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1 공부의 신 프로젝트] 수능 1개 등급 올리기 언어영역

중앙일보 2011.01.26 00:16 Week& 5면 지면보기



‘말 울음소리같은 웃음’이 뭘까?
표현 하나하나 놓치지 말아야



김영준국어논술학원 김영준 원장이 ‘수능 1개 등급 올리기’ 프로젝트 참여 학생들에게 현대소설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최명헌 기자]



중앙일보가 진행하는 ‘수능 1개 등급 올리기’ 5주 프로젝트가 마지막 한 주 만을 남겨 놓고 있다. 참여 학생들은 “수능이 어떤 시험인지 확실하게 감을 잡을 수 있었다”며 “이제부터는 나와의 싸움을 시작할 때”라고 본격적인 수험 생활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지난 11일 ‘수능 1개 등급 올리기’ 언어영역 세 번째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 대치동 김영준국어논술학원 강의실을 찾아가 봤다.



글=박형수 기자

사진=최명헌 기자



학생과 대화하며 문제 접근법부터 짚어줘



“김원일의 소설은 부조리함이 특징입니다. 학생, ‘부조리’가 무슨 뜻일까?”



“알긴 아는데 설명을 잘 못하겠어요.”



“설명을 못한다는 건 모른다는 뜻입니다. 이런 단어의 의미만 정확히 알아도 문제가 쉽게 풀려요. 부조리는 사회 제도가 인간의 양심에 반한다는 의미예요.”



이 학원 김영준 원장이 진행하는 언어영역 수업은 시종일관 학생들과의 문답으로 진행됐다. 어휘의 의미나 문학적 수사법이 사용된 이유도 김 원장이 직접 설명하는 대신 질문을 던진 뒤 학생의 답변에 대해 보충해 줬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도 부지런히 필기를 하다가도 강사의 질문과 농담에 간간이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군에서 전역한 뒤 올해 수능에 도전하고 있는 염민우(25·서울 관악구)씨는 “오랜만에 공부를 다시 시작해 많이 긴장됐는데 강사가 수업을 재미있게 이끌어줘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염씨는 이번 수능을 대학에 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여기고 있다. 파출부 일을 하면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온 어머니가 최근 수술을 받고 집에 누워 계시는 절박한 형편 때문이다. 염씨는 “힘든 상황이지만 어머니가 믿고 도와 주신다”며 “열심히 해 올 수능에 언·수·외 전 영역에 1등급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은 학원까지 왕복 4시간이 걸리는 곳에서도 수업을 들으러 오고 있다. 서주연(경기 평촌고 2)양 역시 학교 수업이 끝나면 2시간 동안 대중교통을 이용해 학원까지 온다. 서양은 “나보다 훨씬 먼 곳에서 오는 학생도 많다”며 “열정적으로 수업에 임하는 친구들을 보면 정신이 번쩍 든다”고 말했다.



서양이 ‘수능 1개 등급 올리기’에 도움을 청한 건 유독 언어영역 점수만 낮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외국어와 수리영역은 1등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데 반해 언어영역 성적은 1~3등급으로 들쭉날쭉했다. 서양은 “첫 수업을 듣고 내 공부법에 문제점이 뭔지 알게 됐다”며 “그동안 출제자의 의도 등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채 무작정 문제만 많이 풀었던 게 원인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류소연(서울 상일여고 2)양은 “유명 강사의 수업을 현장에서 직접 들으니 혼자 공부하는 거랑 정말 다르다”며 “문제에 대한 접근법부터 차근차근 짚어주니 언어영역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다”고 만족해했다.



충분히 복습하며 독해력과 사고력 길러야



언어영역 수업은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다섯 시간 동안 이어졌다. 지칠 법도 한데 자세가 흐트러진 학생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수업 분위기가 진지하다. 이날 수업은 수능에 자주 출제된 현대 소설을 읽고 관련 문제를 풀어보는 식으로 진행됐다. 등장하는 인물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갈등 관계를 도식화해 보는 문제를 특히 강조했다. 김 원장은 “처음 보는 소설이라도 절대 두려워하지 말라”며 “인물들이 주고 받는 대화에 집중하면 그들의 심리와 서로 간의 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학적인 수사법의 의미를 파악하는 연습도 이어졌다. 김 원장은 “여기서 ‘말 울음소리 같은 웃음’이 구체적으로 어떤 웃음인지 그려지느냐?”고 묻더니 학생들 앞에서 직접 웃어 보이기도 했다. “이런 복잡미묘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웃음을 볼 수 있는 영화가 있다”며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한 장면을 생생하게 설명해줬다. 이런 독특한 수사적 표현이 중요한 이유는 다양한 문제로 변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그 표현의 사실적 의미를 물을 수도 있고, 비슷한 정서를 내포하고 있는 시나 그림 작품을 골라보라는 문제로도 응용이 가능하다”며 “작은 표현 하나도 반드시 이해하고 넘어가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언어영역 3~4등급 학생들은 수능이 어떤 시험인지 모른 채 답만 찾으려고 하기 때문에 점수가 오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확한 독해와 추론적 사고 능력 없이는 등급을 끌어올리기 힘들다는 의미다. 강의에서 강조하는 것도 사고력이었다. 주어진 시간 안에 문제의 의도를 빨리 파악하고 논리적으로 답을 찾아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수업을 듣기만 해서는 이런 사고력이 늘 수 없다. 김 원장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고사 등 좋은 문제들을 100% 이해할 때까지 반복해 풀어보면 실력이 쌓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업이 끝난 뒤에는 많은 과제가 주어졌다. 5주 만에 다섯 번의 강의로 언어영역의 기본을 다져야 하기 때문에 학습량이 만만치 않았다. 학생들에게 복습과 보충학습, 학원에서 치를 모의고사 대비 자료 등을 나눠 줬다. 염씨는 “오늘의 노력이 반드시 수능 때 보상으로 주어질 것이라 믿는다”며 “수능 1개 등급 올리기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게 된 행운을 끝까지 유지하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