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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으로 나가 박수 받는 운동부

중앙일보 2011.01.06 01:06 종합 29면 지면보기



●숭실대 축구부 봉사활동
독거노인 위해 마사지·집청소
●고려대 야구부 재능 기부
저소득 중학생에게 무료 지도



숭실대 축구부 선수들이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발마사지를 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사당복지관을 찾았다.





대학 운동부가 학교 밖으로 나왔다. ‘운동’ 안에만 갇혀 있던 엘리트 선수들이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사회와 소통하고 있다. 숭실대학교 축구부는 올겨울 봉사활동을 하면서 의미 있는 땀을 흘렸다. 숭실대 축구부는 지난 4일 서울 사당동의 사당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았다.



이들은 지난해 한 골당 5만원씩 모은 ‘사랑의 골’ 기금 500만원을 전달했다. 또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발마사지와 집 청소, 저소득층을 위한 무상급식을 했다.



독거노인 집 청소를 맡았던 미드필더 고현우(20)는 “학교 근처에 이렇게 어려운 분이 많은 줄 몰랐다”고 말했다. 김광수 숭실대 코치는 “선수들은 운동만 해서 쑥스러움을 많이 탄다. 봉사활동을 계기로 선수들이 어른들 대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숭실대 축구부는 지난해부터 ‘함께 봉사활동을 하자’는 뜻을 모으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기홍석 주무가 “학교 근처 복지관을 찾는 게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냈고, 선수단은 곧바로 행동에 옮겼다.



 고려대 야구부는 재능 기부에 앞장서고 있다. 11명의 야구부 선수는 2010년 2학기에 8주 동안 ‘멘토링 프로그램’에 멘토로 참가했다. 사상 처음으로 생긴 프로그램이었다. 이들은 고려대 주변의 개운·종암·월곡 중학교에서 멘티 34명을 모아 ‘티볼’을 가르쳤다. 티볼은 야구를 변형시킨 스포츠로, 공을 티 위에 올려놓고 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멘티 중에는 저소득층과 학교 부적응(왕따) 학생이 포함돼 있었다. 소심한 성격 때문에 왕따를 당했던 김선호(가명)군은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뒤 성격이 활발해지고 밝아졌다. 김군은 8주 동안 한 번도 빼먹지 않고 선수들을 만났고, 마지막 훈련을 마치고는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다. 야구부 문상철(20)은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8주가 금방 갔다. 아이들과 정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멘토링 프로그램을 지도한 박진훈 고려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대학 운동선수들의 재능 기부가 일반화돼 있다. 일본 와세다 대학교는 10년 가까이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우리도 이런 활동을 정규 교육 과정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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