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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금도와 흉금

중앙일보 2011.01.26 00:15 경제 15면 지면보기
인터넷에서 ‘금도(襟度)’란 단어를 검색해 보면 정치인들의 발언과 관련된 사연들이 많이 나온다. 그러나 그중에서 ‘금도’의 뜻을 제대로 알고 쓴 것은 많지 않은 듯하다. 원래 ‘금도’는 ‘다른 사람을 포용할 만한 도량’을 뜻하는 말이다. 금도의 금(襟)은 ‘옷깃’이란 의미인데 옷깃이 넓으면 응당 감싸 안을 수 있는 범위도 커지기 마련이다.



 “공당의 대표로서 최소한의 금도는 지켜야 한다.” “표현의 자유에도 지켜야 할 금도가 있다.” “공직자가 권한을 행사하는 데도 금도가 있다.” “배아줄기 세포 연구에도 금도는 있어야 한다.” 이런 사례들은 ‘금도’의 금(襟)을 ‘금할 금(禁)’으로 알고 있는 데서 온 잘못이다. 문맥에 따라 ‘제한’ ‘한계’ ‘선(線)’ ‘절제’ 등 적절한 단어를 사용해 고쳐 쓸 수 있다.



 역시 ‘襟’이 들어간 단어인 ‘흉금(胸襟)’은 ‘앞가슴의 옷깃’을 뜻하는데 흉금을 터놓는다는 것은 비유적으로 ‘마음속 깊이 품은 생각’을 보여 준다는 의미가 된다. 이것도 ‘胸禁’인 걸로 오해해 “흉금 없이 얘기해 봐” “동석한 분들과 흉금 없는 얘기를 나눴다”라고 쓰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때는 “흉금을 터놓고”라고 해야 바른 말이 된다.



김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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