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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탭은 세계 최초의 와유성 정보기기”

중앙일보 2011.01.06 03:00 경제 9면 지면보기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삼성 사장단 협의회서 특강





‘시대의 지성’으로 불리는 이어령(중앙일보 고문·사진) 전 문화부 장관이 삼성전자의 태블릿PC 갤럭시탭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내놓았다. 요컨대 누워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와유(臥遊)성 정보기기’라서 칭찬을 받았고, 휴대성만을 강조한 마케팅 방식은 구태의연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39층. 이날 이 고문은 김순택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사장 등이 참석한 삼성 사장단 협의회에서 신년 특강을 했다. 사장단 협의회는 삼성의 최상위 협의기구다.



 이 고문은 먼저 갤럭시탭과 경쟁 상품인 애플의 아이패드를 시연했다. 그는 아이패드에 대해 “세계 최대 앱스토어를 보유하고 있지만 화면 크기가 10인치라 사용이 불편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월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아이패드 프레젠테이션 때 두 손으로 제품을 들고 있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반면 크기가 7인치인 갤럭시탭은 한 손으로 자유롭게 작동할 수 있다. 이 고문은 “인간은 앉고 서고 누워서 활동하는 존재”라고 전제하면서 “앉아서는 컴퓨터를, 서서는 휴대전화를 주로 사용했다. 갤럭시탭이 나오면서 누워서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똑똑한 정보기기가 탄생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서 “베갯머리에서 읽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듯 갤럭시탭은 우리 신체와 착 달라붙은 최적의 전자제품”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고문은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을 넘어 초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려면 인간의 생명, 인문학에 대한 통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마케팅은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이 고문은 “세계 최고의 하드웨어업체인 삼성전자와 세계 최고 두뇌집단인 구글(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이 만나 일류 상품을 만들었지만 아직 마케팅 컨셉트를 제대로 짚지 못했다”고 말했다. 양복 안쪽 호주머니에서 갤랙시탭을 꺼내 보이는 TV 광고가 제품의 특성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 고문은 “제품의 휴대성을 지나치게 강조할 필요가 없다. 그러면 소비자들은 크기가 작아 보기 불편하다고 불평한다”며 “그보다는 와유성 기기로서 갤러시탭의 똑똑함을 강조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고 조언했다. 갤럭시탭은 지난해 11월 전 세계에서 판매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150만여 대가 팔렸다.



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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