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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한 작전으로 한국군 위용 보여줘 해적과 협상 없다는 원칙 세계에 알려”

중앙선데이 2011.01.23 04:20








21일 오후 4시쯤, 서울 용산 한미연합사령부 본부. 존 A 맥도널드(John A. Macdonald·사진) 작전참모부장(미 육군 소장)과 차장급 미군 인사 1명이 연합사 소속 한국군 김형철 공군 소장을 찾아 왔다.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삼호주얼리호 선원 21명을 청해부대 최영함이 ‘아덴만 여명’ 작전으로 성공리에 구출했다는 소식을 합동참모본부가 공식 발표한 직후다. 해적 소탕 작전 성공으로 군은 물론 나라 전체가 기뻐했고 연합사도 마찬가지였다.



맥도널드 장군은 김 소장을 보자 활짝 웃으며 “한국군이 확실히 보여줬다”는 말로 운을 뗐다. 맥도널드 장군은 유엔군사령부·한미연합사령부·주한미군사령부의 작전참모부장을 겸하고 있다. 한미연합사에서 한반도 관련 미군 정책의 방향을 결정한다.



맥도널드 장군은 이어 김 소장에게 “모든 작전 과정을 잘 지켜봤습니다. 한국군이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위상에 걸맞은 행동을 보여준 쾌거라고 봅니다”라는 축하의 말을 건넸다. 또 “소말리아 해적과는 협상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확고하게 한국이 전 세계에 보여줬습니다. 한국군이 치밀한 작전을 세워 군의 위용을 드러냈다고 봅니다. 군인 정신이 빛난 작전이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청와대 김진형 위기관리 비서관은 22일 맥도널드 장군과 별도 통화에서 “‘소말리아 해적 퇴치 작전 성공은 미군에 한국군의 위상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축하 인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미군이 한국군을 다시 보게 됐다는 해석이다. 해군 제독(준장)인 김 비서관은 맥도널드 장군과 미 해군대학(War College) 동창생이다. 또 “한국이 소말리아 해적과 타협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자랑스러워 했다.



맥도널드 장군 측은 2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덴만 여명’) 작전은 한국군의 주도로 이뤄진 것으로, 미군 인사가 이에 대해 직접 인터뷰하는 것은 한국군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당장은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청해부대 최영함 승조원과 특수전 요원(UDT)들은 삼호주얼리호(1만2000t) 선원 21명 모두를 피랍 6일 만에 무사히 구출해냈다. 같은 삼호해운 소속 삼호드림호(30만t) 선원들이 피랍 217일 만에 석방금 950만 달러(한화 약 105억원)를 주고 간신히 풀려난 두어 달 뒤다. 해적이 소말리아 인근 아덴만에서 인도양까지 활동 범위를 넓힌 상황에서 한국 선박들이 계속 목표물이 되는 악순환을 단칼에 끊은 것이다.



맥도널드 장군과 만난 한미연합사 김 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미군 측의 협조도 강조했다. 그는 “‘아덴만 여명’ 작전은 청해부대 최영함이 수행했지만 미군을 포함해 여러 나라 군의 중요한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은 한민구 합참의장과 수차례 전화통화를 통해 작전 진행 상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측은 작전에 필요한 정보자산과 정찰기, 항공기 등을 지원했다. 이성호 합동참모본부 군사지원본부장(육군 중장)도 21일 기자회견에서 “소말리아항으로부터 적의 모선이 합세하기 위해 마중 나온다는 첩보를 (미군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중장은 이어 “인질범이 합세하게 되면 어려운 상황에 봉착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전에 시간을 설정해 21일 작전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군 측의 정보 제공이 적시에 이뤄졌고, 이를 바탕으로 ‘아덴만 여명’ 작전을 수행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세 번째로 한국에서 근무하는 맥도널드 장군은 한국과 대대로 인연이 깊다. 그의 할아버지는 1948년 한국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고, 아버지 역시 군인으로 비무장지대(DMZ) 판문점에서 근무했다. 그뿐만 아니다. 그의 부인인 앤 맥도널드(Anne Macdonald) 준장의 할아버지는 군의관으로 6·25전쟁을 몸소 겪었다. 89년 결혼한 맥도널드 부부는 미국의 육군·해군·공군을 통틀어 ‘최초의 장군 부부’가 된 진기록을 세웠다. 앤 맥도널드 장군은 세 번의 한국 근무를 마치고 미국으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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