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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교회 사유화’ 논란 … 소망교회의 하극상

중앙일보 2011.01.06 01:56 종합 2면 지면보기






백성호
문화스포츠부문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장로로 있는 서울 신사동 소망교회에서 하극상이 벌어졌다. 2일 주일예배 1부 직후 김지철 담임목사와 최모·조모 부목사 사이에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김 목사는 전치 4주 진단을 받았다. 우발적 사태로 보인다. 하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원로목사 측과 후임목사 측의 오랜 갈등이 도사리고 있다. <본지 1월 5일자 16면>



 소망교회를 세운 곽선희 원로목사는 2003년 은퇴했다. 장신대 교수로 있던 김지철 목사가 담임을 맡았다. 이후 소망교회는 신구 세력 간 갈등을 거듭했다. 장로들 상당수도 두 그룹으로 나뉘었다. 양측은 소송도 불사하면서 대립해왔다. 폭행사건에 가담한 두 부목사는 원로목사 측 사람이다. 최 전 부목사는 원로목사 비서 출신이다. 곽 목사 은퇴 뒤에도 두 사람은 담임목사 비서팀에 계속 남았다. 김지철 목사는 지난해 7월 최 부목사를 해임했고, 조 부목사를 올해 사목계획에서 제외시켰다. 그 배경이 짐작된다.



 문제는 이번 사건이 돌발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김 목사를 담임직에서 끌어내리려는 시도는 지난해부터 계속돼 왔다. 반대파에선 “물러나라. 마지막 경고다”며 올해부터 김 목사를 강단에 서지 못하게 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폭행사태가 빚어진 건 새해 첫 주일예배였다. 주일 1부 예배가 끝나자마자 반대파 교인 20여 명이 담임목사실을 찾아가기도 했다. 소망교회의 구조적·조직적 갈등의 표출인 셈이다.



 개신교계에선 이번 사건의 본질을 ‘교회 사유화 문제’로 보는 이가 많다. 소망교회는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대형 교회다. 등록교인 수가 7만 명에 이른다. 교회가 클수록 후계 과정에서 잡음이 생기기 쉽다. 맨손으로 큰 교회를 일군 초대목사가 은퇴할 때 종종 이런 문제가 불거진다. 자식 같은 교회를 내려놓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소망교회의 골 깊은 갈등을 푸는 열쇠 중 하나는 곽 원로목사가 쥐고 있다. 그는 은퇴하면서 소망교회를 세습하지 않았다. 곽 목사의 장남은 분당의 예수소망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다. 곽 목사는 매주 거기서 설교를 한다. 교계에는 “설마 장기적으로 소망교회의 세습을 염두에 두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쓸데없는’ 의혹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소망교회의 신구 갈등에 대해 곽 목사가 명확한 입장을 피력할 필요가 있다.



 소망교회는 한국 대형 교회의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목회자의 소망이 야망이 될 때 교회는 무너진다. 사도 바울은 말했다. “믿음과 소망과 사랑 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소망교회 문제의 해법도 여기에 있다. 그중에 제일은 주먹도 아니고, 야망도 아니고, 사랑이기 때문이다.



백성호 문화스포츠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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