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수대] 새들의 죽음

중앙일보 2011.01.06 20:03 종합 31면 지면보기








양쯔강엔 한때 돌고래가 뛰놀았다. 2m 길이에 무게 250㎏의 우람한 녀석들은 덩치랑 안 어울리게 ‘여신’이라 불리며 어부들의 숭배를 받았다. 강물에 빠져 죽은 공주의 환생이란 슬픈 전설 때문이다. 미신을 없애고 우상을 타파하라는 마오쩌둥(毛澤東·모택동)의 지시로 포획이 시작됐다. 수천 마리에 달했던 희귀 민물 돌고래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지난 50년간 사람 탓에 멸종된 최초의 거대 척추동물이다.



 마오쩌둥 때문에 씨가 마를 뻔한 생물은 또 있다. ‘대약진 운동’이 전개된 1958년 참새 학살령이 떨어졌다. 사람 먹을 곡식을 쪼아댄 죄다. 가장 주효했던 수단은 냄비 두드리기다. 요란한 소리에 놀라 아무 데도 못 내려앉고 날다 지쳐 죽은 새들이 부지기수였다. 이듬해 ‘참새의 저주’가 닥쳤다. 천적이 사라진 들판에 해충이 들끓어 곡식 수확이 곤두박질했다. 2년 만에 3000만 명이 굶어 죽고 나서야 박멸 운동은 막을 내렸다.



 요즘 미국에서 죽은 새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아칸소에서 찌르레기 사체 5000여 구가 도시를 뒤덮었고 루이지애나에서도 500여 마리가 떼죽음 당한 채 발견됐다. 새 떼뿐 아니다. 물고기가 수만 마리씩 폐사해 떠오르는 일도 잇따르고 있다. 성경에 계시됐던 말세의 전조란 주장마저 나돈다. 세상의 종말을 그린 할리우드 영화 ‘세븐 사인(The Seventh Sign)’의 첫 장면도 죽은 물고기 떼의 등장이었다.



 불꽃놀이에 놀라 떨어졌다는 둥, 먹이 부족이나 집단 전염병 때문이라는 둥 설이 분분하다. 직접적이든 아니든 사람 탓일 공산이 큰 것만은 확실하다. 지구가 인간들로 붐비게 되면서 다른 생물들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불과 20분마다 한 종(種)씩 사라진다는 유엔 추산도 있다. 멸종 속도가 전보다 1000배나 빨라졌다.



 저명한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돈 벌자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건 저녁밥을 지으려 루브르 박물관 그림들을 태우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우리가 마주칠 실상은 더 끔찍하다. 중국의 참새 학살사건이 보여주듯 그들은 결코 혼자 죽지 않기 때문이다. 상처받은 자연은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역습으로 보복한다. 그러니 새 떼의 죽음을 말세의 메시지로 읽는 게 현명할지 모르겠다. 더 늦기 전에 알아서 대비하라는.



신예리 논설위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