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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재벌가 젊은 오너들 왜 수입차 딜러 많을까

중앙일보 2011.01.06 19:57 경제 2면 지면보기
국내 대기업 중에는 수입차 딜러 사업을 하는 곳이 적지 않다. 두산(혼다)·코오롱(BMW)·효성(메르세데스-벤츠) 등이 대표적이다. 오너 가문 2~4세가 직접 연관된 경우도 많다. 두산그룹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은 혼다 딜러인 두산모터스를 운영하고 있다. 벤츠 딜러인 더클래스효성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아들인 현준·현문·현상 세 사람이 지분(각각 3.48%)을 갖고 있다. 참존화장품으로 유명한 참존그룹 김광석 회장의 장남인 김한균씨는 아우디의 딜러인 참존모터스를 운영한다. 이 밖에도 중견기업 2세들이 상당수다.


매출 키우기 좋고 화려한 이미지
“막상 해 보면 남는게 없는 장사”

 익명을 원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는 차 값이 비싸기 때문에 매출 규모를 키우기 딱 좋은 사업”이라며 “여기에 화려한 이미지까지 겹쳐 대기업 오너 2~4세들이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09년 대기업 2, 3세들 사이에서는 도요타 딜러가 화제가 됐다. 도요타는 매장(서비스 포함) 하나당 1000억원 이상 투자를 요구했지만 당시 재계 30위권 내 상당수 기업들이 딜러권을 따내기 위해 뛰어들었다. 결국 LS그룹·효성·동양건설산업·신라교역 등이 딜러가 됐다.



 하지만 막상 딜러 사업을 해보면 생각만큼 ‘남는 장사’가 아니란 게 딜러 사장들의 공통된 얘기다. 한 대형 수입차 딜러 사장은 “늪에 빠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투자비는 계속 들어가는데 회수는 쉽지 않고, 그렇다고 포기하기엔 그간 투자를 너무 많이 했다”는 것이다.



 딜러 사장들의 말을 종합하면 자동차 수입업체는 딜러에게 보통 10~15% 정도의 마진을 인정해준다. 그 이상을 쳐주는 곳도 일부 있다. 4000만원짜리 차를 팔면 적어도 400만~500만원은 마진으로 떨어진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마진은 ‘빛 좋은 개살구’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한 독일계 수입차의 딜러 사장은 “치열한 경쟁 때문에 각종 할인 행사를 하게 되고, 이 중 상당 부분은 수입사가 아닌 딜러가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수입차 회사들은 수백억원의 흑자를 내지만 딜러들은 적자가 나서 법인세를 내 본 적이 없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렇다 보니 수입차를 산 사람이 골탕을 먹는 경우도 생긴다. 딜러도 어떤 식으로든 고객에게 비용을 전가해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딜러 사장은 “신차 판매만으론 도저히 채산을 맞출 수 없어 정비에서 돈을 더 남길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수입차의 정비 비용이 비싼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또한 수입차 구입 금융비용이 올라가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할인 경쟁으로 차량 판매에서 돈을 많이 못 챙기게 된 수입차 영업사원들이 캐피털 업체에서 최대 7%의 ‘소개료’를 받는 경우가 있고, 그것이 소비자의 금융비용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특별취재팀=김태진·김선하·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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