용의 e-메일이 쇄도했다. 한 지상파 방송은 컨슈머 리포트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와인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제1회 와인 컨슈머 리포트 평가 결과 순위에 든 와인은 6000~1만 병 넘게 팔려 재고가 동이 났다. 최근 와인 수요가 주춤한다고 하지만, 와인을 찾는 소비자의 수요와 궁금증은 여전하다는 의미다. 롯데마트는 광고 전단에 발 빠르게 평가 결과를 담아 마케팅에 활용했다.



 와인 시장은 1990년대 이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업계는 국내 와인 시장 규모가 80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와인나라가 최근 분석한 결과 매장을 찾는 소비자 1인의 와인 구매단가는 2008년 4만8000원에서 지난해에는 6만5000원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구매단가는 커졌는데, 시장 규모가 커지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구매하는 소비자 수가 줄어든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 정보가 없는 소비자는 아예 해당 상품을 외면할 수밖에 없다. 세계 최고의 유통기업인 월마트를 세운 샘 월튼은 생전에 ‘제품에 대한 정보를 독점한 거대 제조사들이 소비자를 상대로 폭리를 취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소매업체를 세우겠다’는 생각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런 진정성을 인정받아 오늘의 월마트로 키웠다. ‘언제나 낮은 가격(Everyday Low Price)’ 정책은 바로 정보에 어두운 소비자를 대신해 우월한 정보력을 토대로 제조사가 누려온 이익을 소비자에게 되돌려준다는 의미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한 와인업체가 출시한 토끼와인이 인기다. 출시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1만 병 넘게 팔렸다. 라벨에 유명 만화가가 그린 토끼를 넣고 거기에 ‘다산다복’과 ‘경청’ 등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메시지를 입혔다. 출시 전부터 소비자를 철저히 겨냥한 것이다. 호주산 와인에 우리 라벨을 붙였을 뿐인데, 다른 수입 와인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팔린다. 차이점이라면 소비자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정보를 주려고 배려한 게 전부다. 와인 컨슈머 리포트에 소비자와 업계의 관심이 쏟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수기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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